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쓰기 34일차
첫 번째 방법론으로 독서를 이야기했습니다.
어떻게 보면 모든 지식의 시작은 독서부터라고 할 수 있으니까요.
그렇지만 독서가 아닌 방법으로 성공하는 경우도 있어요.
공부에 대해서 이야기하면서, 누군가는 주도적으로 스스로 탐구하는 방법이 좋을 수 있지만 누군가에게는 수동적인 방법으로 강의식, 누군가 주는 지식을 습득하는 방법이 효율적인 경우도 있다고 했던것 기억하시나요?
두 번째 방법론은 미디어의 활용입니다.
두 번째라고 이야기하는 이유는 독서의 경우는 주도적 공부의 일환이기 때문에 본인의 지식 습득 능력에 따라 속도 조절이 가능하지만, 미디어의 활용은 수동적 공부의 일환이기 때문에 본인의 지식 습득 속도와 관련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될 수 있기 때문이지요.
추리 소설을 읽는다고 생각해 봅시다.
책을 완독 하기 위해서는 상황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누가 죽었고, 누가 범인으로 의심받고 있으며, 누구의 알리바이에 논리적 맹점이 있는지 여부에 대해서 독자가 생각하면서 책을 읽어야 합니다. 그에 대한 이해가 없으면 독자는 다음 페이지로 넘어가기가 힘들지요.
그러고 보니 작가의 능력은 독자가 다음 페이지로 넘어가도록 호기심을 자극해야 한다는 말이 생각나는군요. 저는 글렀지만 말이에요.
그렇지만 추리 영화의 경우는 조금 다르지요.
사건이 발생하고 범인을 찾는 과정을 보다가 잠시 간식을 준비하러 다녀와도 여전히 등장인물들은 영화 속에서 사건을 수사하고 있어요. 잠시 내용을 못 봤지만, 그래도 이어서 보다 보면 누가 누구인지 조금씩 이해가 되지요. 그러다 보면 영화의 결말을 보면서 전반적인 내용을 알게 되지요. 감독이 연출한 디테일은 모르더라도 영화의 내용은 알게 되는 거예요.
즉, 영화를 보는 사람이 주도적으로 본다는 개념이 아니라, 일단 영화가 시작되면 수동적으로 내용을 보게 된다고 이야기할 수 있어요.
미디어의 활용이 후자와 비슷한것 같아요.
직접 책을 읽고, 지식이 형성되는 과정에서 논리적 맹점을 최소화하려는 탐구 과정을 통해서 학습자에게 형성되는 지식은 더욱 견고하게 되지만, 미디어나 강의를 통해서 학습하는 경우는 자칫 미디어를 만든 사람의 의도에 따라서 모르는 부분을 안다는 착각으로 넘어가게 되는 경우가 많지요.
어쩌면 이런 이유로 사람들이 거래에서 속는 것 아닐까요? 그럴듯하게 말하면 내가 이해하지 못하고 분석하거나 비판하지 못한 맹점을 간과하게 되니까요.
미디어를 활용한 공부가 단점도 있지만, 장점도 분명 있어요.
미국 경제에 대해서 공부한다고 가정해 봅시다. 경제에 대한 지식도 전혀 없는데 어디부터 시작해야 할까요? 물론, 책으로 시작해도 됩니다. 선행 지식의 정도에 따라서 초등, 중등의 책에서 시작하여 수준 있는 책을 선택해서 읽어도 되지요. 그렇지만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리는 거예요.
이런 경우 미국 경제에 대해 집중적으로 탐구한 다큐멘터리를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 할 수 있어요.
프로그램 선택에는 소극적일 수 있지만, 프로그램을 보면서 몰랐던 많은 것을 알게 되고, 관련 배경지식을 형성하며 최근 이슈에 대해서도 자연스럽게 알게 되지요.
2021년 미얀마 군부 쿠데타 당시였어요. 학생들에게 미얀마 사태는 그렇게 익숙한 주제도 아니었고, 가까운 이야기도 아니었어요. 특히, 제가 담당하던 세계사, 역사 관련 접점이 별로 없는 이과 학생들에게는 말이지요.
그때, 우연하게 '차이나는 클라스'라는 프로를 봤어요. 미얀마 갈등의 원인과 역사, 그리고 문화적 배경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서 사건에 대해서 조금 더 깊이 알게 되었고, 학기말 시험이 끝나고 조금 여유가 있는 시점에 아이들에게 '차이나는 클라스'를 보여줬지요.
흥미로운 것은 프로그램을 봤던 아이들 상당수가 관련 내용에 대한 탐구 보고서를 작성했다는 거예요. 역사와 문화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진로의 다양한 방향성에 대해서 생각하는 계기를 만들게 되었어요.
미디어를 활용한 공부의 또 다른 장점은, 다큐멘터리나 시사 프로그램의 경우 논지를 설득하는 구조를 학생들이 학습하기에 좋다는 거예요.
문제 상황을 이야기하고, 사례를 언급하며, 학술적 근거, 그리고 적용 및 해결에 대한 제안을 이야기하지요. 큰 틀에서 보면 논문과 비슷한 구조라고 할 수 있어요. 물론, 이러한 프로그램의 구조를 아이들에게 설명할 필요도 있지요.
요약하자면 이렇습니다.
미디어를 활용한 공부 방법은 학습자가 조금은 편하게 공부할 수 있게 도움을 줄 수 있으며, 지식과 관심이 다양한 분야로 연결되게 도움을 주고, 논리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구조에 익숙하게 하며, 가장 최신의 정보를 다룬다는 장점이 있어요.
그렇지만 학습자의 속도를 고려하지 않는다는 단점도 생각해야 해요.
미디어 활용에 있어서 좋지 않은 대표적 사례가 "인강"이 아닐까 생각해요.
과거 실강(실제 현장에서 하는 강의)가 주류를 이루던 시점에서 인강(인터넷 강의)를 통해 많은 학생들이 양질의 강의를 접하게 되었지요. 많은 학생들이 인강을 선택했어요.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공부할 수 있었으니까요. 그렇지만, 어느 순간부터 학생들이 다시 실강을 찾게 되었어요. 실제 현장 강의에서는 수업에 졸면 혼나고, 선생님에게 직접 케어받는데, 인강은 그렇지 않았거든요. 좋은 강의지만, 듣지 않는 선택권이 생겼고, 나의 역량이 향상되도록 강제성이 필요했지만 인강은 그렇지 않았으니까요.
실제 학교 현장에서도 상위권 학생들의 경우는 독서나 탐구를 활용한 주도적 학습을 주류로 학습 계획을 수립하지만, 중하위권 학생의 상당수는 인강을 이용한 수동적 학습을 주류로 하는 걸 쉽게 볼 수 있어요.
상위권 학생도 인강을 사용하기는 합니다. 단, 자신의 학습 계획 수립을 위한 부수적 요소로 활용하지요. 하위권 학생의 경우는 인강이 주류를 이루고 자신의 학습 계획을 인강이 주도한다는 게 차이지만요.
도구에는 선과 악이 없으나 누가 도구를 사용하는가에 따라서 그것이 선하게 또는 악하게 사용된다는 말과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될 것 같아요.
미디어를 활용한 학습이 좋다, 나쁘다 단정하기는 힘들어요. 그것을 사용하는 학습자가 어떻게 활용하는가에 따라서 다르지요.
동일한 맥락으로 유튜브도 그렇지 않을까요?
습관적으로 유튜브를 보는 것은 나쁘지만, 유튜브를 통해서 특정 분야의 지식을 계속해서 찾아보다 보면 책을 통해서 습득하는 지식보다 더욱 광범위한 분량을 단시간에 습득하는 경우도 있으니까요.
SNS도 그런 것 같아요.
무의식 중에 SNS의 피드를 반복해서 보는 것은 그렇에 생산적인 활동이 아니지만, 내가 특정 분야의 지식, 정보를 매번 찾아보기 힘든 경우 SNS를 활용하면 관련 지식, 정보, 뉴스가 자동으로 업데이트되니까 필요한 정보를 제게 더욱 자주 노출시킨다는 장점이 만들어질 수 있지요.
아무래도 미디어를 활용한 공부를 위해서는 학습자가 자신의 성장에 더욱 집중하고 그것을 위하여 다른 것을 활용할 수 있는 힘이 형성되는 시점에 미디어를 활용한 공부를 하는 것이 효율적이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생각해 봤어요.
독서를 이용한 방법론, 미디어를 이용한 방법론에 대해서 이야기해 봤어요.
그럼, 다음에는 어떤 방법론에 대해서 이야기해 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