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이 : 엄마, 나랑 시내 갈래?
나나 : 그래!, 근데 뭐 하러 갈 건데?
딸이 : 화장품 가게에 뭐 살게 있어서.
나나 : 알겠어. 같이 가자.
둘은 승용차를 이용해 화장품 가게에 도착해 안으로 들어간다. 딸은 필요한 물건을 사고, 나는 가게를 둘러본다.
딸이 : 엄마, 필요한 거 있으면 골라 봐. 내가 사 줄게.
나나 : 알겠어. 그럼 나 땀에도 절대 번지지 않는 마스카라 하나 사 줄래?
딸이 : 알겠어.
딸은 계산대에서 계산중이다. 난 바로 옆에 서서 그 모습을 지켜본다. 그때다. 계산 직원 옆에 서 있는 여직원과 나의 눈이 마주친다. 직원이 웃는다. 얼굴을 계속 쳐다보고 허리를 굽혀가면서까지 우스워 죽겠다는 표정으로 웃는다. 아는 사람을 알아보고 웃는 것처럼 또 웃는다. 자꾸 웃으니까 기분이 좀 나빠지려고 한다.
나나 : 왜 웃는 거죠? 나를 알아요? 웃으며 묻는다.
직원 : 대답 대신 웃는다.
나나 : 나를 알아요?
직원 : 웃는다.
분위기가 이상하게 흐른다. 분위기가 이상하게 느껴졌는지 계산하던 딸이 그 직원과 나를 쳐다본다. 난 기분이 묘한 상태로 계산을 마친 딸과 함께 가게를 나온다.
딸이 : 엄마, 직원한테 왜 그래?
나나 : 내가 뭘?
딸이 : 엄마가 직원한테 왜 웃냐고 따졌잖아!,
나나 : 이유 없이 자꾸 웃으니까 그렇지.
딸이 : 아르바이트생이 손님을 보고 웃지 그럼 울까, 웃지도 못해?
나나 : 그게 아니고 이유 없이 빤히 쳐다보면서 자꾸 웃으니까 그렇지! 나를 아냐고 물어도 대답도 없이 자꾸 웃으니까. 기분이 나빠서!
딸이 : 엄마 얼굴이 이상하게 생겨서 웃었겠지!
나나 : 뭐어?
딸의 이 한마디에 기분이 확 나빠진다. 아르바이트생의 입장을 생각해 주는 건 이해하지만, 나를 대하는 딸의 태도에 마음이 상한다. 괜히 따라왔다는 생각까지 든다.
나나 : 다음부터는 너랑 같이 다니지 말아야겠다.
딸은 말이 없다. 오랜만에 나온 둘만의 즐거운 외출인데 마음만 상했으니. 이상하게 우린 좋았던 과정의 모든 것을 잊고 마지막엔 싸움으로 끝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