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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nclass Jul 17. 2024

때론 장면이 더 큰 영감을 주기도.

매일 쓰기 123일차

가끔 그런 날이 있어요.

하루를 마치고,

잠자리에 누우려 하는데,

내가 보낸 하루가 연기처럼 사라진 기분.


오늘 뭐 했었지?

오늘은 어떤 생각을 했을까?

오늘은 무슨 글을 쓸려고 했을까?


아무리 생각해도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아서.

그저 멍하게 스마트폰을 보다가.

화면을 끄는 그런 하루.


누구와

무엇을 먹었고, 어떤 일을 했는지

분명 기억나는데,

 그 가운데 내가 없었던 기분.

나의 생각과 존재가 없었던 기분.


가끔 그럴 때는 사진을 찾아봐요.

꼭 그날의 사진이 아니어도

최근 사진을 하나 둘 살펴봐요.

그리고 그 사진을 찍던 시간의 느낌을 기억해요.


사진을 기록으로 남기던 그 시간에

듣던 소리와 온도는 잘 떠오르지 않지만,

무엇인가 그 시간

내가 기록으로 남기는 그 장면에

내가 마음을 뒀던 무엇인가가

아련하게 마음에서 다시 나오지요.


꼭 말로 해야 하는 건 아닌 것 같아요.

가끔은,

소리가 아니어도,

명확한 표현이 아니어도.

그냥 그렇게 마음에 느껴지는 게 있어요.

가끔은

그냥 그것을 느끼는 것도 중요한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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