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공부해야 할까요? 네 번째 방법론

매일 쓰기 36일차

by Inclass

공부하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어요.

독서, 미디어, 글쓰기 순서로 이야기를 하고 있었어요.

초반에는 청소년의 공부와 성인의 공부 모두에게 적용 가능한 방법론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이어가고 있었어요. 이 정도면 끝일까?라는 생각을 하다가 중요한 무엇인가가 빠졌다는 생각이 들었지요.

그게 이번 네 번째 방법론이에요.


바로, "대화"이지요.

조금 더 정확하게 "의사소통"이라고 표현하는 게 더 맞는 것 같아요.


대화, 의사소통이라는 방법은 여러 분야에서 중요시되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어요. 인류학자 유발하라리의 경우는 유명한 그의 저서 <사피엔스>에서 뒷담화 이론을 이야기하고 있어요.

인간은 뒷담화를 통해 자신이 경험하지 않은 새로운 정보를 습득하게 되고, 이를 통해서 위험한 상황을 이겨낼 수 있는 힘을 얻게 한다고 했지요. 작가 김영하 역시 "이야기가 갖는 힘"이라는 주제로 비슷한 이야기를 했었어요.


사람은 의사소통을 통해서 자신이 경험하지 않은 정보를 얻게 되지요.

면접을 보러 가서 알고 지냈던 친구를 만났다고 생각해 봅시다. 우연하게 그 친구의 순번이 저보다 앞이었다고 가정해 봐요. 면접을 보고 나온 친구에게 무슨 이야기를 물어볼까요?

분위기는 어떻더냐, 면접관은 몇 명이나 있더냐, 어떤 질문을 받았는가? 등등의 질문을 하겠지요.

그리고 방금 면접을 마친 흥분한 친구는 자신이 경험담을 이야기하겠지요. 당신은 그렇게 면접 분위기를 어느 정도 유추하고 마음의 준비를 하게 될 거예요.


의사소통을 통해서 우리는 그렇게 경험하지 않은 것에 대한 정보를 습득할 수 있게 되지요.


동네에 어떤 병원에 갔었는데 어떤 의사가 친절하더라. 누구는 친절한데 처방한 약을 먹어도 계속 기침이 이어지더라. 누구는 불친절한데 진료를 잘해 주더라. 어떤 식당의 음식은 너무 매운데, 어디는 적절한 매콤함에 너무 맛이 좋더라 등등 말이지요.


학창 시절 학생들에게도 의사소통은 중요한 도구예요.


쏟아지는 정보 속에서 친구들과 어울리는 과정에서 중요한 용어를 반복해서 듣는 효과가 생길 수 있지요.

때로는, 친구에게 모르는 문제를 물어보고 그것을 배우는 과정에서 학습이 일어나기도 하지만, 때로는 친구에게 모르는 문제를 가르쳐 주는 과정에서 지식이 정리되기도 하지요.


문과와 이과가 있던 시기에 고등학교를 다녔어요.

방학을 이용해서 시골에서 학원을 하시는 이모부에게 잡혀서 공부를 하게 되었지요.

저와 같은 학년의 친구들이 약 8명 정도 있었는데, 대부분의 친구들이 문과였고 저만 유일한 이과였어요.

자연스럽게 친구들에게 미적분을 가르쳐 주게 되었어요. 친구들은 미적분 문제를 풀이하면서 모르는 건 제게 물어봤었고요, 8명 중에서 과반수가 모르는 문제, 난도가 높은 문제는 표시해 뒀다가 학원에 학생들이 없는 시간에 빈 교실에서 칠판을 이용해서 풀어주곤 했었어요.

그때는 제가 아는 걸 알려주는 게 참 좋다는 생각으로 시작했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친구들에게 알려주면서 개념과 문제풀이에 접근하는 다양한 방법론을 생각하게 되었지요. 여러 종류의 오개념을 발견하게도 되었고요.


여기서 중요한 건, 나와 다른 풀이에 대해서 "그건 틀렸어."라고 말하는 게 아니라, 그들의 풀이를 보면서 이해하고 그 과정에서 간과한 논리적 오류를 발견하는 과정이었다고 생각해요. 가르쳐주고, 배우는 관계였지만, 같은 또래의 친구들이었기 때문에 내가 가진 풀이가 절대적으로 맞다는 확신을 갖는 게 어려웠거든요.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친구들의 풀이를 유심히 보게 되었지요. 그러다 보니 생각하는 방법의 폭이 넓어진 것 같아요.


교사가 되어서도 그런 습관이 있었어요.

아이들의 풀이를 보면서 아이디어의 접근 방법을 아이들에게 배우기도 하고, 전개 과정에서 발생하는 오류를 찾았지요. 재미있는 것은 "그건 틀렸어."라는 말 보다, 과정을 이어가면서 발생하는 오류를 깨닫게 하는 과정에서 아이들은 재미를 느끼게 되었다는 것이지요. 물론, 제게도 아주 기쁜 시간이었어요. 저 또한 함께 성장할 수 있었으니까요.


의사소통이라는 단어를 많이 사용해요.

그런데 여기서 의사소통이라는 단어는 나는 맞고, 너는 틀렸어를 이야기하는 게 아니라 이런 생각이 있고 저런 생각이 있으며, 어떤 공통점과 차이점이 있고 등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과정이지요. 이해의 과정이에요. 다름에서 발생하는 차이와 각자의 관점을 설명하고 조절 가능한 부분은 맞춰가고 그렇지 않은 부분에서는 서로 상생 가능한 합의점을 찾는 과정이지요.


안타까운 것은 의사소통이 어려운 사람들이 많다는 거예요. 의사소통을 자신의 옳음을 증명하기 위한 과정을 생각하고, 마치 내가 이해하면 진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지요.


참과 거짓을 구분해야 하는 문제에서는 옳고 그름이 존재할 수 있지만, 가치적인 영역에서 옳고 그름의 경계는 매우 모호해요. 이 때문에 의사소통이 어려운 부분이기도 하지만, 이 때문에 의사소통이 더욱 필요하기도 하지요. 이야기를 나누면서, 모호한 경계를 조금은 더 명확하게 만들어갈 필요가 있거든요.


가정에서 대화가 중요해요.

어른이라는 존재로 살아가다 보면 정말 모호한 기준점이 많이 있어요. 양면성을 가진 다양한 것들이 우리 주변에는 넘치니까요.

너무 많은 TV시청은 좋은 게 아니라고 이야기하지만, 때로는 TV로 얻게 되는 좋은 지식과 정보도 많지요. 스마트폰의 사용도 같은 맥락이고요. 친구에 대한 험담이 좋은 건 아니지만, 때론 아이와 함께 온 친구가 예의 바르지 않고 종종 폭언을 사용하는 경우를 보게 된다면 부모로서 어떻게 아이에게 이야기해야 하는가의 문제도 고민거리가 되곤 해요.

그런 다양한 모호함 속에서 아이와 이야기를 나누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대화를 통해서 "그 친구의 어떤 점이 좋지 않으니 그만 만나라."라던가, "스마트폰으로 게임을 많이 하니까 몇 살 때까지 스마트폰 사용 금지야."라고 말하는 대화 말고 말이지요.

정작 중요한 것은 아이가 스스로를 지키는 힘이니까요.


부모가 아이가 살아가는 경계를 결정지을 필요는 없다는 생각을 조심스럽게 해요.

세상은 변하고, 변화에 따라서 가치의 경계는 계속 바뀌니까요. 그때 옳은 게 지금은 틀릴 수 있고, 지금 옳은 게 그때는 존재하지 않는 것이 될 수도 있으며, 지금은 존재하지 않던 갈등이 언젠가 화두로 떠오르는 시기가 올 수도 있으니까요. 때문에, 부모의 관심과 염려라는 핑계로 아이의 경계를 부모가 만들어 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가능하면 아이 스스로 선택하고 판단할 수 있는 힘을 키워주는 게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해요. 그러기 위해서 계속해서 아이와 대화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요. 판단하지 않는 대화 말이지요.

부모가 가장 최전선에서 아이의 방어막이 될 수는 없어요. 만약 아이가 그렇게 성장하다가 언젠가 부모의 방어막이 사라지만 아이는 더 혼란스럽게 되지요. 오히려, 부모는 아이의 최종 방어선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믿고, 기다려주고, 지켜봐 주는 방법이요. 그러다가 아이가 넘어지려 할 때 잡아줄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지요. 그게 아이를 하나의 온전한 성인으로 만드는 방법이고, 자신의 세상을 만들어가는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그러기 위해서 아이와 대화를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아이가 성장하는 시기에는 들어주고, 공감하며, 아이가 필요로 한다면 먼저 삶을 조금 더 살았던 사람으로서 간섭하지 않는 범위에서의 조언도 해 주고 말이지요. 그러면서 아이가 자신의 힘을 키워갈 수 있도록 한다면 아이는 자신의 세상을 주도적으로 살아가는 사람이 될 수 있겠지요.


어린 시절부터 대화의 방법을 아는 아이는 성인이 되어서도 대화를 할 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할 거예요.

상대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고, 자신의 힘으로 판단하며, 바른 선택을 위해서 설득하거나, 질문하는 방법을 알게 되겠지요. 이를 통해서 바른 지식과 정보를 습득하게 되고요.


그러기 위해서 부모는 대화의 방법을 익혀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저 말을 잘하고, 많이 하는 게 대화를 잘하는 방법은 결코 아니지요.

듣고, 이해하고, 물어보고, 공감하고, 질문하고, 자신의 의견을 명확하게 전달하는 방법 등이 모두 포함된다고 생각해요. 그러기 위해서 바른 정보를 습득할 수 있어야 하고, 올바른 정보를 활용할 수 있어야겠지요.


오늘은 대화의 중요성을 이야기해 봤어요.

의사소통 말이지요.


교육은 백년지대계(百年之大計)라는 말이 있어요.

언젠가 교육학을 가르쳐주신 교수님께서 그런 이야기를 하시더라고요.

"한 세대가 배우며 얻은 깨달음이 결고 그 세대에게 변화를 줄 수는 없다. 대신, 다음 세대에 아주 미흡하게나마 영향은 줄 수 있겠지. 그렇게 한 세대에서 다음 세대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약 10년의 시간이 걸린다. 그렇게 약 10번의 세대를 거치다 보면, 깨달음은 어느덧 모든 사람들에게 전달되어 그제야 세상을 조금이라도 움직이게 한다. 교육은, 그런 100년 후의 변화를 기대하며 지금부터 조금씩 시도하는 것이다."


저는 그 말을 조금은 믿어요.

그래서 어쩌면 이렇게 글을 이어서 쓰는 건지 모르겠어요.

아이에게 공부하라는 말 보다, 공부하는 부모를 보면서 아이들도 자연스럽게 변하고 성장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자주 하거든요. 그래서 정말 아이들에게 배움이라는 것이 거부감 없이 다가갈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자주 하거든요.

그래야 우리 모두가 더 좋은 내일을 살아갈 수 있으니까요.


바른 의사소통을 합시다.

판단하지 말고요. 비난하지 말고요. 적어도 가정에서라도 말이지요.

그래서 다음 세대의 아이들이 조금은 더 성숙하고 발전된 어른으로 성장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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