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고은 [이토록 치밀하고 친밀한 적에 대하여]

나 홀로 독서 챌린지(feat. 방구석) NO. 4

by IndigoB
내가 널 위해서 하는 말인데...
내가 널 가장 잘 아니까 하는 말인데...


어느 날 문득

거울을 보았는데,

그 속에 비친 내 모습이

왠지 낯설게 느껴진 적이 있나요?


분명 내가 아는 얼굴인데,

눈빛은 흐릿하고

표정은 어딘가 잔뜩 움츠러들어 있는

그런 기분 말이에요.


신고은 작가의

《이토록 치밀하고 친밀한 적에 대하여》는

바로 그 낯선 소외감,

'사랑'이나 '배려'라는 이름 아래

야금야금 나를 잃어버렸던 사람들을 위한

다정한 위로이자 서늘한 경고장입니다.



이 책이 말하는 가스라이팅은

거창한 폭력이 아닙니다.

그것은 아주 치밀하고도 친밀하게,

마치 가랑비에 옷 젖듯

우리 영혼을 잠식해 옵니다.


그 안개 같은 굴레에서 벗어나

다시 '나'라는 선명한 색채를 되찾기 위해

필요한 마음의 근육들에 대해,

조금은 부드럽게 이야기를 건넵니다.



첫 번째 마음:

내 안의 '작은 의심'을 환대하는 용기


가스라이팅의 가장 아픈 지점은

적이 외부에 있는 것이 아니라,

내 마음 가장 깊은 곳에

똬리를 틀고 앉아

나를 공격하게 만든다는 점입니다.



"네가 너무 예민한 거야",

"다 널 위해서 하는 말인데 왜 몰라줘?"라는

말들이 반복되면,

어느새

우리는 내 직관보다

상대의 목소리를 더 신뢰하게 됩니다.


여기서 필요한 첫 번째 용기는

나의 '불편함'을 귀하게 여기는 마음입니다.


상대가

아무리 달콤한 말로 포장해도,

내 마음 한구석이 어쩐지 서늘하고 답답하다면

그것이 정답입니다.


"내가 틀린 게 아닐까?"라는 의심이 들 때,

그 의심을 억누르지 않아야 합니다.


오히려

그 의심을 따뜻하게 안아주며

"내가 그렇게 느꼈다면

그럴 만한 이유가 있을 거야"

라고 생각하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내가 나를 믿어주지 않으면,

세상 그 누구도

나를 온전히 지켜줄 수 없으니까요.



두 번째 마음:

나쁜 사람'이 될 수 있는 단호한 노력


우리는 참 착한 사람들입니다.

관계를 망치고 싶지 않아서,

혹은

상대가 상처받을까 봐

내 목소리를 낮추는 데 익숙하죠.


하지만 이 책은 말합니다.


가스라이터들은

바로 그 '선함'과 '책임감'을 먹고 자란다고요.


굴레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기꺼이 '나쁜 사람'이 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상대의 기대에 부응하지 않아도 괜찮고,

그들의 실망 섞인 한숨을 외면해도 괜찮습니다.


"그건 네 생각이고, 내 기분은 이래"라고

선을 긋는 연습

처음엔 가슴이 두근거리고

죄책감이 들 정도로 힘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죄책감은

내가 잘못해서 생기는 게 아니라,

오랫동안 타인에게 내어주었던

내 삶의 핸들을

다시 뺏어오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성장통'일 뿐입니다.



세 번째 마음:

안개를 걷어내는 기록의 시간


가스라이팅은

기억을 흐리고 맥락을 비틉니다.


그래서 우리는

자꾸만

"정말 그랬나?" 하며

뒤를 돌아보게 되죠.


이럴 때 가장 힘이 되는 노력은

'나만의 기록'을 남기는 것입니다.


그와 나누었던 대화,

그 상황에서 느꼈던 나의 당혹감,

그리고 상대의 모순된 행동들을

아주 차분하게 적어보는 거죠.


머릿속에서는

안개처럼 흩어지던 사실들이

글자로 남겨지는 순간,

그것은

흔들리지 않는 단단한 증거가 됩니다.


"내가 이상한 게 아니었어"라는

확신바로

이런 사소하고도 치열한 기록들로부터

싹트기 시작합니다.



네 번째 마음:

다시 '나라는 집'으로 돌아오는 여정


관계의 굴레에서 벗어나는 것은

단순히 누군가와 헤어지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갖습니다.


그것은

가해자가 제멋대로 부수고 휘저어 놓은

'나라는 집'을

다시 수리하고 가꾸는 긴 여정입니다.


한동안은 집 안이 텅 빈 것 같아

외로울지도 모릅니다.

누군가의 지시나 평가 없이는

무엇을 먹을지, 무엇을 입을지조차

결정하기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막막함이야말로

내가 오롯이 자유로워졌다는

가장 확실한 증거입니다.


이제는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내가 좋아하는 색으로 벽지를 바르고,

내가 좋아하는 걸로 공간을 채워보는 거예요.


아주 천천히,

하지만 분명하게

내 취향과 목소리를 회복해 가는

그 시간 자체가

가장 숭고한 치유의 과정이라 생각합니다.


신고은 작가의 문장들을 따라가다 보면,

결국

가스라이팅의 반대말은

'단절이 아니라 자기 신뢰'라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이제는

그 따뜻한 시선을

타인이 아닌

나 자신에게 돌려주어야 합니다.


난 그동안
충분히 애썼고, 충분히 인내했어.


"이토록 치밀하고 친밀한 적"에게서

걸어 나와,

조금은 서툴더라도

오직

나의 발걸음으로만

채워질 앞날을 기대하고 희망합니다.



제 글을 읽으시면서

혹시

마음에 떠오르는 장면이나,

차마 입 밖으로

내뱉지 못했던 문장이 있으신가요?


저는

스스로를 잃어가면서까지,

좋은 가족, 배우자, 연인, 친구, 동료가

필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마음이 허락한다면,

나를 지키기 위해

오늘 당장

나 자신에게 해주고 싶은 한 마디를

적어보는 것부터 시작해 보면 어떨까요?


신고은 작가의

《이토록 치밀하고 친밀한 적에 대하여》는

작가 본인이

심리학을 전공하고

실제 관련 강의를 하고 있는

전문가의 입장에서 집필한 책입니다.


작가는

우리가

가스라이팅의 개념을

잘못 이해하고 받아들이고 있으며,


특히

일부 방송 프로그램에서

범죄 사건의 자극적인 소재로

다소 억지스럽고 명확하지 않은 방식으로

가스라이팅을 다루면서

많은 사람들이

오해하고

남발하고 있다 말합니다.


우리가 이 책을 통해

가스라이팅에 대해 올바른 인식을 가지고,

주변에서 종종 일어나고 있는

심리적 지배 즉,

가스라이팅에서 완전히 벗어나

각자의 삶을 주도적으로 살아가길 바라는

메시지와 따뜻한 위로를 전합니다.


책 표지에 실린

작가 정보를 읽다 보니

신고은 작가가

브런치에서

'마음공방'이라는 필명으로

활동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신고은 작가에 대해 궁금하시거나

작가의 글을 좀 더 읽어보고 싶으신 분을 위해

브런치 글방 주소를 공유합니다.


https://brunch.co.kr/@maumgongbang



책에서

가스라이팅의 예시로 다룬

소설, 영화, 드라마 중

넷플릭스 드라마 '너의 모든 것'이 나옵니다.


1, 2 시즌까지 재미있게 보다가

3 시즌부터 점점 배가 산으로 가는 전개에

경악하며 시청했던 드라마입니다.


글을 마치며

함께 듣고 싶은 노래는

'너의 모든 것' OST 입니다.


The Rosebuds - Give Me A Reason


Mating Ritual - Game




목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