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사람, 그 상징과 이용방법
고양이 사진 한 장이 많은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물론 화제가 된 것은 고양이 때문이 아니라 그 고양이의 집사때문이기는 하다. 집사가 대통령이면 어떤 고양이 사진이라도 화제가 될 수밖에. 퍼스트 캣은 분명 보통 고양이는 아니다. 그런데 이 사진이 더 특별한 것은 사진이 전하는 메시지가 특별해서다.
고양이를 키워본 사람은 안다. 사진 속 찡찡이의 모습이 의미하는 바를. 고양이가 애정을 표현하는 방식은 까탈스럽다. 친해지는데 오랜 시간이 걸린다. 친해진다 하더라도 애정 표현에 인색하다. 저렇게 얼굴을 비벼대는 고양이의 행동은 정말 마음을 열고 사랑한다는 표현이다. 애묘인이라면 자신의 고양이가 저렇게 얼굴을 비벼 왔을 때 받은 그 느낌과 촉감이 어떤 것인지 이 사진에서 즉각적으로 전달받았을 것이고, 흐뭇함에 미소 지었을 것이다.
고양이의 습성은 강아지와 매우 틀리다. 독립성이 강한 고양이는 길들여지지 않는다. 야생 본능을 항상 간직하고 있다. 사냥을 못하는 집고양이는 없다. 다만 사냥 필요성을 못 느끼기에 하지 않을 뿐이다. 그러니 사람과도 절대 주종관계가 되지 않는다. 고양이를 키우는 사람들이 스스로를 "집사"라고 자조 섞인 표현을 하는 이유다. 고양이를 모시고 산다고 느낀다.
귀엽다는 단순한 이유로 고양이를 키우다가 포기하는 사람이 많은데, 이런 고양이의 습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덜컥 입양했다가 후회하기 때문이다. 고양이는 강아지처럼 사람을 따르지 않는다. 도도하고 쿨하다. 아무리 오래 키우고 노력해도 사람에게 절대로 안기지 않는 고양이도 많다. 그런데 고양이가 일단 마음을 열고 집사에게 다가가면 그 순간 받는 감동은 표현할 수 없이 크다.
찡찡이는 유기묘였다고 한다. 주인에게 버려졌던 고양이는 더구나 사람에게 잘 마음을 열지 못한다. 그런데 저렇게 애정을 표시하는 것은 그만큼 주인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고 신뢰와 애정이 깊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기에 고양이를 키워본 사람은 저 사진에서 받는 메시지가 남다를 것이다.
이 사진이 어떤 이유와 경로로 언론에 공개되었는지는 알 수 없으나,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매우 현명한 결정이었다는 사실이다. 우선적으로 고양이를 키우는 전국의 애묘인들에게 확실한 메시지를 전했다. 대통령은 고양이에게 사랑받는 고양이 집사라는 사실이다. 집사들은 저 사진에서 대통령의 성품에 대해 확실한 메시지를 전달받았을 것이다.
비단 고양이 집사들 뿐 아니라 대다수의 사람들도 비슷한 메시지를 받았을 것이다. 대통령이 자신이 키우는 고양이와 소탈하게 애정을 나누는 따뜻한 사람이라는 이미지. 그래서 단순한 사진 한 장이지만 그 이미지가 전달하는 메시지는 매우 크고 효과적이다.
애묘인의 한 사람으로서 사진 한 장에서 흐뭇하고 훈훈한 감정을 느꼈다. 그리고 찡찡이, 귀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