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쓰기 21일차
사촌 동생을 만났어요.
여전히 어린 시절의 모습이 있지만, 어느덧 중년이 되어 있더라고요.
동생의 안부를 물어보더라고요. 몇 해 전에 사촌동생이 운영하는 직장에서 동생이 일을 하다가 나왔거든요.
잘 지낸다고 했어요.
동생이 본인에게 섭섭했던 것을 이야기하지 않느냐고 물어보더라고요?
순간 당황했어요. 섭섭했던 것을 이야기해서 당황한 게 아니라, 그런 말을 했던 기억이 있는가?라는 생각을 한다고 당황했었지요. 꼭 무슨 답을 이야기해야 할 것 같은 기분이라고 해야 하나요?
생각해 보면, 동생과 이야기하면 그렇게 부정적이거나 남을 비방하는 말을 많이 하지는 않은 것 같아요.
어떤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어떤 기술을 공부해야 할지, 어떤 분야가 주목받는지.
보통은 미래에 대한 이야기나, 앞으로 에 대한 이야기를 주로 했던 것 같았어요.
그래서 그런지, 동생이 사촌동생에 대해서도 그렇게 부정적인 이야기를 하지 않은 것 같더라고요.
부정적인 생각에서 멀어지기 위해서는 미래를 그려야 한다고 생각해요.
뒤를 돌아보면, 과거에 살아간다면, 내가 하지 못한 것에 대한 후회만 밀려오는 것 같아요. 그래서 미래를 봐야지요. 앞을 봐야 해요. 이미 지나서 내 힘을 바꾸지 못하는 것에 집착하기보다는 지금 내가 노력하면 바꿀 수 있는 무엇에 집중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게 삶을 조금은 풍요롭게 만드는 길이지요.
창업지원제도라는 것이 있어요.
국가 입장에서 시장의 다양성이 보장되어야 경쟁이 살아가고 경기도 좋아진다고 생각하지만, 처음 사업을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역량과 자금에 대한 부족을 인식하고 그에 대한 도움을 주는 제도라고 생각하면 되지요.
적어도 저는 그렇게 알고 있어요.
특정 지원 프로그램에 대해서 알게 되었고 해당 사업 신청 기간이 제가 알게 된 그날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지요. 아쉬웠어요. 그러다가, 내년에라도 준비해 볼까?라는 생각에 해당 사업 공고문을 확인했는데, 모집 기간이 1주일이 더 늘어났더라고요. 그래서 지원서를 준비해 봤어요. 무려 15페이지 정도의 서류를 말이지요.
맞아요. 부정적인 생각에서 멀어지기 위해서 미래를 그려봤던 거예요.
문제는 미래를 그리는 과정에서 부모의 영향력이었어요. 역시나 부정적이었지요.
거짓말을 믿지 말아라. 그걸 한다고 되겠냐. 쉽게 되면 남들은 왜 하지 않겠냐. 등등에 대한 이야기가 끊어지지 않았지요.
그럼에도 서류를 작성했어요. 부정적 과거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간절함 때문에 말이지요.
며칠이 걸려서 서류를 작성하고, 제출을 하면서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부정적인 이야기를 듣고, 부정적 시각을 받으면서, 꾸역꾸역 그렇게 작성했는데, 역시나 떨어지면 부정적 이야기가 맞는 게 되고, 결국 나는 헛된 꿈을 꿨던 꼴이 되는 거고, 부모님의 말이 맞았던 게 되는 걸까?
역시나 또 부정적인 생각이 전염되더라고요.
시험 기간이 되면 선생님들은 교과서, 방과 후 교재, 문제집 등을 활용해서 시험문제를 만들지요. 다른 과목도 그렇지만, 수학의 경우는 이상하게 계산이 이상하게 꼬이거나,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오류가 있어서 시험지 오류가 발견되는 경우가 많았어요. 그러다 보니 보통은 동 교과 선생님들이 서로 풀어주면서 문제의 오류를 발견하기도 하고 했지요.
그런데, 유난히 문제에 대한 태클을 싫어하는 선생님들이 있었어요. 어떻게 보면, 자신이 만든 문제에 대한 자존심이지요. 이해는 가요. 해당 교과에 대한 자존심과 자부심이 있어야 아이들에게도 자신 있게 지도하니까요. 그렇지만, 사람이니까 틀릴 가능성도 있음을 인정해야지요. 그런 겸손은 어쩌면, 자존심과 자부심보다 더 큰 힘이라는 생각을 하거든요. 혹시나 하는 오류 지적에도 이야기를 끝까지 듣고, 수용하며, 수정하는 선생님들은 항상 시험 문항 출제 오류가 생기지 않더라고요.
"그건 아니야."
누구도 좋게 듣기 힘든 말이지요. 그렇지만, 그 말을 수용하면 저는 아마 더 많은 것을 품을 수 있는 사람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 봤어요.
힘들게 사업계획서를 제출했어요. 통과된다면 감사하겠지만, 혹시나 떨어지더라도 그렇게 실망하지 않으려고요. 사업계획서를 작성하면서, "앞으로"에 대해서 조금은 더 구체적으로 생각해 봤거든요. 그리고 무엇이 더 필요한지도 생각해 봤고요. 그러니, 제출은 이제 과거의 일이 되었으니, 작성 과정에서 제가 얻은 인사이트에 다시 가지치기를 하려 생각하고 있어요. 그래야 미래를 움직일 수 있으니까요.
거절은 실패가 아니에요. 거절은 단지 선택되지 않음을 의미하는 것이고, 그것은 단지 그들과 내가 맞지 않다는 것이니까요. 그의 판단이 절대적인 세상의 기준은 아니에요. 그러니, 거절당하더라도 저는 유유히 제 길을 가려고요. 우리 모두 지금까지 그렇게 살아왔으니까요.
사랑하는 사람과 이별하고도 우리는 우리의 삶을 살았고요, 대학에 합격 통지를 받지 못하고도, 취업 통지를 받지 못하고도, 우리는 지금까지 잘 살아왔으니까요.
삶은 그런 것 같아요. 거절은 특별한 이벤트가 아니에요. 그냥, 그와 내가 이번 타이밍에 맞지 않다는 것뿐이지요. 그러니 고작 그 정도로 좌절할 필요 없다고 생각해요. 그러니 저는 부정적이지 않을 거예요. 부정적인 표현과 말속에 제가 머무르게 하지 않을 거예요. 저는 오늘도 내일을 생각하며 살아갈 거예요. 그래야 내일을 움직일 수 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