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니아, 초면입니다만

2025 몰타-시칠리아 여행 07

by 미술관 중독자

몰타에서 카타니아는 비행기로 40분 정도 걸린다.

공항에서 alibus 타고 Stesicoro 광장에서 내려 숙소로.

카타니아에선 7박 예정.

그 중 3일은 차로 타오르미나, 시라쿠사/오르티지아, 노토 다녀옴.



여기까지 적고 사진을 보니 벌써 기억이 가물가물한 게 한두가지가 아닌데

최대한 노력해서 기억을 잡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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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에 도착해서 짐 풀고

슬렁슬렁 다녀온 카타니아 구시가지.



구시가지의 중심은 성 아가타 대성당.

아가타 성인이 카타니아의 수호성인이라 가는 곳마다 성 아가타가 자주 보이는데,

초기 기독교 시절 순교한 여성 성인들 특징대로,

고귀한 가문 출신 여성이나 기독교 신앙에 몸을 바칠 것을 맹세 - 이 말을 우습게 여긴 로마 군인 혹은 고관대작의 결혼 강요 - 끝까지 신앙을 지킴 - 수많은 고문을 당하나 굴하지 않음 - 결국은 순교


전승에 따르면 아가타 성인은 서기 251년경에 순교했다고 하고,

겪은 고문 중 쇠 집게로 가슴을 잘라내는(으악~~~~) 것이 있어서, 아가타 성인의 이미지는 잘라낸 가슴을 쟁반에 담아 들고 있는다든가, 아니면 성인의 모습은 생략하고 가슴 두 개만 나타난다든가 한다.


이런 식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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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시스코 수르바란, 성 아가타, 1630, 파브르 박물관, 몽펠리에, 프랑스



2월 5일 아가타 성인 축일에 카타니아에선 아가타 성인을 기리는 행렬을 한다고.

행렬에 사용하는 아가타 성인 기념물 조각이 카타니아 여러 교회에 전시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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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니아의 여러 구역에서 자기네 동네를 상징하는 깃발로 장식한 저 조각(이라고 해야하나 뭐라고 해야하나)을 들고 행렬.

저 구조물 4면에는 아가타 성인의 이야기가 연극 한 장면처럼 조각돼 있다. 배경은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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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카타니아 대성당의 문 장식.

잘려져 나간 가슴 둘, 고문 도구, 역시 고문의 일부였던 불꽃이 보인다.


아가타 성인은 그래서 화재와 지진으로 고통받는 사람들, 유방암 환자, 종 제작자(가슴 모양과 비슷해서)의 수호성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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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니아의 명물은 에트나 화산.

에트나산을 가장 잘 볼 수 있는 곳이라고 해서 간 산 니콜로 라레나 San Nicolo l'Arena 성당.

성당은 무료, 건물 지붕에 올라가는 전망대 요금은 3유로.

뺑글뺑글 올라가는 전형적인 교회 지붕 올라가는 계단으로

평소 스쿼트를 좀 했던 사람이라면 무리 없이 올라갈 수 있다.


미리 김을 빼자면 카타니아 머무는 7일동안 에트나 산 전체 모습은 한번도 제대로 못봤다.

구름이 늘 있어서 산 전체 모습을 볼 수가 없었고, 우리가 있는 동안은 카타니아 공기가 안좋아서 전망이 좀 뿌옇고 여튼 아쉽.


에트나산 와이너리도 안 감. (와인은 마시는 게 최고)


그러다 에트나 산 전체 모습을 딱 볼 수 있는 순간이 있었는데!

이 사진은 나중에.

내 눈을 믿기 힘든 경험이었다. 그 높이에 산이 있다는 게 잘 실감이 안 나서 구름인 줄 알았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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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망 보러 올라갔던 산 니콜로 라레나 성당 옆에 붙어 있는

산 니콜로 라레나 수도원 Monastero di San Nicolò l'Arena.

현재는 카타니아 대학교가 자리잡고 있기 때문에 매 시간 시작하는 가이드 프로그램으로만 건물 안에 들어가 볼 수 있다. 입장료 10유로. 이탈리아어와 영어 가이드 시간이 있는 것 같은데, 우리는 이탈리아어 시간에 들어감.

수도원 역사, 17세기의 에트나산 폭발과 지진, 이후의 바로크 건축 등에 대해 소개해준다.

대학교 도서관 지하엔 로마시대 모자이크도 보인다.


1558년에 지어진 이 수도원은 포르투갈의 마프라 수도원 다음으로 큰 베네딕트회 수도원이라고.

의외의 포국 언급에 우리집 포국인 괜히 으쓱하더라는... 이 포국인은 무려 군생활을 마프라 수도원에서 함.

(옛날엔 다른 유럽 국가들처럼 포국도 군복무 필수였음)

믿기 힘들지만, 수도원을 병영으로 썼었고,

군필자라면 모두 하는 군시절 얘기에서 그노무 수도원 건물이 얼마나 추운가가 빠지지 않고 나옴

(현재 이 마프라 수도원 겸 왕궁은 무려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지정돼 있는 곳)



1669년에 에트나 화산이 폭발하면서 엄청난 양의 용암이 흘러나왔다.

천천히 흐르는 용암이라 사람들은 대피하고, 용암은 대부분 성곽 밖으로 흘러서 도시가 많이 피해를 입진 않았다고. 수도원 경내에 이 때 용암이 굳어 생긴 부분을 볼 수 있다.

1693년 시칠리아 대지진 (혹은 노토 지역 대지진) 때 카타니아 도시 상당 부분이 파괴되어 지금 볼 수 있는 많은 건축물이 이후에 재건된 바로크 양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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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형적인 18세기 바로크 양식

바실리카 콜레지아타 Basilica della Collegia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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