긁히지 않으려면?

급발진 금지

by Inclass

가끔. 그런 경우가 있다.

화가 났었고, 감정이 격해지고.

시간이 흐르고 원인을 생각하면 아무것도 아니었는데 말이다.


뭐가 문제일까?


그런 대화가 있었다.

처음 경험하는 영역에 대해서 모르겠다고. 어떻게 하는 게 좋겠냐고 누군가 물어봤다.

그리고 나는 내가 그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봤던 강사나 책을 소개했다.

이야기가 길어지고, 어느 순간인지 모르겠지만 그의 질문이 나를 시험하는듯한 기분이 들었다. 아니, 그 때문인지, 그의 감정이 상해서 그런 건지 모르겠지만.

이성적인 대화보다는 감정적인 대화가 오고 갔다.

그렇게 기분이 좋지 않게 대화는 끝났다.


시간이 지나고 어디부터 잘못인가를 고민해 봤다.

별 것 없었다.

분명 나의 관점이기는 하지만.

문제 해결을 위해서 내가 추천하던 방법이 그에게는 조금 더 배운 내가 우쭐거리는 것으로 느껴졌던 것 같다.

글쎄. 어쩌면 내가 모르는 나의 우쭐거림이 있었을 수도 있고, 어쩌면 그런 의도가 없었으나 그가 그렇게 수용한 것일 수도 있고.


그런 상황을 생각하다가

나의 탓으로 돌리려니 마음이 너무 무거워서.

그냥 가볍게 생각하기로 했다.


왜, 긁혔냐?


그렇게 말이다.

모르는 것이 나쁜 게 아니고, 무지함이 약함을 나타내는 게 아닌데, 어쩌면 그는 그렇게 생각한 것일 수도 있으리라 생각했다.

사실. 그렇다.

종종 일을 진행하다가 보면 모르는 개념에 대해서 명확하게 정의해 줬는데 자신을 무시한다고 생각하거나, 모르는 개념이 있다는 것을 타인이 알게 되는 것이 마치 자신의 약점이나 치부를 나타내는 것처럼 생각하는 사람들을 쉽게 만날 수 있으니까.


작은 것에도 크게 반응하는 우리 집 10살 어린이는.

어른 주먹 크기의 작은 강아지와 놀다가 강아지의 발톱이 살짝만 스쳐도 상처가 났다고. 피가 난다고 찡찡거린다.

책을 넘기다가 살짝 손 끝에 생채기만 생겨도 피가 났다느니, 살이 찢어졌다느니 하는 소리를 한다.


긁힌 것이다.


마음이 솜털처럼 가벼우면 작은 마찰에도 상처를 받는다. 아니, 어쩌면 상처를 받았다고 생각하게 된다.

실제보다 더 크게 상처를 인식하게 되는 것이다.


때문에 마음을 강하게 하는 방법을 익혀야 한다.


아이러니한 것은.

마음을 강하게 하는 것은 계속 상처받고 회복하기를 반복하는 게 아니라, 스스로를 강하게 하는 것이며 틀림이 아닌 다름을 인정하는 마음에서 오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너와 내가 다르기 때문에 네가 가진 것을 내가 소유하지 못했어도 나는 불행한 게 아니며, 같은 논리로 네가 소유하지 못한 것을 내가 가졌다고 해서 내가 우쭐거릴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어쩌면 너와 내가 다르기 때문에 세상이 더 아름다운 게 아닐까?


경제적 관념이 매우 좋은 모두가 사업을 해서 부자가 되는 게 아니라, 누군가는 뛰어난 경제적 관념을 바탕으로 부를 소유하는데 집중하지만, 누군가는 그런 경제적 관념을 바탕으로 부의 재분배에 집중하는 것처럼 말이다.


그런 다양성이 결국 세상을 더욱 풍요롭게 하는 게 아닐까?


다양성의 인정은 결국 스스로를 사랑하는 마음에서 온다고 생각한다.

너와 나의 다름으로 우위를 나눌 수 없기에 너는 너의 존재 그대로를 나는 나의 존재 그대로를 사랑할 수 있으며, 때문에 스스로를 사랑할 수 있게 되는 것이 아닐까?


긁힐 수 있다.

그렇지만 그것으로 아프다고 주눅 들어 있을 필요는 없다. 아니, 주눅 들 수 있지만 그것을 유지하려 노력하지는 말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픔을 느끼는 자신의 모습을 사랑하고, 그것을 이겨내려 노력하는 스스로를 사랑하며, 그런 아픔을 품고 살아가는 자신의 모습에 자부심을 느끼면 좋겠다.

그게 건강한 인간이다.


긁히는 인간.

그래서 아파하는 인간.

그리고 그것을 극복하는 인간.

그런 상처를 가지고 살아가는 인간.

그리고 다시 긁히기를 반복하는 인간.

그게.

인간이고.

그게 너와 나의 모습이며.

그게 우리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얻기 힘드니까 보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