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구사항과 팁
인도에 와서 집을 구할 때, 각 나라 사람들마다 요구하는 특징들이 있는데, 한국인들은 대부분 사전 조사를 철저히 하고 오기 때문에 요구사항이 분명해서, 딱 봐도 한국인 세입자가 인도에서 집을 구하는 것임을 알 수 있다.
현관에 디지털 도어록 필수
화장실에 핸디 샤워기 설치
모기장
신발장
버드넷 설치
모든 구멍은 막기
모든 조명은 밝은 흰색 LED로 교체
1. 디지털 도어록
영화 기생충이 흥행했을 때 세계인들이 놀란 것 중 하나다 못 사는 집으로 표현된 반지하 방에도 디지털 도어록이 설치되어 있었다는 점이다. 익숙하지 않은 열쇠를 잘 분실하기도 하시고, 빨리빨리의 민족에게는 지문 인식 혹은 카드를 대면 바로 열리는 도어록이 아니면 힘들어하신다.
2. 핸디 샤워기
인도 화장실 기본 세팅은 대부분 위에서 아래로 물을 뿌려주는 해바라기식 샤워기뿐인 곳이 많다. K청결의 민족인 한국인들에게는 핸디 샤워기가 있어야 구석구석 시원하게 씻을 수 있어서 입주 전에 보통 설치를 요청하는 편이다. 핸디 샤워기가 있어야 하는 이유는 우리 몸뿐만 아니라 화장실 구석 청소에도 필요 가기 때문이다.
3. 모기장
인도 바깥공기가 실내 공기보다 더러워서 환기를 시큰는 경유를 거의 못 봤는데 그럼에도 종종 비 온 뒤 바깥공기가 필요한 경우 모기장 네트가 있는 문이 설치되어 있으면 좋다.
엘리베이터나 하수구를 통해 올라오는 모기가 종종 있기는 하지만 20층, 30층 이상의 고층 아파트는 모기 출현 빈도수가 적은 편이라고 한다. 그럼에도 부엌, 거실, 안방 정도에는 필수적으로 설치를 요청하시는 편이다.
4. 신발장
빌트인으로 된 신발장이 따로 없어서 한국에서 신발장을 가져오거나 임대 주택 계약 시 신발장도 추가해 달라고 네고를 한다. 현관에 신발을 갈아 신지 않고 미국처럼 밖에서 신던 신발을 실내까지 신고 들어오는 문화라서 현관의 구조가 한국과는 다르다. 신발을 갈아 신는 공간이 따로 구분되어 있지 않다. 신발을 갈아 신는 공간이 애매해서 발매트로 위치를 구분하거나 칼라 테이프를 붙여서 공간을 구분시키신 교민 분들도 계셨다.
5. 버드넷
베란다가 창문이나 샷시로 막혀 있는 것이 아니라 보통은 뻥 뚫려 있는 상태라서 먼지는 물론 빗물, 비둘기, 벌레, 도마뱀까지 마구 출입하는 편이다. 샷시를 설치하는 비용이 많이 들기도 하지만 인도 건축 스타일에서는 발코니가 열린 공간으로 설계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심지어 발코니를 샷시로 막는 것이 불법인 경우도 있다. 하지만 세입자 입장에서는 비둘기가 매일 와서 배설을 하고 가기 때문에 버드넷 정도는 성치를 요청할 수 있다. 이마저도 아파트에서 반대할 경우 적어도 부엌 베란다만큼은 꼭 버드넷을 설치해 달라고 하는 편이다.
6. 구멍 막기
하수구 구멍이나 샷시 문틈으로 벌레가 들어오곤 하기에 테이프로 완전 밀봉 한 고객님이 계셨는데, 환기가 너무 안 돼서 집안에 곰팡이가 생긴 경우가 있었다. 뭐든 과하지 않게 적절하게 인도에 왔으면 한두 마리의 작은 벌레들과 도마뱀이 가끔 지나가는 것은 그러려니 하는 마음의 여유를 가져 보는 것이 건강에 이롭다는 생각이다.
7. 밝은 LED 조명
인도인들은 은은한 노란 형광등을 좋아하는 편이다. 하지만 한국인 고객님들이 집이 너무 어둡다며 램프를 모두 밝은 LED 등으로 교체해 줄 것을 요청하신다. 특히나 공부하는 학생 방에는 기다란 밝은 형광등을 두 개씩 설치해달라고 하신 분도 계셨는데, 저녁에는 스탠드 등이나 간접 조명으로 은은한 분위기를 연출하며 하루의 긴장감을 풀어보는 것도 좋다고 말씀드리곤 한다. 워낙 천장 램프도 많고 스위치도 많은 인도 집 구조라서 반은 노란 형광등, 반은 밝은 흰색 등을 설치하는 방법도 있다.
한국 사람들은 정말 누구보다 열심히 사는 것 같다. 우리끼리 있을 때는 다들 상위권이라 경쟁이 치열하고 빛이 빛인 줄 모르는데 인도에 살다 보니 한국인은 정말 똑똑하고 일도 잘하고 인도인 수십 명이 할 일을 소수 인원이 묵묵히 잘 해내는 것을 많이 봐왔다. 특히나 기간을 잘 맞추고 정확히 원하는 결과물을 시원시원하게 뽑아주니 비용이 로컬보다 비싸다 해도 한국인이 일하는 한국 기업을 찾게 되는 것 같다.
상업용 부동산 컨설팅 업무를 하다가 지난 3년 정도 주택 부동산 일을 한 적이 있었다. 그러면서 해외 주재원으로 오신 교민분들을 돕는 마음으로 요구사항을 최대한 들어드리고 싶어서 영혼을 갈아 넣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열심히 일 했던 것 같다. 당시 스트레스도 많이 받아서 위경련과 위염을 반복하다가 나중에서야 담당 단석으로 아팠다는 걸 알게 되어 수술을 받은 후 현재 본업인 상업 부동산만 하면서 주택은 손을 놓은 상태이다.
돌아보니 무엇에 쫓기듯 열심히 사는 우리 국민들의 무거운 어깨를 덜어드리고 싶다는 마음이 올라왔다. 밤에도 낮처럼 밝은 빛을 밝히며 긴장감을 놓지 않는 그들의 모습에 밤에는 쉬서도 좋다, 몸과 마음의 건강을 위해서라도 밤에는 조금 어둡게 하고 여유를 가져보시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마무리한다.
저녁 7시 30분부터 노란 조명을 켜면 좋은 이유:
1. 생체 리듬 조절: 몸이 멜라토닌 분비를 시작함
2. 멜라토닌 분비 촉진: 수면 준비를 도와줌
3. 눈의 피로 감소: 부드러운 빛으로 눈이 편함
4. 심신 안정 효과: 긴장을 완화하고 심리적 안정
5. 야간 환경 조화: 자연스러운 밤 분위기와 조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