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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ndianjina Mar 23. 2016

캐롤, 토드 헤인즈, 2015

로맨스란 시대착오가 아닐까 했던 찰나 나타난 영화

Carol(2015) ending scene
그녀가 가진 모든 자질이 하나의 중심으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그 하나하나를 뽑아내 이건 누구보다 못하다느니, 더 좋다느니, 계측하고 분석하기란 불가능해요. 그리고 그 중심에 있는 것이 나를 강하게 끌어당깁니다. 강력한 자석처럼. 그건 논리를 뛰어넘는 일이에요.

[여자없는 남자들 : 독립기관], 무라카미 하루키


계측하고 분석할 수 없는 이끌림, 논리를 뛰어넘는 로맨스란 것이 여직 존재하는가?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에 로맨스란 가끔 시대 착오의 관념으로 치부된다. 오죽하면 현 대통령께서 저출산 고령사회 위원회의때 젊은이들 가슴에 사랑이 없어지고 있다고, 쫓기는 삶에 분투하는 청춘들에 우려를 표명했을까. (업무시간 기사를 읽고 현웃을 뿜었던 기억)


어쨌든, 적어도 영화를 보는 2시간 남짓한 시간 동안 모든 의문은 무효가 됐다. 영화 '캐롤'. 분위기를 보아하니 두 여자의 로맨스는 여러 사람 가슴에 절정의 여운을 퍼뜨린듯 하다. 물론 나를 포함해서. 사랑을 절절히 호소하지도 않았고 딱히 기억될만한 대사도 없다. 오직 시선과 응시만으로 수많은 여지와 의미를 남긴 채 영화는 끝이 난다.


케이트 블란쳇과 루니 마라의 시선 속에서 당신들은 각자 무엇을 가슴에 아로새겼나.그들의 로맨스는 1950년대라는 시대를 무시했고, 2016년이라는 현 시대를 착오하는 듯했다. 그 황홀한 모순이 '그러니 너 또한 끝까지 믿어 보라'는 솔깃한 메시지로 다가오더라. 언젠가 내 안의 진심이 닿을 그 어느 정착지에 대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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