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박이들에게 유명한 인천의 대표적 중국집 3곳, 진흥각, 중화루, 신성루에 대해 지난 글에서 평을 했고, 이번에는 진흥각에서 발길을 돌린 이후에 자주 찾는 중국집 몇 집에 대한 평이다.
4. 전가복
신포동 중앙에 자리 잡은 작은 중국 집이다. 은근히 사람들 사이에 입소문이 나서 일부러 찾아오는 사람들도 꽤 있다. 역사가 그리 오래된 집은 아님에도 아름아름 소문으로 찾아오는 단골이 많아졌다. 호텔 주방장으로 근무하던 사장님이 개업을 한 곳이고, 원래 가업으로 중국집을 하던 집이라고 하니, 역시 쌓인 공력이 잘 나타나는 곳이다.
테이블이 몇 개 없어서, 만석인 경우가 종종 있다. 뛰어난 가성비가 가장 큰 장점이다. 전가복 간짜장은 수준급이다. 매우 탁월하다고까지는 못하겠지만, 이 정도 수준의 간짜장도 그렇게 흔하지는 않다. 전가복은 세트메뉴 가성비가 특히 출중한데, A코스 B코스 두 종류가 있다. 각각 17,000원과 18,000원이고 3가지와 4가지의 요리와 식사가 포함되어 있다.
전가복 간짜장의 아쉬운 점은, 계란 프라이가 없다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간짜장에는 계란 프라이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는 지론이기에, 전가복에서 가장 아쉬운 점이다. 전가복은 모든 음식이 대체로 고르게 훌륭하기에 어떤 메뉴를 골라도 실패했다는 느낌은 들지 않을 곳이다. 주말에는 상당히 붐벼서 자리가 없는 경우가 많으므로 예약을 하는 것이 좋다.
5. 곡가
중구청 근처에 있는 작은 중국집이다. 이 집은 유니짜장을 하는데, 개성 있는 맛이다. 내가 선호하는 간짜장 맛 하고는 차이가 있지만, 개성이 남다르기에 찾는 집이다. 사실 곡가의 대표 메뉴는 짜장면이 아니라, 우육면이라고 보겠다. 어향가지도 사람들이 많이 찾는 메뉴이다. 개인적으로는 곡가는 내 입맛에 짜장보다는 볶음밥이 더 뛰어나다. 볶음밥이 먹고 싶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르고 선택하게 되는 3곳의 중국집 중 하나이다.
곡가는 무엇보다 사람이 붐비지 않는다. 음식 솜씨가 수준급임에도 사람이 북적대지 않아서 좋다. 일단 모든 음식이 맛있다. 차이나타운 바로 옆이지만, 위치가 살짝 중구청 옆길로 자유공원 올라가는 쪽에 위치해 있어서 찾기가 애매한 곳이라 아직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지는 않는 것 같다. 이런 집도 어느 순간 매스컴을 타면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룰 테니 그럴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
화교인 곡창신 대표가 아들과 함께 운영하는 집이라 곡가이다. 곡가는 오픈한 지 그리 오래되지 않았으나, 뛰어난 맛과 가성비로 아는 사람들에게는 이미 유명한 집이 되었다. 아들은 대만에서 요리를 배웠다고 하고, 그래서 대만식 중국 음식이 갖는 차별성이 있다고 보겠다.
6. 중화방
사실 중화방은 짜장면보다는 볶음밥으로 더 유명한 집이다. 중구청 인근에 위치한 작은 중국집이고, 아직 그리 유명세를 타지 않아서 붐비지 않는다. 볶음밥은 사실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맛이다. 옛날식으로 고슬고슬하게 볶아낸 스타일인데, 간이 좀 짠 편이고, 짜장 소스는 나오지 않는다. 국물도 짬뽕 국물이 아닌 계란탕이 나온다.
이런 조합을 선호한다면 그야말로 최고라 꼽을 수 있는 볶음밥이고, 취향이 아니라면 숟가락을 내려놓을 수도 있다. 나이가 있으신 화교 노부부가 운영하는데, 개인적으로 중화방 볶음밥을 좋아한다. 간짜장도 맛있고, 다른 요리들도 대부분 상당히 맛있다.
대부분의 중국집에서 볶음밥을 시키면 짜장 소스가 같이 나온다. 볶음밥은 그 특유의 맛이 있는데, 거기에 짜장을 비벼먹으면 그건 짜장밥이지 진정한 볶음밥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중화방의 볶음밥에 짜장 소스가 없는 것이 너무 당연하고 마음에 든다. 볶음밥 고유의 맛을 살려서 먹으라는 고집이고 자부심이 아닐까. 볶음밥에 올려 나오는 계란 프라이도 아주 적당히 잘 튀겨서 나온다.
그리고, 또 중요한 포인트가 계란탕이다. 대부분 중국집에서 볶음밥에 짬뽕국물을 주는데, 원래 볶음밥에는 계란탕이 나와야 정석이다. 따라서 중화방 볶음밥은 내가 생각하는 볶음밥의 정석을 충실하게 구현한 볶음밥이다. 볶음밥이 생각날 때 1순위로 꼽는 집이 중화방이다.
7. 용화반점
중화방을 얘기하다 보니 어쩔 수 없이 볶음밥 얘기가 나왔고, 그러다 보니 볶음밥으로 유명한 용화반점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볶음밥 맛집으로 이미 매우 유명해져서 줄을 서야 먹을 수 있는 집이 용화반점이다. 줄 서는 것은 질색이라 그래서 거의 가지 않는데, 볶음밥 맛은 뛰어난 집이니 언급을 할 수밖에.
용화반점의 볶음밥은 중화방과는 차이가 있는데, 그래도 이 집도 내 취향에 맞는 볶음밥이라, 사실 대기 줄만 없다면 자주 갈 집이다. 용화반점도 알맞게 튀긴 계란 프라이를 올려주고, 계란탕이 나온다.
짜장 소스도 같이 나오는데, 이점은 불만이다. 볶음밥을 짜장에 비비는 순간, 특유의 볶음밥 맛은 진한 짜장 맛에 묻혀버리고 그냥 짜장밥이 된다. 또한 밥 밑에 상추를 깔아 내오고, 케첩을 얹은 야채도 함께 나오는데, 그다지 조화롭지 않다.
맛있게 볶은 볶음밥에 왜 짜장 소스를 올려주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개인적으로 볶음밥에 짜장 소스를 주는 중국집은 대부분 평범한 맛이라 생각한다. 볶음밥 특유의 맛을 즐기려면 절대 짜장 소스에 비비면 안 된다. 이점을 알고 있는 중국집이라면 볶음밥에 짜장 소스를 내오지는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여하튼 지나가다 대기 줄이 없고 마침 볶음밥이 생각난다면 들어가겠지만, 그 이외에는 일부러 찾아가지는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