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쓰기 105일차
“부모님이 이혼을 하셨어요.”
상담을 요청하러 교무실에 온 아이가,
제 앞에 앉아서 처음으로 꺼낸 말이었어요.
가끔,
아이들의 이야기를 들어줘야 하는 시기가 있었어요.
가끔,
아이들은 자신의 이야기를 제게 꺼내곤 했지요.
아이들의 마음속 이야기를 들으며
저는 자주 속으로 기도했어요.
부디,
제가 온전하게 아이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기를.
부디,
제가 온전하게 아이들의 마음에 공감할 수 있기를
교직을 하면서 가장 마음이 아팠던 것은
부족한 지혜였어요.
제게 지혜가 있었다면,
저는 아이들이 삶을 이겨 낼 수 있는 말을 할 수 있지 않았을까요?
제게 지혜가 있었다면,
힘들어하는 아이들에게
조금은 더 넓은 세상을 소개하면서
그래도 마음이 놓이게 할 수 있지 않았을까요?
그래도 다행이지요.
적어도, 공감하려 노력은 했으니까요.
얼마 되지 않은 앎으로
마치 세상을 다 알고 있는 것처럼,
거만하게 충고하지는 않았으니까요.
적어도, 아이의 마음을 수용하려 노력했으니까요.
시간이 많이 지났고,
경험은 쌓였지만,
여전히 지혜는 부족해요.
지혜를 채우기는 힘들겠지요.
그렇지만,
적어도,
공감하는 사람이 되려고요.
손가락으로 방향을 지시하며 명령하는 어른이 아니라,
품어주고, 감싸주며,
무거운 짐 조금은 함께 들어주는 어른이 되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