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로드, 아마존 드라마
메타버스에 대해서 이야기한다면서 계속 미디어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 지겨울 것 같아서 이번 이야기를 끝으로 미디어 속 메타버스에 대한 이야기를 마무리하려 합니다.
우선 첫 번째로 메타버스라는 용어를 가장 처음 사용했던 <스노우 크래시>를 이야기했었고요, 메타버스 기술의 사용과 함께 그려지는 암울한 미래를 이야기하는 <레디 플레이어 원>에 대한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리고 이번 이야기는 그렇게 많은 사람들에게는 알려지지 않은, 아마존 프라임에서 제공하는 드라마 <업로드>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 합니다.
2033년, 기술의 발달은 인간에게 사후 세계에 대한 선택권을 과학기술이라는 이름으로 구현 가능하도록 했습니다. 바로, "업로드"라는 기술인데요, 기존과 같은 전통의 방식으로 죽음을 맞이하는 방법과 달리, "업로드"라는 기술은 뇌에 저장된 모든 정보를 디지털화하여 가상의 공간으로 업로드 후 그곳에서 만들어진 현실의 자신과 동일한 형태의 아바타에게 뇌에서 추출한 디지털 정보를 모두 저장하여 가상의 공간에서 삶을 영위하도록 한다는 기술이 바로 업로드입니다.
모두에게 이러한 기술이 적용되는 것은 아니고, 희망하는 사람에게만 제공하는 서비스이며 국가에서 제공하는 일부 보조금과 함께 민간 기업에 의해서 운영되는 상품이라고 할 수 있지요.
몇 가지 영화적 설정이 있습니다.
우선, 기술이 발달하여 인간의 뇌를 디지털화했지만, 아직 생물학에 대한 기술 발전에는 미흡함이 있어서 뇌에서 추출한 정보를 디지털화하고 이것을 다시 실존하는 뇌에 다운로드할 정도로 생물학적 기술이 발전된 상황은 아닙니다. 그리고 인간에게 영혼의 존재성과 뇌가 가진 정보의 누적 중 어떤 것으로 인간이 존재하는지에 대한 철학적 물음은 둘째로 하고 영화에서는 뇌의 모든 신호가 이관되는 것과 동시에 인격적 모든 부분 또한 함께 움직인다고 가정하고 이야기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드라마 중반에 가상공간에서 살아가는 어떤 사람의 뇌 데이터를 그의 생전의 DNA를 복재하여 만든 인공 신체에 다운로드했는데, 다운로드 성공 후 얼마 지나지 않아서 생물학적 문제로 코피를 흘리며 사망하는 장면이 연출됩니다. 그리고 다른 에피소드에서 주인공의 뇌 데이터를 관리하는 민간기업을 옮기는데 그곳에서도 다른 형태로 주인공은 여전히 동일한 인격으로 살아가고 있는 것으로 묘사됩니다.)
간략한 내용은 이렇습니다.
주인공 네이썬은 프로그래머입니다. 약혼녀 잉그리드와 데이트를 하고 이동 중 네이썬은 교통사고를 당하게 됩니다. 자율주행 자동차를 이용하고 있는 상황에서 교통사고라니요? 아무튼, 병원으로 이송된 네이썬에게 의료진은 죽음이 가까워 왔다는 이야기를 하면서 그에게 업로드를 할 것인지, 실패 확률이 높은 수술을 할 것인지에 대한 선택의 갈림길에 이르게 됩니다.
그의 여자친구 잉그리드는 자신이 돈을 후원할 것이니 네이썬이 "레이크뷰"라는 초호와 가상 사후세계에 업로드하도록 설득하고 그에 따른 모든 비용을 지불하겠다고 합니다. 그렇게 네이썬은 가상공간 "레이크뷰"에서의 삶을 살아가게 됩니다. 네이썬이 레이크뷰에 살아가면서 잉그리드에게도 좋은 점은 있습니다. 바로, 전용 기기와 슈트를 활용하여 레이크뷰에 언제든 갈 수 있으며, 비록 가상의 공간이지만 매우 현실적인 실체감을 바탕으로 네이썬과 언제든 데이트를 할 수 있기 때문이지요.
네이썬의 생전의 모든 기억은 데이터로 변환되어 <호라이즌>이라는 가상 사후세계를 관리하는 회사의 데이터로 저장되고 그곳의 직원이자 레이크뷰의 관리자인 "천사"중 "노라"라는 인물의 도움을 받으며 조금씩 레이브뷰에서의 생활에 적응하게 됩니다.
노라의 도움으로 레이크뷰의 생활에 적응하면서 네이썬은 조금씩 노라에게 호감을 갖게 됩니다. 그와 동시에 자율 주행 자동차로 인해 발생한 교통사고에 대한 기억이 없는 것과 함께 자신의 죽음 직전의 일부 기억이 온전하지 않은 것을 바탕으로 자신의 죽음에 대한 이유를 조금씩 찾아가게 됩니다.
시즌1에서는 위의 내용으로 이야기가 이어지는데, 시즌2로 연결되면서 드라마의 전개가 조금씩 산으로 간다는 느낌을 주게 됩니다. 너무 미래에 대한 세계관을 어필하고 싶은 부분이 있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흥미는 조금씩 떨어지더라고요. 그래서 그런지 2023년 후반에서야 시즌3가 나왔지만 이전 시즌보다는 평점이 낮게 평가되고 있습니다.
아무튼, 드라마의 재미 유무를 떠나서 여기서 제가 이야기하고 싶은 장면이 있습니다.
바로 네이썬의 장례식 장면입니다.
위의 이미지에서 왼쪽은 가상의 공간입니다. 그리고 오른쪽은 정말 살아있는 사람들이 참여한 네이썬의 장례식장이지요.
시각적으로 위와 같이 표현했지만, 장례식장이라는 공간에서 보기에 네이썬의 여자친구 잉그리드가 마주하고 있는 곳은 거대한 스크린이라고 생각하면 되겠습니다. 그리고 거대한 스크린 안쪽에서 디지털 데이터에 의해서 구현된 네이썬이 자신의 장례식에 온 사람들을 보고 인사하며 안부를 나누게 됩니다.
장례식은 침울한 분위기가 아닙니다. 사람들은 네이썬이 살아 있던 당시의 기억을 보며 함께 과거를 추억합니다. 이미 네이썬의 뇌에 있던 모든 기억은 데이터화되었으니 그의 기억을 함께 본다는 것도 불가능한 영역은 아니지요.
그러면 여기서 몇 가지 생각을 해 보겠습니다.
네이썬이 자신의 장례식에 온 사람들을 본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가능할까요? 물론, 가능합니다. 장례식장에 카메라가 설치되어 있다면, 실제로 존재하는 사물, 사람에 대한 시각 정보를 카메라로 수집하고 데이터화하여 네이썬에게 전달하면 됩니다. 같은 방법으로 장례식에 참여한 사람들의 음성 정보 또한 마이크와 같은 장치를 이용해서 수집하고 데이터화하여 네이썬에게 전달하면 됩니다.
반대의 개념으로 네이썬의 말은 장례식장에 설치된 스피커로 전달하면 될 것이고, 네이썬의 표정과 행동은 장례식장 한쪽의 벽에 있는 대형 디스플레이로 시각적으로 표현 가능할 것입니다.
줄거리를 이야기하면서, 네이썬의 후원자이자 살아있는 약혼자 잉그리드 역시 VR장비와 슈트를 이용하여 가상의 공간으로 진입이 가능하고, 네이썬의 시각적 정보를 VR로 보고, 음성 정보를 스피커로 들으며, 네이썬의 촉감을 슈트가 주는 전기 신호를 이용하여 경험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네이썬은 아직 죽음을 맞이하지 않은 그들의 가족과도 소통할 수 있을까요?
물론, 가능합니다. 네이썬이 가상의 공간에서 영상통화를 한다고 가정하면, 가상공간에서 수집된 시각적 정보와 음성 정보가 데이터로 변환되어 현실에 존재하는 네이썬의 가족의 스마트폰으로 연결되고 스마트폰의 스피커와 화면을 통해서 시각적 정보와 음성 정보를 출력하게 됩니다. 같은 방법으로 스마트폰은 네이썬의 가족이 이야기하는 음성 정보와 카메라로 수집된 시각 정보를 데이터로 변환하여 네이썬에게 전달하게 되지요.
드라마적 요소인 "인간의 뇌에 있는 모든 기억을 데이터로 변환하여 디지털화한다."라는 설정은 영화적 요소지만, 다른 부수적인 부분은 사실 현실에서도 분명 가능한 영역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부분에 대한 깊은 이야기는 다음 글에서 이어가려 합니다. 그보다는 오늘은 미디어에서 보는 메타버스의 마지막 이야기를 가지고 온 이유를 먼저 이야기하려 합니다.
앞에서 언급했던 <레디 플레이어 원>, 그리고 <업로드>에서도 가상공간을 위해서는 시각, 후각, 촉각, 청각, 통각등의 인간이 정보를 습득하는 기본적인 감각을 제어할 수 있는 장치로 슈트, 장갑, 고글 등의 장비를 언급하고 있습니다. 약간은 과장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대부분의 미디어에서는 가상의 공간에 들어가는 방법론에 대한 상상으로 고글이나 슈트 등의 요소를 상상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나마 현실에서는 영화, 드라마의 상상보다는 조금 더 발전된 상상이 나왔습니다.
일론 머스크가 주장한 뉴럴링크라는 것입니다.
영화에서 언급된 상상보다는 조금 더 발전된 형태라고 할 수 있지요.
인간이 외부와의 접촉에서 습득하는 모든 정보를 뇌에서 처리하게 되는데, 접촉에 관여하는 모든 부분을 통제하는 기존의 방법보다는 정보를 처리하는 뇌에 직접적인 자극을 줘서 초월적 존재에 대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한 것입니다.
대부분의 미디어에서 가상공간에 대한 상상을 표현하는 방법으로 고글과 슈트를 주로 보여주는 것과 달리 일론 머스크의 뉴럴 링크는 인간의 뇌에 칩을 이식해서 뇌에 직접적인 자극을 준다는 방법인데, 영화적 상상보다는 조금 더 심플하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물론, 해킹의 위험과 뇌에 직접 자극을 준다는 이유로 보안과 윤리적 문제를 비롯해서 아직 해결해야 할 다양한 과제가 있다는 것은 사실이지만, 지금까지 많은 창작자의 상상을 넘어서 새로운 방법에 대한 시도가 흥미롭게 느껴지기는 합니다.
이상으로 가상공간에 대하여, 그리고 메타버스라는 개념을 다루는 서로 다른 미디어에 대하여 이야기를 나누어 봤습니다. 물론, 가상공간이 메타버스를 대표하는 개념이라고 하기는 어렵습니다. 어떻게 본다면, 메타버스의 개념에는 인스타와 같이 물리적 삶의 영역을 온라인으로 확장하는 부분 또한 포함되기 때문이지요.
그렇다면, 메타버스는 과연 우리가 만날 미래라고 할 수 있을까요?
어쩌면, 과거 우리가 들었지만 이제는 기억에서 지워진 어떤 과학적 이슈의 한 부분에 대해서 사회가 너무 열광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요?
다음 이야기부터는 메타버스의 개념이 우리에게 멀지 않게 느껴지게 되는 앞선 기술에 대해서 그리고 메타버스의 개념이 추구하는 방향성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 볼까 합니다. 이야기를 들어보고 메타버스가 우리에게 가까이 다가올 미래인지, 또는 우리와 전혀 관계없는 미래인지 여부를 고민하는 것도 그렇게 늦지는 않을 듯합니다.
이야기를 마칠까 합니다. 다음 이야기까지, 각자가 상상하는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상상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