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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타인의 청춘 Dec 31. 2019

2020년엔 없었으면 '해', 2019년 19가지

새해니까, 새 해여야 하니까. 내일이면 새로운 해가 뜨니까.

새로운 10년이 다가오고 있다. 이곳 말레이시아에서는 [NEW DECADE]에 대한 희망과 기대가 가득하다. 올한해, 2019년은, 나에게 위기이자 기회이면서, 도약이 함께 했던 해였다. 한 해를 돌아 보며, 2020년 새로운 한 해엔 꼭 없어졌으면 하는 2019년의 열 아홉가지를 적어본다. 새해니까, 새 해여야 하니까. 내일이면 새로운 해가 뜨니까.


1. 성추행, 성희롱, 성폭력

농담이었다고, 장난이었다고, 주취였다고, 심신미약이라고 우기는, 기억이 나지 않았다고, 먼저 꼬리를 쳤다고 말하는, 옷차림이 자극적이었다고 말하는, 남자가 원래 그렇다고, 그건 사랑이었다고, 합의하였다고 말하는 그 모든 추악한 사람들.

2. 갑질

직원을 폭행하거나 폭언을 일삼는 것들,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차별, 서비스업 종사자에 대한 폭력, 폭언, 진상 갑질, 가르침의 자리에 설 자격이 없는 스승, 그 모든 꼴사나운 갑질러들. 언젠간 당신도 한없는 을이 됩니다. 사실, 지금도 을일지도 몰라요.

3. 권력을 쥔 자들의 쥐락펴락

세상이 다 알고 있는 일을 저질렀지만, 죄를 짓고도 아무런 처벌도 받지 않았던 그 수많은 범죄의 주인공들. 당신만 괜찮다고, 당신만 모른다고 생각하지만, 알고 보면 세상은 다 알고 있습니다. 언젠가 내려오실 거라는 것도요.

4. 과도한 노동으로 지치고 힘든 사람들

집배원, 새벽배송, 버스 운전 기사, 서비스직 종사자, 소방관, 경찰관 등 과도한 노동에 폭력적으로 노출된 사람들. 말레이시아 살면, 여기 사람들이 다들 너무 게으르다고 욕하대요. 다른 나라 사람들이 게으른게 아니예요. 일정 수준 이상의 부지런함을 수준 이상으로 강요하는 것도 폭력입니다.

5. 소중한 이들의 연이은 자살

꿈을 제대로 피워보지도 못하고 진 설리, 구하라.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6. 위안부 할머니들의 슬픈 소식  

제대로 된 사과 받아낼 때까지, 어르신들, 꼭 건강히 살아계셔야 해요.

7. 이기적인 사람들의 꼴사나운 집단 행동

영화관 영화 노키즈 상영을 요청한 사람들, 당신들도 한때는 아이였고, 당신에게도 언젠간 아이가 있었고, 또 언젠간 있을 겁니다. 당신의 조카도, 손자, 손녀도, 바로 그 키즈입니다. 그렇게 애들이 싫으시면 '노 키즈'는 제발 정자가 아빠 쪽에 있을 때, 미리 크게 외치세요. 그러면서 출산률 낮다고 첨언은 하지 마시고요. 집안 교육이 어쩌고도 하지 마세요. 당신도 어렸을 땐 부모님 욕먹을 짓 많이 했던거, 당신만 기억 못하는 거거든요.

8. 약자를 향한 폭력이 판치는 세상

길가던 노인, 밭에서 일하던 아주머니를 폭행한 자들, 어리다고, 약하다고 욕설, 폭행을 일삼은 금수보다도 못한 사람들. 세상에서 제일 비겁한 자는 상대가 나를 어쩌지 못할 거라고 믿을 때만 뭔가 휘둘러도 된다고 믿는 사람입니다. 당신도 어떨땐 강자에게 당해도 된다는 걸 스스로 인정하신 거예요.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고요? 그때는 맞아도 싸고, 지금은 더 맞아도 싸요, 당신이요.

9. 정당한 수고로움이 잊혀지고, 외면받는 세상

인디 가수들의 음원 정산 방식, 새끼 작가들의 무한 노동, 방송계 종사자들의 지옥같은 업무량, 음원 사재기, 인턴, 알바생들을 향한 갑질, 무임금 노동, 노동 착취 등 비열한 작태의 주인공들. 작작 하세요. 당신들 아니어도 안 그래도 살기 힘드니까요. 정당한 수고로움이 정당하게 대접받아도 살기 힘들다고요. 네, 그래도 살기 힘들다니까요?

10. 대의민주주의 정신을 짓밟는 자들의 파렴치, 몰염치

황교안, 나경원, 이은재 .  세금도 너무 아깝고,  마음도 너무 아깝다.  좋은 세상을 저들에게 나눠 주기가 정말 너무 아깝다. 매일밤 침대에 누우면서 자기가 옳다고 굳게 생각할  생각하면 내가  잠이  오고 열불이 터진다. 좋은 음식 먹고 좋은 의사 만나고 오래 오래  살다 전두환처럼 12.12 기념모임하다가 즐겁게 평안히 가겠지 생각하면 피가 거꾸로 솟는다.  정신 건강을  챙기며 살고 싶은 욕망 덕에, 언제나 투표를  잊지 않게 되는 장점은 있다.

11. 타인의 슬픔에 '지겨움'을 말하는 사람들

세월호 언급이 지겹다고, 그만 우려먹으라 말하는 사람들, 위안부 할머니들의 슬픔을 조롱하는 사람들. 멕시코는 1985년에 일어난 지진 희생자를, 35년이 지난 지금도 전국민이 함께 추모합니다. 길을 가다 멈추어 서서 함께 기도하고 눈물을 흘립니다. 그들 모두가 우리의 친구이자, 가족이자, 친지이자, 생명이었기 때문입니다. 독일은 전범 국가로서의 사과를 지금도 합니다. 절대로 바꿀 수 없는 역사였고, 상처를 받은 사람들이 지금도 아픔을 끌어안고 버티며 살아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세월호가 지겹다고요? 꿈결같던 아이가 사라진 뒤 35년을 악몽 속에 아파할 사람도 있습니다. 위안부 할머니들 얘기가 지겹다고요? 60년, 70년을 고통속에 사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당신의 고통과 슬픔에 누구도 지겨움을 말할 자격이 없는 것처럼 당신에게도 그럴 권리는 없어요.

12. 아이들을 학대하는 세상

어린이집 폭행, 조리원 폭행 학대, 돌봄 기관의 장난인듯 장난아닌 장난같은 부실한 급식, 폭력 사건. 아이를 애써 돌볼 마음이 없으면 당신에겐 어린이집, 조리원 같은 직장 취업의 기회도 없어야 하는게 맞습니다. 아이를 방치하고 학대해 숨지게 한 무책임하고 비인간적인 부모들. 책임감, 생각이 없으면, 돌봐야 할 아이도 없어야 하는게 맞습니다. 생명이요? 우리 둘의 사랑이요? 내 새끼요? 언감생심입니다. 욕심 부리지 마세요.  

13. 친구, 직장, 커뮤니티 내 왕따, 차별

모두가 내 발 아래 있고, 모두가 전부 내 편일 것 같은 세월은 그리 오래가지 않습니다. 그 무모하고 짜릿한 즐거움은, 지나고 나면 먼지처럼 희미해질 짧았던 학창 시절의 추억보다도 더 짧을 거예요. 사실 영원히 내 편인건요, 세상에 아무것도 없어요.

14. 생명을 학대하는 사람들

왜 강원도, 제주도에 유독 유기견 유기묘가 그렇게 많나요? 동물이 일회용품 젓가락인가요? 귀여울 때만 물고 빨다 버리는 빨대인가요? 트렌디해서 입양했다가 지겨워지니 파양하시나요? 살아보니 돈이 너무 많이 들어 감당이 안 되나요? 눈빛을 자세히 들여다 보세요. 당신이 얼마나 개차반이든 변치 않는 충성심을 보세요. 살랑대는 꼬리를 보세요. 버려지는 동물도 가엽지만 그 예쁜 눈빛을 저버리는 당신의 차갑고 비정한 마음이 더 가엽습니다.  

15. 변태들이 활보하는 세상

배달음식 손님에게 맘에 든다고 문자 보낸 배달원, 원룸을 몰래 뒤따라 들어가는 변태, 여자 혼자 사는 반지하집 창문으로 여성을 훔쳐 본 남자, 툭하면 성희롱, 성추행을 일삼는 변태스러운 세상의 모든  남성들.. 불쌍합니다. 대체 무슨 생각을 하면서 사시는 건가요. 계좌번호 불러주시면 TOSS로 휴지 살 돈 부쳐드릴게요. 소중이를 위한 초고급 크리넥스로요. 제발 집에서 알아서 하세요. 현타 오셨을 때 82년 생 김지영 딱 1회만이라도 정독해 보세요. 대한민국 여성들의 삶이 어떤지 들여다 보면 더 큰 현타를 맞게 되실 거예요.

16. 가짜 뉴스가 판치는 세상

이젠 진짜 정말 진짜인게 뭔지 알기 힘든 세상이다. R.I.P. 진짜 뉴스, 진짜 언론. 진짜 조회수 먹자고 B급 C급도 안되는 정보만 양산해내는 소위 잘난 '크리에이터'들도 Re-bye.

17. 의미없이 자숙만 하면 모든게 해결된다고 믿는 세상

성폭행 연예인, 도박, 약물 중독자들, 음주운전을 하고도 멀쩡한 사람들. 내가 먼저 수그리고 반성했으니까 세상이 호락호락 봐줄거라고 생각하지 마세요. 언젠가 당신들이 또 똑같은 짓을 더 어처구니 없이 저지를거라는 데에, 전혀 부족하지 않은 확신이 있으니까요.

18. 인간의 품위를 저버린, 사명감을 팔아 넘긴, 세상을 비웃는 사람들이 멀쩡해도 되는 세상

화성 연쇄살인 사건의 증거 조작, 세월호의 진실을 파묻고도 잘 사는 사람들의 세상, 남들 다 그러는데 나는 왜 그러면 안되냐고 뻔뻔하게 묻는 사람들이 판치는 세상, 조작과 위증, 위조로 잠깐만 넘기고 지나가면 되는 거라 생각하는 고위 공직자, 경찰, 검찰, 공무원 등... 공무라는 게요, 공무公務에요, 空無가 아니고요. 님들 일들 좀 합시다. 사명감도 갖고 제대로요. 아 참, 사명은 使命이에요, 死命 아니고요.

19. 악플, 증오, 분노, 그리고 남탓

인생의 모든 선택은 나의 것이다. 내가 먹은 것이 나를 만든 것처럼, 내가 한 모든 인생 경험과 경험을 위한 선택이 내가 되었다. 고로 내가 하는 모든 말은 나다. 내가 저지른 모든 행동도 나다. 그러니 악플도 나다. 증오도 나다. 분노도 나다. 남탓도 결국, 내탓을 해야 싶은데, 그건 싫고, 뭔가 이유를 못 찾겠는 답답함과 억울함 때문에 하는 것이다. 그러니 제발 그만 좀 하자. 증오와 분노로 불타올라 살아가는 인생은 다 타고 남은 재처럼 허공에 흩날릴 가볍디 가벼운 삶이니까.


결국 모든 문제는 역지사지의 태도, 생명존중의 마음, 타인을 배려하는 자세, 공감력, 공동체 의식 달렸다. 나는 앞서 말한 이 다섯 가지가 캡틴 플래닛의 땅, 불, 바람, 물, 마음처럼, 이 복잡하고 우울한 세상에서 우리를 그나마 조금 더 사람답게 살 수 있게 해주는 다섯 가지 힘이라고 생각한다.


흔하디 흔한 가짜 말고 진짜 '좋아요' 좀 받으면서 살자. 진짜배기로. 진짜 스웨그로. 좀 멋지게 살자. NEW DECADE, 그야말로 새로운 10년 이니까. 새해니까, 새 해여야 하니까. 내일이면 새로운 해가 뜨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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