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쓰기 35일차
첫 번째 방법론으로는 독서를 이야기했어요. 두 번째 방법론은 미디어를 이용한 방법에 대해서 이야기했지요.
미디어를 활용한다는 것에는 강의를 시청하거나, 강연에 참석하거나, 다큐멘터리를 본다거나 등등의 방법이 있었어요.
세 번째 방법론은 글쓰기에 대해서 이야기 하려 해요.
글쓰기가 무슨 공부가 되냐고요?
사실, 저도 그게 그렇게 공부가 된다는 생각 했던 적은 없었어요. 학창 시절의 공부는 더욱 그렇지요.
보통, 교과서나 개념서를 읽고, 아니면 강의를 듣고 보면서 필기를 하고, 문제집을 풀이하고, 틀린 문제를 다시 살펴보며 공부를 하지요. 이 과정에서 쓰기의 행위가 들어가기는 하지만, 보통은 필기와 메모, 그리고 요약정리를 하거나 빡지(빡빡이, 같은 단어나 개념을 연습장에 계속 반복해서 종이에 빡빡하게 쓴다는 뜻) 등등의 방법으로 공부를 하지요.
그렇다면, 제가 이야기하는 글쓰기 공부는 필기와 메모, 요약 정리나 빡지를 의미하는 것일까요?
그건 아니에요.
공부는 이전보다 발전된 앞으로를 위해서 지식이나 정보를 내면화하는 것이라고 이야기했어요. 여기서 지식이나 정보의 내면화에는 깨달음이라는 개념도 포함 되겠지요.
지식, 정보가 내면화되는 과정에는 학습자가 새롭게 마주한 지식이 자신이 기존에 가지고 있던 지식과 만나서 적절한 위치에 자리 잡게 되고 이렇게 자리 잡은 지식이 문제 상황에 올바르게 사용되었을 때, 완전하게 공부했다고 할 수 있어요.
과거 학창 시절의 공부를 생각해 봅시다.
분명 수업이나 강의를 잘 들었다고 생각했으며, 필기를 잘했다고 생각했고, 교과서나 참고서의 내용을 숙지했다고 생각했는데, 문제집을 풀면 답을 못 찾는 경우가 있었을 거예요.
이런 경우, 새롭게 습득한 지식이 내면화되지 않았고, 문제 상황에서 적절하게 활용되지 않은 사례라고 할 수 있어요. 학습자의 상태에 따라서 지식이 바로 자리 잡기 위한 연습을 하거나 아웃풋을 위한 연습 중 어떤 부분이 더 필요한지 조금 더 엄밀하게 따져볼 필요는 있겠지만 말이에요.
새롭게 습득한 정보가 기존의 지식과 연계하여 바르게 자리 잡기 위해서, 그리고 습득한 정보를 올바르게 출력하기 위해서 글쓰기는 매우 중요한 부분이에요.
학생들 사이에 조금 알려진 백지학습법에 대해서 이야기해 볼게요.
특정 개념에 대해서 학습하고, 해당 개념에 대해서 본인이 숙지했다는 생각이 들면, 아무것도 적혀있지 않은 백지를 펼쳐두고 그곳에 자신이 공부한 내용을 서술하는 거예요. 여기서 중요한 것은 자신만의 방법으로 설명하는 거지요. 구조적으로 표현해도 되고, 문장으로 서술해도 되고요. 여러 개념 사이의 선개념과 연계되는 개념으로 연결 지어서 설명할 수도 있어요. 중요한 것은 본인 나름의 방식으로, 본인의 언어로 표현하는 거예요.
기존의 지식과 새롭게 습득한 지식이 올바르게 연계했다면, 학습자는 자신이 습득한 지식을 서술하거나, 구조화할 수 있을 거예요. 그런 상태가 바르게 공부한 상태라고 할 수 있어요. 또한, 이를 자신의 언어로 표현하는 과정에서 습득된 지식이 활용되는 간접적 경험이 가능하게 되지요.
기존의 지식과 새롭게 습득한 지식의 연계를 찾는 것은 새로운 정보를 습득하는 매우 중요한 방법 중 하나예요.
예를 들어서, 전학을 갔다고 생각해 봅시다. 또는, 새로운 조직에 몸담게 되었다고 가정해 봅시다. 그게 아니라면 내가 속한 조직에 새로운 사람이 왔다고 가정해 봅시다.
처음에는 새로운 무엇에 대해서 우리는 관찰하고, 몇몇 특징이 결정되면 과거 나의 경험 속에서 그와 비슷한 유형의 사람, 환경을 생각하게 되지요. 그리고 그러한 과거 경험을 바탕으로 새로운 정보를 조금은 쉽게 수용하게 되지요. 물론, 차이가 있을 수도 있지만, 이미 어느 정도 기준이 정해지면 나름의 표준화는 생각보다 어렵지 않을 거예요.
과거 경험을 바탕으로 유사한 사례를 결정하고 거기부터 유사점과 차이점을 구분하기 시작하지요.
그렇다면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정보를 습득하는 것보다는 조금 더 쉽게 정보 습득이 가능하게 될 거예요.
이렇게 습득한 지식을 이제 글쓰기를 통해서 표현하는 거예요.
글쓰기를 통해서 나의 언어, 나의 구조로 표현하는 게 쉽다고 생각하겠지만 정작 시작해 보면 사고 속에서 발생하는 추상적 구조가 문자로 시각화되는 과정에서 논리적 오류와 불완전한 연결점을 발견하게 되지요.
글쓰기를 통해서 이러한 미흡함이 충족되면서 조금씩 완벽한 논리의 틀이 형성됩니다. 그렇게 지식이 더욱 견고한 성으로 만들어지게 되는거에요.
재미난 영화를 봤다고 가정해 봅시다. 또는 재미있는 책을 읽었다고 가정해 봅시다.
책을 읽고, 영화를 보고 "아! 재미있었다."라고 생각하고 그냥 넘어가면 얼마 지나지 않아서 영화나 책의 내용은 모두 머리에서 지워지게 됩니다. 그저 "재미있다."는 추상적 이미지만 자리하게 되고, 구체적인 내용이나 감정은 단기 기억에 머물다가 금방 휘발되지요.
그렇지만, 읽은 책이나 영화에 대해 친구에게 이야기할 경우, 적어도 혼자 느끼고 넘어가는 과정보다는 오래 기억에 남게 될 거예요.
만약 글로 쓴다면 어떻게 될까요?
여러 추상적 감정의 뭉치가 글로 나열됩니다. 그리고 글을 쓰는 행위는 언어나 생각보다는 느리게 표현되기 때문에 생각을 조금 더 엄밀하게 해야 합니다. 무엇보다, 기록으로 남긴 글이 누군가에게, 적어도 내게라도 유의미한 자료로 남기 위해서는 글을 읽는 누군가가 글에 대해서 이해할 수 있도록 최소한의 논리는 갖춰야 한다고 생각하겠지요. 자연스럽게 생각을 곱씹게 됩니다. 적어도, 추상적 단어로 기억하는 것보다, 누군가에게 말로 표현하는 것보다 더 많이 사고해야 하며, 자연스럽게 기억에도 오래 남게 됩니다.
생각이 복잡한 경우, 자신의 복잡한 감정을 글로 표현하다 보면 생각보다 사소한 문제로 고민하고 있었고, 복잡하지 않은 문제로 고민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추상화된 생각이 문자로 나열되면서 상황을 조금 더 직시하게 만들어주는 힘이라고 할 수 있지요.
비슷한 맥락으로 공부한 내용을 글로 표현하면 내가 습득한 지식을 조금 더 냉철하게 인지할 수 있게 만들어준다고 볼 수 있습니다.
글쓰기를 이용한 공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의 언어로 표현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습득한 지식에 대해서 자신의 관점으로 말할 수 있거나, 연계된 지식을 자신의 논리로 재구성해서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사실, 그렇게 재구성하는 과정에서 생각보다 많은 사고력이 필요하게 되고, 지식을 다양한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게 되지요.
무엇보다 그렇게 공부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안목이 형성되고, 자신의 관점이 만들어지며, 그것을 자신의 언어로 표현할 수 있게 되지요.
생각해 보면, 자신의 안목을 갖추고, 그것을 언어로 표현하는 능력은 정말 중요한 능력이라고 할 수 있어요. 성인이 되어 자신의 일을 하며, 자신의 영향력을 꿈꾸는 사람에게는 더욱 그렇지요.
우리는 어디서든 자신의 영향력을 보일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자신의 영향력을 보인다는 것은 삶에 대한 주도권이 본인에게 오는 것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주도권이 본인에게 온다면, 귀한 일과 천한 일의 기준도 사라진다고 생각해요. 어떤 일이든 의미가 있고, 그 의미에 자신의 철학을 담아서 살아갈 수 있으니, 일을 하는 본인에게는 성취감과 동시에 자존감의 회복을 주는 일이 될 수 있고, 주변의 사람에게도 긍정적 영향력을 줄 수 있으니까 말이에요.
학교에서 담당구역 청소 지도를 하고 있었어요.
아이들이 열심히 청소하고 있었고, 저도 빗자루를 들고 함께 청소하고 있었지요. 교사라고, 아이들의 일을 감독만 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했거든요.
아이들 중에서 유독 청소를 열심히 하는 아이가 있었어요. 얼마나 빗자루질을 꼼꼼하게 하는지, 복도 구석구석 틈에 있는 먼지를 정말 효율적으로 쓸어서 깨끗하게 만들고 있었어요. 저는 아이의 성실함을 칭찬했어요. 그리고 아이는 이야기하더라고요. "엄마가 그러던데, 저는 비록 공부는 못해도 청소는 엄청 잘할 거라고 하셨어요. 엄마도 학교 다니면서 공부 잘 못했다고 했거든요. 그런데, 엄마는 집도 깨끗하게 하고, 일을 가서도 청소를 잘 하신다고 해요. 그래서 저도 청소를 잘 한다고 생각해요. 제가 청소한 곳이 깨끗해지고 그곳을 보는 사람들이 기뻐하는 것을 보면 기분이 너무 좋아요. 그래서 저는 공부는 잘 못해도 청소에 있어서는 최고가 되고 싶어요." 그 말이 얼마나 마음에 오던지요.
공부가 아니어도, 아이들에게는 각자의 귀한 모습이 있거든요. 그리고 각자의 그 귀한 모습은 충분히 높이 평가 받아야 할 부분이지요.
교육을 통해서 바른 성장에 사명을 가진 교사는 학교에 활력을 주지요. 그렇지만, 교직을 통해서 그저 안정적인 직장을 꿈꾸는 교사가 있는 학교는 아이들도 피해를 보게 되어 있어요. 사람의 생명을 소중하게 여기고 그들을 살리는 일에 사명을 두는 의료진에 대한 이야기는 언제라도 사람들의 가슴에 도전을 주지요. 그렇지만, 그것을 통해서 단순히 큰 수익을 꿈꾸는 악역에 대한 이야기도 항상 볼 수 있어요.
귀하고 천한 일은 없어요. 각자의 일이 있기에 지금의 세상이 아름다울 수 있지요.
매일 아침 엘리베이터를 청소하는 아주머니, 아파트 분리수거장을 정리하는 경비아저씨, 아이들의 등하교를 살펴보는 지킴이 어르신, 고물과 파지를 수집하는 어른들, 우리 동네 카페 사장님, 세탁소 사장님, 식당 사장님, 오토바이 배달 기사분, 환경미화원 어른들 등등 말이지요.
모두가 각자의 일에 최선을 다하며 그렇게 다양성이 존재하기 때문에 지금의 세상이 아름답다고 생각해요.
바라는 것은 모두가 죽지 못해서 할 수 있는 게 없어서 어쩔 수 없이 그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일에 의미를 찾고 사명을 가지고 기쁜 마음으로 참여한다면, 그리고 그 기쁨과 사명을 서로가 알고 존중할 수 있다면 세상이 더 아름답지 않을까요?
글쓰기는 어쩌면 그런 세상을 만들기 위한 훌륭한 학습이며 연습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요.
이미 있는 지식과 그 지식의 나열을 자신의 관점으로 해석하고, 자신의 언어로 표현하는 것을 연습하면서 이미 존재하는 세상을 자신의 관점으로 해석하고, 자신의 언어로 표현하며 자신의 삶에 있어서 주도권을 찾게 하는 연습이 아닐까 생각하지요.
때문에 글을 써야 한다고 생각해요.
글로 표현할 수 있어야 하지요. 읽기도 중요하지만, 쓰기도 중요한 거라고 생각해요.
오늘은 세 번째 공부 방법론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어 봤어요.
다음에는 또 어떤 이야기를 이어가 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