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쓰기 121일차
제조업을 하고 가장 많이 바뀐 부분은,
사람과의 교류가 현저하게 줄었다는 것이에요.
매일 아침 출근하면
교무실에 10여 명의 선생님을 만나고
기본적으로 약 300명의 학생을 매일 마주하던 삶에서 이제는 가족들의 얼굴을 보고 하루를 시작해서,
부모님과 마주하며 하루를 보내고,
가족과 함께 하루를 마치는 삶을 보내고 있지요.
그 가운데 종종 지인들과의 만남이 있지요.
같은 일을 하는 게 아닌데,
어쩌면 아무런 공통점도 없는데.
시험기간이니까 보자고,
방학했으니까 보자고,
그렇게 사람을 만나게 되더라고요.
함께 일 했던 선생님과,
이제 선생님이 된 제자들과,
이제 대학을 다니는 제자들과.
그들과 마주해서 정신없이 수다를 떨고,
집에 오는 길에는 항상 그런 마음이 들어요.
고맙습니다. 저를 찾아줘서.
톨스토이의 단편 소설 중에서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라는 작품이 있어요.
집에 돌아오는 길.
저도 모르게, 소설의 제목이 떠오르고,
그러면 저도 모르게
누군가가 기억해 주기에 살아간다는 생각을 하게 되지요.
그들의 기억에 배신하지 않기 위해서 저는 더욱 노력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더라고요.
..
밤이면 브런치에 글을 발행하고 있어요.
발행하고,
잠시 시간이 지나면,
스마트폰에 알람이 떠요.
“라이크잇 했습니다. “
아무 말도 없이, 그런 클릭 한 번이 무슨 의미가 있냐 하겠지만,
언제부터인가 매일 찾아와서 꾸준하게 클릭하는 그분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느끼게 되었어요.
바쁠 건데, 어떻게 알고 들어와서 클릭을 해 주는 건지.
참 영양가 없는 글에 이렇게 찾아와서 클릭해 주다니.
그런 감사의 마음이 오늘도, 내일도 쓰게 만드는 것 같아요.
그리고 그런 감사가,
오늘도 나의 이야기를 만들기 위해,
내 삶에 더욱 충실하게 하는 것 같아요.
감사합니다.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기억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잊지 않아 주셔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