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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인디 공책 Apr 11. 2021

어쩌다 빌라에 갑니다

이사를 하면서

오래된 먼지를 털고 이삿짐을 정리하는데

빈자리 앞에서 문득  여행자 떠올랐다


자기만 아는 곳으로 간 그 사람은

아무도 모르는 곳에서 찾아와 잠깐 지냈을 뿐이었다


나에게는 할머니

그들에게는 딸 친구 친척 동료이자

아내 그리고 어머니로 기억된 사람


그에게 난 어떤 모습의 여행자로 떠올려질까


사랑을 하고 사랑하고 사랑을 시작해서

아프고 아파서 빈 가슴에 담은 행복한 시간을 쫓다가

빌라 작은 집을 얻어 오래된 먼지를 털고

곰팡이 하나 쿰쿰한 냄새 하나에 웃다가 또 웃다가

따뜻한 가슴에 오롯이 얼굴 묻고 슬며시 잠 청하는


내 여행의 끝은 어디일까


빈자리 앞에서 가끔 나는 생각했다



내일 벌써 월요일이야... 그렇게 혼잣말을 하다가 찍은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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