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쓰기 81일차
커피를 즐겨요.
보통 주인의 취향이 있는 개인 카페를 좋아하는데, 이른 아침에는 스타벅스를 즐겨 방문하지요.
사람들이 오기 전 스타벅스의 조용함이 좋고, 항상 은은하게 묻어 있는 커피의 향과 리듬감 있지만 집중에 방해가 되지 않는 음악이 좋더라고요.
생각보다 아침시간 스타벅스를 찾는 사람들이 종종 있어요. 보통, 자신의 시간을 누리는 사람들이지요.
커피를 마시면서 책을 읽거나, 공부를 하거나, 글을 쓰거나, 신문을 읽거나 등등 말이지요.
오전 10시 전후가 되면 조금씩 대화를 목적으로 하는 사람들이 방문하기 시작해요.
소음은 매장을 이용하는 사람들의 수에 비례하기보다는 어떤 손님이 오는가에 따라서 소음의 정도는 바뀌게 되지요.
조용한 카페에 한 무리가 들어왔어요.
아마, 아이를 등교시키고 오전 시간을 보내려는 엄마들 같은 느낌이었어요. 아니, 엄마들이었어요.
좁지 않은 카페에서 대각선 끝에 있는 그들의 대화가 내 귀에 들어왔거든요.
아이들의 성향이 어떠하고, 요즘 어떤 걱정으로 아이와 자주 다투게 되고,
그들이 어떤 부분에 소비를 하는지, 그들의 지인이 어떤 근황을 살아가고 있는지,
꼭 알지 않아도 될 부분에 대해서 자연스럽게 듣게 되었어요.
카페에서 떠드는 게 잘못은 아니에요. 카페라는 공간이 가진 근본적 목적이 음료와 공간이 주는 위로니까요. 그 가운데 어떤 손님이 나누는 대화가 조금 큰 소리라거나 등등에 대해서는 큰 문제가 되지 않지요.
그렇지만 가끔 그런 생각이 들어요.
좋은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나누며 기분 좋은 대화를 나누는 것은 좋지만, 소수의 사람들 앞에서 꼭 발표하듯이 대화해야 할까요?
자신의 성량을 자랑하면서, 바로 앞의 사람을 넘어서 반대편 끝의 사람이 들을 정도의 소리를 내야 할까요?
힘의 발산도 중요하지만, 힘을 조절하는 것도 중요한 기술이라는 생각을 해요.
강의를 하다가 보면 처음부터 끝까지 강함으로 수업을 진행하는 선생님들이 있지요.
그런 경우 학생들은 쉽게 피로를 느끼게 되더라고요.
학교에서 강의를 하면서, 수업에 대한 경험이 쌓이면서 제가 알게 된 것은 힘의 조절이에요.
중요한 부분에서는 강하게 이야기하고, 그렇지 않은 부분에서는 조금 약하게 이야기하고, 높은 소리와 낮은 소리, 강함과 약함을 조절하면서 수업할 때 아이들에게 전달력이 향상되고 저 또한 힘을 분배하게 되는 것이지요.
진도가 늦다고 수업에만 전념하면 오히려 아이들의 집중도는 낮아지고 전달력도 낮아지게 되지요.
맞아요. 말 그대로 바쁠수록 돌아가라는 표현이 맞는 것 같아요.
진도가 늦어도 아이들이 따라오는 속도를 보면서 오히려 중요한 부분만을 강조해서 수업하는 게 더 좋은 방법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지요. 핵심은 아이들이 알아가는 것이니까요.
더 좋은 성과와 삶을 위해서 힘을 주는 것이 오히려 역효과를 주는 경우도 많다고 생각해요.
가끔은 반대로 문제를 마주하는 방법을 생각하는 것도 삶을 대하는 태도를 익히는 좋은 방법이라는 생각을 해 봤어요.
힘을 줘야 하는 순간에 오히려 힘을 빼는 것. 그것을 통해서 힘을 조절하고, 좋은 효율을 찾는 것.
지금 글을 쓰면서도 여전히 그들은 발표를 이어가고 있어요. 쟁쟁하지요. 서로 한 말이라도 더 붙이려 하지요.
마치, 어떤 토크쇼를 틀어둔 기분이에요.
그렇지만 그게 스트레스는 아니에요. 인상을 찌푸리는 그런 것도 아니지요.
아니, 제가 글 쓰기에 집중해야 하고, 짧은 시간에 어떤 성과를 만들어야 한다면 스트레스가 될 수도 있겠지요. 그렇지만, 힘을 빼면 그렇게 스트레스가 아니에요. 내가 이 일을 하는 동안에 그 사람들은 자신의 대화를 나누고, 자신의 삶을 살아가고 있음을 제가 깨닫게 해 주니까요.
힘을 빼고, 오히려 소음에 귀 기울이면 많은 사람들의 살아가는 소리가 들려요. 그들이 살아가는 모습이 보이지요.
차트를 보면서 분석하는 사람,
보험에 가입시키려 설득의 언어를 나열하는 사람,
이번 계약에서 혹시나 손해 보는 것이 아닐까 염려하며 이것저것 질문을 하는 사람.
커피를 찾지 않는 고객의 콜네임을 부르는 직원의 외침.
힘이 들어갔으면 소음으로 다가오겠지요.
그런데, 힘을 빼고, 한 걸음 뒤에서 살펴보니 다양한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이 보이더라고요.
그리고 그런 다양함이 존재하는 세상에서 저 또한 하나의 점으로 존재한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발표하듯 이야기를 나누던 그들 덕분에,
힘을 빼는 것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었네요.
감사합니다. 덕분에 제가 숨을 돌리게 되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