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차가운 느낌의 회색 사무실 의자에 앉아 있었다. 조명이 희미하게 비치는 그곳에서, 수년간의 노력이 무색하게도 나는 퇴사를 결심했다. 그 회사에서의 시간들은 내 삶의 큰 부분을 차지했지만, 결국 내 손에 쥐어진 것은 무게감 없는 허탈감뿐이었다.
국민연금 납부의 통지서가 나의 책상 위에 놓여 있었다. 납부하지 않은 연금에 대한 것이었다. 국민연금 미납금을 조회했더니 들어가야할 국민연금액이 납부되지 않았다.
회사는 내가 퇴사한 후에도 그 책임을 나에게 돌렸다. 그 순간, 나는 결정했다. 더 이상 이 체제의 일부가 되고 싶지 않다고. 내가 회사에 바친 시간들이 나를 더 나은 곳으로 이끌지 못했다는 사실을 깨닫고 나니, 국민연금을 내는 것도 무의미하게 느껴졌다.
그렇게 문서 한 장을 뒤로하고 나는 집으로 돌아왔다. 회사를 떠나고 나니, 어느새 내 마음 한켠에는 조금의 안도감이 자리 잡고 있었다. 이제 나는 내 삶을 내 방식대로 설계할 수 있을 것이다. 내가 원하는 것, 내가 필요로 하는 것에 더 집중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담담히 새로운 시작을 준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