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쓰기 124일차
우연하게 남자의 앞에 그 여자가 나타났어요.
누구에게나 적절한 거리를 두고,
누구에게나 예의를 지키는 그는,
관계에 집착하지 않는 사람이었어요.
그녀는 달랐어요.
안녕? 어서 와. 잘 먹겠습니다. 반갑습니다.
안녕. 내일 봐. 다녀오겠습니다.
누구에게나 먼저 인사했어요.
대가를 바라는 마음이 없었지요.
그렇게 그녀의 모습이 남자에게 들어왔어요.
남자에게는 자신에게 집착하는 어머니가 있었어요.
아이의 미래를 위해서,
스스로를 희생하고,
어떻게든 자신의 희생을 아이가 알기를 바라는 사람.
어린 시절 힘이 없던 아이는
그런 어머니에게 복종했지만,
조금씩 자아가 만들어지고
성장하면서
어머니의 그늘을 떠나려 노력하게 되었지요.
남자가 사람들에게 예의 바르게 행동하는 것은
사회적 관계에서 적절한 거리를 만드는,
스스로가 학습한 생존 방식이었지요.
그런 남자에게
대가 없이 사람들을 대하는 그녀는
특별한 존재였어요.
그리고 남자는 그녀만을 보게 되었지요.
두 사람의 이야기가 어떤 결말을 맞이할지는 모르겠어요.
저도 이제 보는 드라마의 내용이거든요.
그런데, 그 드라마를 보면서 그런 생각을 했어요.
인사하고 고마워하는 것.
참 기본인 건데,
우리는 왜 그렇게 인색하게 살아갈까요?
먼저 도움을 주는 것.
그 행위에 어떤 대가를 바라지 않는 것.
어쩜 그런 기본적인 것이
언제부터 특별한 것이 된 세상에서 살아가게 되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