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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에서의 목욕, 군대 같은 이유

"부장님, 뜨거운 물이 자꾸 나오다 멈춰요."

by 윤수

겨울에도 바닥이 따뜻한 온돌 문화는 세계적으로 우리나라만의 자랑이다. 우리는 이 따뜻한 물로 바닥 온기만 유지하는 것이 아니라, 겨울철 온수 샤워도 마음껏 즐길 수 있다.


인도에 온 초보 주재원들이 자주 하는 질문 중 하나가, 샤워를 하다가 따뜻한 물이 10분 만에 멈춘다는 것이다.


인도는 화장실마다 기저(Geyser)라고 불리는 순간온수기가 설치되어 있으며, 부엌에는 5~10리터 정도의 작은 용량이, 화장실에는 주로 20리터 용량이 설치된다. 하지만 충분히 씻으려면 50리터 정도는 되어야 좋다.


따뜻한 물을 연속적으로 사용하려면 물을 계속 틀어 놓으면 안 된다. 잠시 멈추고 재가열 시간을 주어야 샤워하는 동안 계속 따뜻한 물을 이용할 수 있다.


그렇지 않고 온수를 계속 틀어 두면 용량에 따라 5분에서 10분 후에는 차가운 물이 나오기 시작한다. 완전히 차가운 물에서 온수기 전체가 다시 가열되기까지는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중간중간 멈추며 재가열 시간을 주는 것이 필수다. 이런 과정 때문에 샤워 시간이 짧아져 마치 군대에 온 것 같은 기분이 들기도 한다.


온수를 다 쓰고 찬물로 마무리하며 나오는 날에는 정신이 번쩍 들기 마련이다.


덕분에 한국 온돌 문화와 따뜻한 물의 소중함, 그리고 이를 이용할 수 있는 기술 발전에 감사함을 느낀다. 또한, 인도의 발전에도 자연스레 감사한 마음이 올라온다.

이렇게 생긴 구리 호일이 물을 뎁히는 방식
인도 화장실에 주로 설치 되어 있는 기저(Geys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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