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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nclass Sep 30. 2024

말할 수 있다는 것, 글로 쓸 수 있다는 것.

19일

침식의 순간이 있어요.

무기력하고, 의미 없다는 생각이 가득하고,

그렇게 무기력하게 되는 순간.


나의 존재는 수많은 평범한 무엇에도 속하지 않은,

무가치한 존재처럼 느껴지고,

내가 가진 작은 다름은 특별함이 아닌,

부족함으로 느껴지는 순간.


표정이 사라지고,

말이 없어지고,

계속 그렇게.

침식되고, 잠식되고, 무기력함에 빠지는 순간.


스스로가 그런 감정에 빠지면 좋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마치 늪에 빠진 사람처럼,

움직임을 더하면,

더 깊이 빠지는 느낌에 답답함만 더하게 되지요.


어떻게 하다가,

그런 감정을 자연스럽게 말하게 되었어요.

그리고 그 말을 자연스럽게 글로 표현하게 되었지요.

참 신기한 것은,

말로 표현하고, 글로 표현하면서

조금은 무게가 가벼워진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누군가 그러더군요.

일기를 쓴다는 것은.

나에 대한 서사의 기록이고,

그것은 미래에 대한 기대라고 말이지요.


무거운 감정 속에서

조금은 가벼움을 찾게 되었고,

 그러한 힘의 원인이 감사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그런 감정을 들어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

그런 감정에 공감대를 형성해 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

그런 감정을 글로 표현할 수 있는 습관이 있다는 것.

그런 취미가 있다는 것.

말하기를 좋아한다는 것.

표현하려 노력한다는 것.

그런 대나무숲이 있다는 것.


아직 무거움이 완전하게 사라진 건 아니지만,

그래도 무거움 보다는

작은 감사를 되뇌며 하루를 마감하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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