인천 클로즈업 | 굿모닝인천 7월, Vol. 343
지난 6월 14일 오후 찾은 영종도 ‘용궁사龍宮寺’ 소원바위 주변에 저마다의 소망을 잔뜩 써넣은 ‘소원기와’가 겹겹이 쌓여 있다. 소원바위 바로 앞 큰 돌 1개와 작은 돌 2개가 삼각형으로 얹혀 있다. 그 앞에서 한 여성이 눈을 감은 채 두 손을 모으고 기도를 올리는 모습이 눈에 들
어온다. 이어 돌부처를 향해 삼배를 올린 여성이 소원바위 위에 올려진 돌을 조심스럽게 돌리기 시작한다.
“드륵, 드르르륵…!”
돌을 몇 차례 돌리던 여성이 밝지도 어둡지도 않은 묘한 표정으로 자리에서 일어서더니 합장 인사를 하고 자리를 벗어난다. 여성이 떠난 자리에 서보니 소원바위 왼편의 푯말이 눈에 들어온다.
‘부처님 앞에 불전 놓고 생년월일과 소원을 말하고 절 삼배 올리고 바위 위의 작은 돌을 시계 방향으로 돌려 자석에 붙는 느낌이면 이루어지는 소원이고 가볍게 돌아가면 안 이루어지는 소원입니다.’
용궁사 소원바위는 소원을 빌면 들어준다는 영험한 바위다. 그런데 그 방식이 여러 가지다. 푯말의 내용과는 달리 어떤 사람은 가장 큰 돌을 들었을 때 들리면 소원을 안 들어주고, 들리지 않으면 소원이 이뤄진다고 얘기한다. 용궁사 능해 주지 스님은 “돌을 돌려서 안 돌아가면 소원이 이뤄지고 돌아가면 소원이 이뤄지지 않는다”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소원을 빌 ‘세 번의 기회’가 있다는 말이다.
소원바위 앞에 서서 ‘소원은 완성형으로 빌어야 이뤄진다’는 말을 떠올린다. “~해주십시오”가 아니라 “~해주셔서 감사합니다”란 형태로 해야 한다는 뜻이다. 해달라고 조르기보다 신을 향해 ‘해주셔서 감사하다’라고 부담을 팍팍 드리면 소원을 들어줄 가능성이 높을 것도 같다.
‘소원 빌기’는 단순한 요행심이어선 안 된다.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의 자세로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다한 뒤 신의 뜻을 기다리는 간절한 바람이어야 한다. 따라서 소원 빌기에 앞서 소원을 빌 자격을 갖추기 위해 최선을 다했는가 성찰할 필요가 있다. 신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고 하지 않던가.
영종도 백운산 자락에 있는 용궁사는 한국 불교 태고종 소속 사찰로 신라 문무왕 10년(670) 원효대사가 창건했다. 흥선대원군이 친필로 쓴 ‘龍宮寺’ 현판과 1880년 제작한 ‘수월관음도’(인천시 유형문화재 제76호)가 있다.
백운산 중턱에 자리 잡은 용궁사 대웅보전과 1,000년 느티나무
소원바위로 오르는 산길, 조금만 오르면 소원바위를 만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