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말에 귀 기울이나요?

매일 쓰기 119일차

by Inclass

그런 아이가 있었어요.

예쁘장한 얼굴. 크게 변화가 없는 표정.

큰 눈에, 입은 살짝 다물고 있는,

아이들과 큰 교류 없이 보통 혼자 지내는 모습이 자주 보였어요.


수업시간에도 특별한 모습은 없었어요.

앞을 열심히 보고, 필기를 하고,

그렇게 평범한 모습이었어요.


아이와 상담을 하면서 느낀 건,

그렇게 말이 없다는 것이었어요.

그냥 그런가보다.라는 생각을 했지요.


다른 아이와 상담을 하면서 그 아이에 대해서 물어봤어요.

그 아이가 자주 어울리는 다른 친구가 있는지 말이지요.

그런데 아무도 없다고 했어요. 혹시 왜 그런지 알고 있냐고 물어봤지요.

아이는 그런 말을 했어요.


“그 아이는 수시로 욕을 해요. 부정적인 말을 하고, 뭔가 기분이 좋지 않아요.”


다른 아이들에게도 같은 이야기를 들었지요.

예쁘장한 얼굴에 표정과는 달리, 아이는 혼잣말처럼 욕설을 뱉는다고 했어요.

다른 친구들에 대한 험담을 주로 하고 말이지요.


이야기를 듣고 문뜩 떠올랐어요.

수업시간, 아이가 혼자 무슨 말을 하는 듯하면 옆에 친구가 흘겨보던 모습을요.




카페에 갔어요.

두 사람의 이야기가 유난히 귀에 들어오더라고요.


그들이 자리에 앉아서 처음으로 나눈 이야기가 아이들 교육에 대한 이야기라서 더욱 그랬는지 모르겠어요.

한 번 귀에 들어온 소리를 막는 게 쉽지는 않더라고요. 의도하지 않게 계속 이야기를 듣게 되었지요.


아이들 교육에 대한 이야기, 부동산 이야기 등등을 나누는 그들의 이야기에 묘한 부분을 느꼈어요.


호의적인 목소리. 그렇지만 그들의 언어는 모두 부정적인 단어로 채워져 있었지요.


학교 선생님에 대한 아쉬움, 학원 프로그램에 대한 아쉬움, 다녀왔던 식당의 위생관계, 위치에 대한 문제 등등.


일행은 아니었지만, 거의 1시간 동안 부정적 언어로 가득한 그들의 대화를 듣고 있으니 머리가 너무 아파서 자리에서 나오게 되었지요.




카페에 있으면서, 건너에서 들려오는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학교에서 봤던 그 아이가 떠올랐던 것 같아요.

친절한 목소리와 표정. 그렇지만 부정적 언어와 타인에 대한 평가, 지적, 험담이 넘치는 언어의 나열들.

어른을 보고 아이들은 자란다는 생각이 어쩌면 제 생각을 그렇게 이끌었던 게 아닐까 싶어요.


가끔 사람들은 사람들이 인지하지 못한 어떤 단점을 지적할 수 있는 것이 자신의 능력이라고 생각하고, 그로 인해서 내가 그들보다 우위에 있다는 생각을 하는 것 같아요. 그런 생각이 하지 않아도 되는 말을 더 하게 하고, 타인의 행동을 판단하게 하며, 좋은 부분보다는 부족한 부분을 발견하여 말하게 하지요.


부족함을 깨닫게 하는 것도 중요해요. 그렇지만, 그것이 과해야 할 필요는 없지요.


그렇지만, 노파심이라는 생각의 씨앗은 항상 우리가 하지 않아도 되는 말을 더 하게 하는 습성이 있는 것 같아요.


저는 공부하는 어른이 되고 싶어요.

이론을 탐구하고, 학문을 쌓는 그런 공부 말고요.

생각하고, 고민하고, 관계와 의미를 생각하는 그런 공부 말이에요.


그런 공부가 제 삶에 마찰력을 더한다는 작은 믿음이 있지요.

그리고 그런 공부가 단순히 머리가 아닌, 마음을 성장시킬 때 노파심이라는 씨앗은 성장하지 못하게 되는 것 아닐까 생각해요.


오늘 우리가 했던 말에 귀 기울이면 좋겠어요.

오늘 내가 했던 말과, 내일 내가 할 말에 귀 기울이면 좋겠어요.

혹시 나는 친절한 표정과 톤으로 부정적 말을 쏟아내는 사람이 아닐까요?


친절한 톤과 표정에 어울리는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이 되면 좋겠어요.

지적하지 않는다고 내가 그 보다 부족한 것은 절대 아니니까요.

내가 지적해야 할 만큼 그가 부족한 것도 아니니까요.


좋은 말을 배우고,

좋은 생각을 연습하며,

그렇게 우리의 삶에 좋은 인격이 자리 잡을 수 있게 연습할 필요가 있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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