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마음의 창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내가 아는 사람 Dec 05. 2022

말하기는 언제나 어려워

말은 다하지 않아도 된다

가끔은 알면서도 모른 척하고 싶을 때가 있다. 그럴 때가 있다. 안다고 다 말하지 않고 꿀꺽 삼켜야 편할 때가 있다. 아는 걸 모른 척한다고 해서 손해 보는 것은 아니다. 살다 보면 그럴 때가 있다. 아무리 소리쳐 외치고 말해봐도 상대방이 눈치를 채지 못할 때가 있다. 상대방은 들리지 않는 것인지, 듣고 싶지 않아서 귀를 닫고 있는 것이 아닌지 의심이 들 때가 있다. 그럴 때가 있다.


어떤 상황에선 알지만 모른 척 해 주자. 꼭 밝힐 필요는 없다. 말할 필요도 없다. 억울하겠지. 억울할 때도 있겠지. 혼자 마음속으로 삼켜 넘기기에 벅찬 것도 있지. 왜 없겠어. 입 아프게 하소연하면서 억울함을 토해내고 싶을 때도 있겠지. 왜냐하면 그렇게 하지 않으면 차곡차곡 쌓여서 마음의 병이 될 테니까. 병으로 악화되기 전 자신에게 보낸 신호를 받고 나면 그땐 갈등한다. 어떻게 하는 것이 가장 옳은 것일까 하고. 과연 이 방법밖에는 답이 없을까? 고민 고민한다. 선택은 항상 어렵기 때문이다.


알고 나면 별것 아닌데 괜한 걱정으로 마음고생하는 사람들이 있다. 대수롭지 않게 넘길 수 있는 것을 너무 깊이 생각한 나머지 스스로 상처를 주고 상처를 받는다. 오랜 시간 참고 참고 또 참다가 겨우 끄집어낸 한마디. 그 한마디를 내뱉었건만 혼자서 끙끙 앓는다. 뱉은 말을 다시 주워 담고 싶어 한다. 그럴 수도 있다. 충분히 이해가 된다. 하고 싶은 말을 참지 않고 과감하게 해야 될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때론 참아서 되는 것이 있고 으면 안 되는 것이 있다. 다만 중요한 것은 마음이다. 마음에 담아두는 것보다 뱉어버린 후 마음이 편하다면 그건 말하길 잘한 것이다.


말이라는 것은 내뱉어 버리면 주워 담기 힘들다고 하지만, 말하지 않아서 생기는 오해나 불편함도 있다. 말. 말. 말. 말 많은 사람은 언젠가는 자신이 한 말로 인해서 어려움을 겪는다. 상대방을 걱정해서 하는 말, 칭찬해서 하는 말도 자신의 의도와 달리 해석될 수가 있다. 사람마다 처한 상황이나 생각이 다르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말을 많이 하는 것보다는 차라리 침묵이 낫다고 얘기한다. 하지만 때론 한마디의 말이 꼭 필요할 때도 있다.


이렇듯 말하기는 쉬운 것 같지만 의외로 어렵다. 또한 신중하게 고르고 다듬어서 해야 한다. 생각나는 대로 마구 해서는 안 되는 것이 말이다. 말에 색을 입히고 옷을 입히는 치장이 필요하다. 날것 그대로 툭툭 던지는 것이 온전한 말은 아니다. 그냥 머릿속에 떠오르는 얘기를 여과 없이 했다가는 난처한 일이 생길 수도 있다. 차분하게 생각하고 정리해서 말을 해도 실수를 하는데, 깊게 생각하지 않고 즉흥적으로 얘기를 하다 보면 큰 실수를 할 수도 있다.


그 어렵다는 말을 하려고 한다. 말한다. 말하고 있다. 그럴싸하게 꾸며서 말을 한다. 그때그때 상황에 맞춰 단어를 잘 선택한다. 말할 때 미소와 함께 약간의 리듬을 가지고 기분 좋고 듣기 좋은 말을 한다. 잘 선택한 단어에 옷을 입혀서 입 밖으로 외출을 보낸다. 다행히도 사람들은 이런 말에 긍정 반응을 보인다. 함께 대화하고 싶어 한다. 그럼 성공이다. 우린 비슷한 생각과 행동을 하는 비슷한 사람들이다. 말을 하다 보면 자기도 모르게 말실수도 한다. 말실수를 전혀 하지 않을 수는 없지만, 잘 듣고, 깊게 생각하고 신중하게 말하면 실수를 줄일 수는 있지 않을까 싶다.





매거진의 이전글 텅 빈 마음 채우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