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슨해졌던 말레이시아 이동통제명령, 다시 시작할까?

MCO 2.0을 바라보는 불안한 현지인의 시각.

by 타인의 청춘

무히딘 야신 총리는 말레이시아 사람들의 뉴노멀 규칙 준수에 대한 태만한 자세가 이어질 경우, 이동통제명령(MCO 2.0)과 국경 봉쇄(Lockdown)를 재실시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야신 총리의 이런 발언은 말레이시아 전역에서 신규 집단 감염이 산발적으로 발생하면서 그동안 대부분 한자릿수로 잠잠했던 신규 확진자수가 두자릿수로 늘어난지 1주일이 넘었고, 8월 31일로 계획한 RMCO(완화된 이동통제명령) 기간 동안, 마스크를 쓰지 않거나,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키지 않는 등, 전국민에게 요구하고 있던 생활 방역이 곳곳에서 무너지고 있는 상황에 대한 일종의 경고나 다름 없다. 느닷없이 나타나고 있는 13개의 집단 감염 사례에 대한 우려가 섞인 발언이다. 이미 쿠알라 룸푸르, 믈라까 주, 뜨렝가누 주 등 서말레이시아와, 동부 보르네오 섬의 사라왁 주에서 집단 감염이 발생했고, 해외 유입을 통한 감염자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싱가포르와 상호 국경 개방을 하겠다던 날짜가 약 20일 남은 상황에서, 진정 국면이던 상황이 또 다시 엄격한 이동통제가 필요한 상황으로 돌아가는 건 그 누구도 원치 않다는 것이 자명하기 때문에, 확진자 숫자가 며칠 째 연이어 두 자릿수를 기록한다는 것이 더욱 우려스럽다.


말레이시아는 지난 3월 18일 실시했던 이동통제명령 이후, 통제 수준이 다른 총 5번의 이동통제 명령을 거치면서,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 방지와 억제 능력을 바탕으로 세계보건기구로부터 칭송을 받는 국가 중 하나였다. 그런 말레이시아가, RMCO 회복 단계에서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키지 않는 사람들, 공공장소에서도 마스크를 쓰지 않는 사람들, 파티를 즐기거나 국내여행을 코로나 이전 상태와 같은 분위기로 즐기는 사람들 때문에, 무사안일주의에서 비롯된 코로나의 재확산을 막지 못한다면, 모든 것이 수포로 돌아갈 수 있다는 것이 무히딘 총리의 우려이자 강조점이다.


무히딘 야신 총리는 이렇게 말했다.


"이미 언급했듯, 코로나와의 전쟁에서 이기는 것은 우리에게 달렸고, 우리의 태도과 습관에 달려있습니다. 감염사례가 이전보다 적다는 것이 야외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된다는 걸 의미하지 않습니다. 마스크를 반드시 착용하세요. 심지어 사람들에게 악수를 하지 말라고까지 말하지만, 서로 껴안고 포옹하는 걸 목격하기도 합니다. 설사 그게 인간 관계에는 좋을 수 있으나, 바로 그런 무분별한 행동이 서로의 안전과 건강을 해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하세요."


이어 그는, 만약 엄격한 이동통제몀령이 또 다시 시행된다면, 말레이시아는 겉잡을 수 없이 심각한 위기 상황에 빠질 것이며, 국가 경제는 물론이거니와, 2021년 목표로 하고 있는 GDP 성장 목표는 한참 빗나갈 것이라는 언급도 잊지 않았다.


만약 해외유입자의 확진 사례가 줄지 않는다면, 현재 자가격리 수준으로 완화된 해외 유입자의 관리를 다시 시설격리 의무화로 전환하는 것도 고려중이라고 한다. 의무 자가격리자는 외부 출입, 야외 생활도 금지되어 있는만큼, 중대한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반드시 자가격리 수칙을 지켜주기 바란다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한국은 말레이시아가 꼽은 'Green Country'에 해당하는 6개의 국가 중 하나다. 양국의 상황만 잘 맞는다면, 유연하게 상호 국경개방을 할 의향이 있는 국가라는 뜻이며, 사실 이 루머는 6월부터 있었다. 다름 아니라 6월 말에 말레이시아와 한국이 서로 양국을 오갈 수 있게 될 거라는 것.


다만 그 시점의 한국 코로나 상황이 악화되면서 이는 7월 말 이후로 철회되었고, 오는 9월에는 "진짜 문이 열린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던 중에, 다시 말레이시아에서 집단 감염이 시작된 것이다. 여기에 더해, 7월 초 RMCO 기간 중 오랜만에 조심스레 문을 열었던 학교들이 조만간 다시 문을 닫게 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교사들 뿐만 아니라 부모들도 그야말로 '멘붕'에 빠졌다.




과연 MCO 2.0은 시작될 것인가. 일부 말레이시아 현지인들은 지금 공포에 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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