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외국인 노동자 무덤들에서의 축제

한국인의 한국 적응기 #2 2022 월드컵

by incognita

월드컵 열기가 뜨겁다.

한국이 16강 진출에 환호하고 있는 가운데, 현재 독일에서는 2022 월드컵 평균 시청률이 대략 15퍼센트에 머무르고 있다. 무려 40퍼센트에 육박했었던 지난 월드컵과 비교해 보았을 때 현저히 낮아진 수치이다. 그 어느 국가보다 축구에 진심인 독일이 월드컵을 외면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Ein Fest auf den Gräbern der toten Gastarbeiter
죽은 외국인 노동자 무덤들에서의 축제

2022 월드컵을 칭하는 표현이다. 카타르에서 월드컵 경기장을 건설하기 위해 참여하였던 몇 천 명 (심지어 이는 정확한 숫자가 아니며, 몇 만 명에 이를 것이라는 예상도 존재한다.)의 외국인 노동자들이 사망했다. 그들은 하루에 12시간 정도 일을 하였고, 숙소까지의 이동 시간이 무려 3시간이었으며, 한 방에서 16명이 함께 잠을 청하였다. 그렇게 오랜 기간을 버티고 버티다 지쳐있던 그들에게는 고국으로 돌아갈 기회조차 없었다. 여권도 빼앗겼기 때문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카타르는 재정적인 이익에 눈이 멀어 월드컵 준비를 강행하였고 이에 FIFA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이와 연관하여 이란의 움직임도 간과해서는 안 될 중대한 사안이다. 월드컵이 열리기 전, 이란 내에서는 머리카락이 보인다는 이유로 경찰에게 잡혀갔던 한 여성이 생을 마감하게 되는 사건이 벌어졌다. 이는 거대한 히잡 시위로 번져갔고 많은 사람들이 함께 죽었다. 이러한 시위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2022 월드컵이 개막을 하였다. 이란 국가대표 축구선수들은 시위에 동참하고자 첫 경기에서 국가를 부르지 않았다. 그러나 그로 인한 사회적 파장은 선수들의 사형을 예고하고 있었다.


현재 독일인들이 월드컵을 외면하고 있는 이유는 바로 이러한 시위에 독일을 포함한 유럽 국가들이 동참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애초에 유럽국가대표팀들은 인권과 성소수자를 반대하는 완장을 착용하고자 하였으나 (무지개 슬로건), FIFA의 반대에 따라 다른 모양의 (원러브 하트 모양) 완장을 만들었다. 그러나 옐로 카드를 주겠다는 FIFA의 마지막 경고에 이마저도 행하지 못했다.


그들은 인권이 아닌, 축구를 선택한 것이다.


독일의 철학자 패터 비에리는 인간이 “단순한 물체, 물건으로 격하되고 이러한 인격의 물화에 바로 존엄성의 상실”(25)이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2022 월드컵의 이면에는 외국인 노동자, 여성, 더 나아가 인간의 죽음과 주체 상실이 있다.


우리는 지금, 죽은 사람들의 무덤에서 축제를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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