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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빛들때 Oct 22. 2023

[마음여행]6. 내가 이상하다 느껴질 때

완전히 내 편이 되어주는 그이와, 함께 하는 체험이 있는 곳으로

상담실에 셔서 어보는 질문 중 하나가 바로 " 이상한 건가요?"입다. 비슷하게는 "내가 문제인가요?", "남들은 안 그런가요?", 혹은 "남들도 다 그렇지 않나요?" 있지요. 구라도 제법 는 생각 거예요.


 질문에는 모두 자기 자신을 확인받고 싶어 하는 마음이 내포되어 있습니다. 이를테면, '이럴 때 서운함을 느끼는 게 이상한 건가?', '~해야 될 거 같은내가 잘못 생각한 건가?', '~이렇게 해줬으면 좋겠는데 내가 너무 유난스러운 건가?' 등등. 내 감정과 생각, 즉 나란 사람에 대한 이해와 검증이 필요한 거죠.


슬픔이란 감정을 예로 더 얘기를 해볼까요? 어떤 일에 속상해서 펑펑 울었던 어릴 적 기억을 한 번 떠올려보시겠어요? 그때 곁에 있던 모님 주위 사람들 반응 어떠셨나? 혹시 "사내자식이 뭐 그런 거 갖고 울어?!", "네가 뭘 잘했다고 울어?", "사람들 다 있는데서 왜 울어? 엄마 피하게!", "운다고 해결돼? 듣기 싫어, 당장 그쳐!"와 같은 류의 얘기를 한 번이라도 혹은 자주 들으셨나?


그렇다면 또 그때의 어린 나, 혹은 그 뒤로 나는 점차 슬픔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게 되는지도 잠깐 떠올려보시겠어요? '퍼도 우는 건 나쁜 거구나', '남자는 슬퍼서도, 우는 걸로 티 내선 안 되는구나', '엄마는 우는 나를 부끄러워하는구나' 등등... 아마도 픔을 느끼고 그걸 표출하는 울음 자체를 좋지 않게 여기게 됐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처럼 어떤 감정이든, 그리고 그 감정을 갖게 된 이유가 무엇이든. 나에게 중요한 타자인 누군가가 그런 감정은 '옳지 않다'라고 부정하거나, '그렇게 느끼지 말라'라고 강조(or 강요다면 그런 경험은 -강렬하면 강렬한 대로, 은근하면 은근한 대로- 어른이 된 나에게 여전히 영향력을 행사하게 됩니다. 그래서 어른이 되어서도 슬픔을 꽁꽁 숨기고 울고 싶어도 꾹 참게 되는 거.


슬픔, 분노, 서운함 등 소위 부정적이라 여기는 감정들에만 그런 게 아닙니다. 긍정적인 감정도 마찬가지일 수 있어요. 이를테면 기쁨이나 설렘을 느꼈을 때 "그렇게 바로 감정을 드러내면 거만해 보여. 늘 겸손해야지"라거나 "그럴 정도의 일이 아니야", "다음에 더 잘하는 게 중요해"와 같은 류의 반응이 많았다면 긍정적인 감정이라도 표현에 인색졌을 가능성 큽.


이처럼 내가 느낀 감정을 있는 그대로 드러냈을 때 누군가로부터 부정당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 당연히 자신 감정부 우선은 의심하 하 그 표현 역시 조심하게 듭니. 그러니 요즘 여러분이 '내가 이상한 건가?'란 생각에 휩싸여 계시다면, 그런 생각을 이끈 내 감정이 무엇이었는지를 먼저 확인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서운함, 분노, 미움, 얄미움, 두려움, 슬픔, 억울함, 부러움, 흥분됨, 기대감, 만족감 등등... 저마다 조심하는, 달리 말하자면 확인받고 싶어 하는 감정들이 있거든요.


그리고 그 감정과 연관된 누군가의 인상 깊은 반응들기억해 보세요. 혼냈는지, 모른 척했는지, 그러지 말라고 강요했는지 등등...  게 좀 연결이 되었다면 말해주는 겁니다, 스스로에게. '음... 그래서 내가 이상하게 느꼈구나. 그럴 수 있겠다... 하지만 괜찮아. 모든 감정은 다 자연스럽고 당연히 생길 수 있는 거야. 그러니 난 그렇게 느낄 만했어'라고요. 


이렇게 혼자 말해주는 것도 좋지만 사실 더 추천드리고 싶은 건, 그 말을 다른 누군가에게 듣는 경험입니다. 지금 같은 땐 타인의 말이 훨씬 력하고 효과적이기 때문이에요. 사실 혼자서는 맞다 생각되다가도 금세 또 아닌  되 쉽거든요. 감정에 대한 주변 반응이 부정적인 것이었을수록 더 끈적거리며 의심스레 따라붙는 경향도 고요.


그러니 내 감정에 대한 확신은 가능한 타인, 그중에서도 지금의 나에게 중요하고 믿을 만한 사람에게서 구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이의 입에서 '괜찮다', '그럴 수 있다', '당연히 그럴 만하다', '누구라도 그럴 수밖에 없었을 거 같다'라는 말을 들었을 때, 비로소 우린 '다행이야. 내가 이상한 게 아니었구나~' 안심이 되니까요. '그렇게 느껴도/생각해도 되는 거구나~' 위로도 되고요. 


어떻게 보면 우리는 어릴 적 울고 있던 내가 가장 듣고 싶은 말이었을, "그래, 많이 속상하구나", "괜찮아, 울어도 돼', '울고 싶은 만큼 울어, 그러면 좀 기분이 나아질 거야"란 인정과 존중의 말을 어른이 되어도 여전히 듣고 싶은 니다. 이런 생각과 감정이 드는 나라도 괜찮다는 확신을 받고 싶 겁니다.


그 확신에서 오는 안심과 위로가 일단 따뜻하게 차올라야, 그다음 단계로 넘어가  더 괜찮은 행동을 차분하게 고를 수 있게 됩니다. 일단 슬픔을 추스르고 할 일은 해야겠다, 라거나 화가 나는 건 맞지만 너무 강렬하게 쏟아내진 말아야겠다, 와 같이 자신과 타인 모두에게 괜찮은 행동을 고를 수 있게 되는 거예요. 


러니 지금 자신이 느끼는 감정과 생각이 혼란스러운 분들은, 우선 물어보세요. 꼭 상담자 같은 전문가가 아니라도 괜찮습니다. 주변 친구나 동료, 가족들에게 물어보거예요. 자기 자신에 대한 불안과 확신 모두 타인으로부터 생하고 강화되지만, 반대로 타인으로부터 인정되고 위로받으면서 비로소 안심되 거니까요.  


이럴 땐 여행도 혼자보다는 누군가와 함께 하는 걸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단, 여행 메이트를 구할 때는 평소 냉정하게 입바른 소리를 잘하는 사람, 많이 비판적인 사람은 피하시는 게 좋겠요. 지금은 따뜻하게 내 편이 되어주고 기왕이 말도 다정하게 해는 사람이 더 낫거든요. 그리고 그런 사람과 딱 붙어설랑은, 기분 좋은 체험을 함께 하며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시간을 보내시는 거예요. 그에게 마음껏 내 얘기를 하고 그로부터 전혀 이상하지 않다는 확신, 그래도 괜찮다는 안심과 위로를 받다 보면 어느새 나의 혼란은 옅어지고 좀 더 나은 행동을 하리라 결심하게 될 거요.


그럼 우리, 정작가에게 둘이 함께 할 때 더 괜찮은 체험이 있는 여행지를 추천받아 볼까요?




함께여서 두 배로 행복한 체험 여행지

'기쁨을 나누면 두 배 되고, 슬픔을 나누면 절반 되듯...' 제가 좋아하는 노래의 한 구절입니다. 누군가와 함께 기쁨, 슬픔 등 나와 같은 감정을 지지받고 공유할 수 있다는 것은 정말 큰 힘과 위로가 되는 경험이지요. 여행도 마찬가지입니다. 온전히 나를 믿어주고 따뜻하게 감싸 안아주는 사람과 보내는 것만큼 행복한 시간은 없을 거예요. 여기에 재미난 체험이 얹어진다면, 금상첨화겠죠?!

1. 둘이 함께, 기찻길을 달려!  : 레일바이크 체험

혼자서는 어렵고, 꼭 둘이어야 할 수 있는 체험이 있죠. 아, 정확히는 둘 이상이지만요. 여하튼 레일바이크는 여럿이 힘을 합쳐 바퀴를 굴려야 하는 재미난 체험입니다. 보통 경치가 좋은 곳에 있기 때문에 가슴이 후련해지는 효과도 있고요.


폐 선로를 활용한 레일바이크는 전국 곳곳에 있기 때문에 어디든 가까운 곳이나 가고 싶었던 여행 코스에 넣어 가면 좋답니다. 산과 바다, 강을 따라서도 레일바이크가 운영되고 있어요. 산과 강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즐기고 싶다면 춘천의 김유정 레일바이크와 문경 철로 자전거, 곡성 섬진강 레일바이크를 추천해 드리고요,

문경 철로 자전거

바다가 취향인 분들에겐 강릉 정동진 레일바이크와 삼척해양레일바이크, 영종 씨사이드 레일바이크를 권해드립니다. 용눈이오름 아래 자락에 너른 들판을 달리는 제주레일바이크도 이색적입니다.

제주 레일바이크

여수해양레일바이크도 아주 멋진 풍경을 가지고 있었는데요, 돌아오는 지점에서 긴 터널을 지나가기 때문에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합니다. 터널 안을 알록달록한 불빛들로 꾸며서 또 다른 분위기를 느낄 수 있거든요. 바다 풍경이 좋은 곳에서는 인상 좋으신 사진사분이 기념사진도 남겨 주신답니다. 레일바이크 종착점에서 사진을 확인한 후 마음에 들면 구입할 수 있어요.

여수 해양 레일바이크

둘이서 쉬엄쉬엄 페달을 밟아가며 신선한 공기도 마시다 보면 절로 마음에 있는 이야기들이 나올 거예요. 온전히 내 편인 동행으로부터 위로와 공감을 받고 난 후엔 마음에 꽉 차오르는 따스한 기운을 꼭 간직해 보세요.




2. 건강도 챙기고, 즐거움도 챙기고! 

  : 산청 동의보감촌 공진단 만들기 
피로 회복과 기력 증진 등 몸에 좋다는 공진단. 여행 메이트와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함께 만들어 보는 건 어떨까요?


산 좋고 물 좋기로 소문난 경북 산청의 동의보감촌에는 이 귀하다는 공진단을 내 손으로 빚어보고 맛보는 독특한 체험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아마도 전국에서 공진단을 직접 만들어보는 체험은 아마 여기가 유일할 겁니다. 전문적인 약재다 보니 아무 곳에서나 할 수 없기 때문이겠죠. 이곳은 동의보감촌에 있는 한의원에서 관광객들을 위한 체험 프로그램으로 운영하고 있는 것인데요, 원장님께서 직접 공진단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주시고 만드는 법도 친절히 알려주신답니다.


체험을 시작하기 전 먼저 손을 깨끗이 닦은 후 예쁜 한복 앞치마를 두르면 조선시대 어의로 빙의! 왠지 마음가짐도 바르게 해야 할 것 같다는 기분도 듭니다. 공진단은 사향과 침향, 목향 3가지로 나뉘는데요, 사향은 워낙 비싸고 구하기 힘든 약재라 보통 침향이나 목향을 사용한 공진단이 많다고 합니다. 사향 냄새를 직접 맡아볼 수도 있는데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고약한 향이긴 합니다.


체험에는 침향이 사용되는데요, 사실 체험 자체는 간단합니다.

미리 준비된 재료를 조금씩 떼어 동글동글하게 빚은 후 겉에 금박을 붙여 마무리하면 끝! 무척 쉬워 보이지만 직접 해보면 금박이 너무 얇아서 자꾸 손에 묻고 뭉쳐집니다. 정성에, 또 정성을 들여야겠죠?!


한 사람당 3개씩 만들 수 있는데요, 한 개는 즉석에서 맛보고, 남은 두 개는 선물용 박스에 담아 가져갈 수 있어요. 하루에 한 알씩 입안에서 살살 녹여 먹으면 에너지가 기력 보충에 도움이 된다니 건강까지 지키는 재미난 체험입니다.


이 밖에 족욕 체험과 웰니스 체험 등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있으니 여행 코스에 함께 넣어 보세요!



3. 치유밥상으로 몸을 채우고, 숲에서 영혼을 채우고! 

  : 제주 서귀포 치유의숲 산림치유프로그램

이번에는 숲 속으로 떠나볼까요? 한라산을 배경처럼 두른 서귀포 치유의숲은 제주를 대표하는 웰니스 여행지이죠. 가장 쾌적한 기후대인 해발 320~760m 고지대에 너른 숲이 펼쳐져 있습니다.


마음이 맞는 사람과 숲길을 걷기만 해도 위로를 받는 듯한데 여기에 몸을 채워주는 치유밥상과 해먹에 누워 낮잠까지 즐길 수 있다면 이보다 더 평화로운 시간이 있을까 싶어요. 숲 속의 집에서 소박한 차롱에 담긴 맛있는 제주의 음식을 나눠 먹으면서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어느새 마음의 응어리진 부분들이 조금씩 풀리는 게 느껴질 거예요. 숲이 가진 신비한 힘이죠.


그러고 나서는 산림치유프로그램에 참가해 보세요.

어디서도 해보지 못한 특별한 체험을 할 수 있을 거예요. 둘이 짝이 되어 이마에 거울을 대고 숲길을 걷는 시간에는 내가 숲의 일부가 되어 보는 신기한 경험을 할 수 있답니다. 나무 기둥에 가만히 손을 대고 호흡하며 교감하는 체험도 할 수 있고요. 숲길을 맨발로 걷거나 해먹에 누워 고요한 시간을 가질 수 있죠.


편백나무 숲에 걸린 해먹에 드러누워 있다 보면 마치 나무가 된 것처럼 깊은 잠에 들어 꿈을 꾸기도 하죠. 내가 나무인 듯, 나무가 나인 듯한 시간에 젖어 있다 보면 왠지 마음도 뿌리를 단단하게 내린 나무 같아지는 느낌이 든답니다.


숲 속 족욕까지 마친 후 따뜻한 차 한 모금을 들이켜면 자신에 대한 불안과 혼란도 조금 사그라진 기분이 들 거랍니다.


서귀포 치유의 숲

* 정작가: 정은주 여행작가. 우연한 기회에 여행 기자가 되었다. 몇 년간 여행 신문과 여행잡지 『트래비』에서 기자라는 타이틀을 달고 다니다 돌연 사표를 내고 1년간 캐나다로 떠났다. 이후에도 언제든 기회만 되면 집 밖을 떠돌 궁리를 했다. 지금은 취재차 들른 제주도에 반해 수년째 눌러살고 있다. 가까운 미래에 캠핑카를 집 삼아 전국을 떠도는 게 꿈이다. 현재 다수의 매체에 글과 사진을 기고하고 있다. 저서로 『대한민국 커플여행 바이블』, 『제주가자』, 『차 없이 떠나는 제주여행 코스북』, 『교과서가 쉬워지는 제주여행』등이 있다. 모든 여행 사진을 전담하고 있는 남편과 함께 오늘도 '여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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