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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타인의 청춘 Sep 28. 2021

영어가 공부할수록 더 어렵다.

영어방송 작가인데도 그렇다.

EBS FM 최수진의 모닝스페셜의 작가로 일한 지 어느덧 1년이 지났다. 이제 곧 9월 지나고, 10월은 더 쏜살같을 테니, 2022년도 곧이다. 언제나 그렇듯, 생방송 원고를 마감해야 하는 하루는 지난하게 흘러가겠지만, 그리고 그 또한 다 지나고 보면 또 언제 지나갔나 싶겠지만, 그렇게 시간은 야속하게 흐른다.


EBS FM 라디오를 통해 처음 영어 공부를 '진심으로' 둔지 20년 차. 나는 EBS 어학 프로그램에서 실로 많은 걸 얻었다. 조연출로 일하면서 영어와 본격적으로 친해지고, 그 덕에 통역병으로 복무를 하고 제대 후에는 지금의 프로그램에서 작가로도 일했다. 여러 권의 영어 교육서를 공저하고, 파트타임 일도 많이 얻었다. 영어 실력 덕분에 이런저런 회사에 취업도 했었다. 주요 업무도 영어 실력을 기반으로 배정받고, 출장도, 협상도, 소중한 발표 기회도 많았다. 미국 본사에 방문해 영어 스피치도 했다. 모두 모닝스페셜로 시작했던 '그놈의 영어' 실력 덕이었다.



어떻게 보면 영어와 뗄 수 없는 삶을 살았다. 작년까지 4년 동안 말레이시아에 거주했을 때도 그랬다. 완벽한 영어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말레이시아 친구들은 '너는 영어 공부를 어떻게, 어디서 했는지' 물어주었다. 기분이 좋았다. 영어를 잘한다고 인정받은 느낌이었으니까. 그 영어 덕분에, 해외 법인장으로 일했다. 필요한 영어의 깊이는 생각보다 훨씬 깊었지만 서당개 3년도 아닌, 영어 공부 30년으로 노력한 덕에 어려움은 없었다. 그러다 코로나가 터졌다. 락다운이 걸린 말레이시아에 더 이상 머무를 수 없었고, 급히 한국으로 돌아왔다. 운이 좋은 기회로 내가 처음 사회생활을 시작했던 프로그램이었던 EBS FM 모닝스페셜의 작가로 다시 일을 시작했다.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말레이시아에 살다왔지만, 4년 동안 영어를 썼기 때문에, 나 스스로에게 내심 기대하는 것들이 있었다. 일을 하면서 두려움 없이 영어를 할 수 있을 거라든지, 울렁증 따위는 없을 거라든지, 그동안 썼던 수많은 이메일과, 현지에서 송사까지 겪으며 익힌 영어 실력이라면, 이전보다 훨씬 더 수월하게 원고를 쓸 수 있을 거라는 환상 같은 것.


모든 게 착각이었다.

나는 그 정도로 영어를 잘하는 사람도, 네이티브 스피커도 아니었다. 국내외 뉴스를 다루는 프로그램의 특성상, 매일 수십 개의 영문 기사를 보고 또 살펴야 한다. 모닝 헤드라인이라는 코너로 주요 뉴스를 다뤄야 하고, 지금은 170년 전통의 언론사인 뉴욕타임스 기사를 꼼꼼히 들여다본다. 헤드라인을 구성하는 것도, 뉴욕타임스 기사를 완벽하게 이해해 제대로, 이해하기 좋도록 전달하는 게 여간 쉽지 않다. 한국인인 우리도 한글로 쓰인 신문 기사를 100% 소화하며 읽어내기가 쉽지 않은데, 하물며 다른 사람에게 더 쉽게 전달하기 위해, 고급 영어 기사를 '씹어 먹고 다시 종이 위에 뱉어내는 것이' 쉬울까. 절대 그럴 수가 없다.


혹시 틀리면 어떡하지?

가장 큰 중압감을 느끼는 이유는, 다름 아닌 실수와 오류에 대한 공포다. EBS가 어떤 곳인가. 교육의 미덕을 전달하는 곳이다. 게다가 영어 라디오 프로그램은 청취자의 눈높이에 맞게, 도움이 되는 표현이나 문장을 정확히 구성해야 하는 의무가 있다. 비단 영어뿐일까. 우리말도 정확해야 한다. 특정 영어 표현을 정확하게 우리말로 전달하는 것도 우리 방송의 미덕이어야 한다. 매일 두 시간씩 진행되는 생방송 내내 오류 없이, 오해 없이 콘텐츠를 전달하는 점에 온 신경을 곤두세워야 하는 것은 물론이요, 어학 프로그램답게 EBS 오디오 어학당이라는 플랫폼에 우리가 함께 만들어낸 콘텐츠가 영원히 다시 듣기로 일종의 '박제'가 된다는 점도 뼈 저리게 고민하고, 치열하게 완벽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러니 확인, 재확인, 3차 확인하는 건 필수. 허나, 사람일이라는 게 그렇게 간단할 수 있을까. 아무리 확인하고 다시 보고 또 봐도, 틀리는 부분이 있기 마련이다. 그래서 우리 제작진이 항상 염두하는 제작 과정에서의 방향성은 '모든 걸 의심하라.'와 '그 어떤 것도 믿지 마라'다. 매일 아침 생방송이 시작되기 직전까지 내용을 조율하고, 다시 손 보고 고치는 일은, 우리에겐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상이나 다름없다.

생방송 모니터링 중인 나. 생방 중엔 신경 써야 할게 128만 가지 정도 된다.


초등학생도 듣고 있다

모닝스페셜은 무려 24년이 된 장수 프로그램이다. 요즘도 "첫 방송부터 들었어요."라거나, "중학생일때부터 들었는데 어느새 두 아이의 부모가 되었습니다"라는 메시지가 오기도 한다. 그뿐일까. 다양한 직군과 연령대의 청취자분들이 함께 해주심은 물론이거니와, 영어 학습에 관심이 있는 그 어느 누구라도 손쉽게 라디오나 반디라는 앱을 통해 프로그램을 들을 수 있다. 때문에 일흔, 여든이 넘었다고 수줍게 고백하시는 청취자 분들부터, 영어공부를 다시 시작한다는 열의가 담긴 사연까지, 제작진을 뭉클하게 하는, 눈에 보이지 않지만 언제나 그 자리에 계셔주셨던 청취자 분들이, 매일 아침 전국에서 응원과 격려를 보내주신다.


거기에, 영어 교육에 관심이 많은 부모님들은 아이들과 함께 청취를 하곤 하시는데, 그래서인지 몰라도, 초등학생들이 '등교하면서 듣고 있어요, 제 생일 축하해주세요' 이런 문자들도 보내곤 한다. 그럼 무엇을 신경 써야 하는 걸까?그렇다. 우리 프로그램의 내용은 '초등학생부터 어르신까지 모두에게 유익해야 하는 것'이다.


따라서 여러 가지를 더 고민하게 된다. 단어와 주제가 누구나 듣기에 치우침이 없는가. 폭력적이거나 외설적이거나, 편향적인 내용은 아닌가. 균형과 분배를 고민하고 선정했는가. 자연스럽게 지식을 축적하는데도 도움이 되는가. '교육방송'으로서의 가치를 담고 있는가. 마지막으로 아무리 여러 번 말해도 모자랄 그것, 영어학습에 도움이 되는가.


오프닝부터 헤드라인까지, 또 뉴욕타임스 기사로 함께 하는 뉴스 커버리지까지, 또는 문자 소개와 퀴즈 주제, 신청곡, 선곡은 모두 이 기준에서 진행된다. 고민이 될 땐 언제나 위의 모든 질문을 처음부터 다시 되뇐다. 과연 이 노래를 '틀만한가.' 이 단어는 '공부할만한가.'


그래서 청취자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생각이 조금이라도 들면, 그런 아이디어나 주제는 과감하게 폐기한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다시 찾고 준비해서, 더 많은 사람에게 이득이 되고 유익한 내용을 전달하는 것이, 소중한 전파를 낭비하지 않는 길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초등학생이 듣고 있다고 생각하면, 가사, 단어 하나까지도 모두 검수하고 선곡하게 된다. 굳이 아이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 내용을 스피커 너머로 내보내는 일은, 우리가 추구하는 가치를 너무도 쉽게 훼손하기 때문이다. 저스틴 비버의 Peaches가 아무리 듣기 좋은 노래라 해도 우리는 절대 선곡하지 않는다. 가사를 보면 단번에 알 수 있다.


이틀치 원고. 대충 70장 넘어가려나.


나는 이 지난한 과정을 통해 울고, 웃고, 쓰러지고, 다시 일어난다. 그리고 매일 배운다. 영어 문장을 사실에 근거해 구성하는 것은 기본이요, 올바른 해석과 정확한 의미 찾기에 신경을 쓰고, 이왕이면 동의어, 반의어 확인, 어원이나 배경을 추가로 설명해서 청취자의 학습에 도움이 되도록 구성하는 것에 심혈을 기울인다.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원고를 아무리 오랫동안 쓰든, 짧은 시간 동안 쓰든, 머리로, 눈으로, 손으로 해내야 하는 일의 피로도는, 이상하리만치 유사하다. 그저 몸으로 버텨야 하는 날도 있고, 정신력으로 몸을 곧추세워야 하는 날도 있다. 매 순간 오류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긴장을 하다 보면, 머리와 목과 등이 굽고 또 곱는다.


마감은 또 어떤가. 하늘이 두쪽 나도 완성되어야 하는 생방송 원고다. 지난 1년간 나는 '절대 아프면 안 된다'는 마음으로 살았다. 외식도, 친구도, 휴가도 없었다. 휴일에도 출근해야 하는 생방송 작가이기 때문에. 언제나 시간에 쫓기며 원고를 마감하는 심정과 압박감은 말해 뭐해.


그뿐인가. 내용의 정확성을 확인하고 또 확인해 수정할 땐, '아 내가 이렇게 멍청한 사람이었나.', '내 상식이 이것밖에 안되던가.'라든가 '지난번에 했던 것 같은데 왜 기억이 안 나지?'부터 시작해서, '학교 다닐 때 영어 공부 좀 더 열심히 할 걸'이란 후회가 들 때도 있다.


애쓰는 노력, 그리고 해낼 마음이 있다는 것만으로 손쉽게 해낼 수 있는 일이 아니라는 데에, 지독하고 무서운 복병이 숨어 있다. 초중고 영어 성적이 대부분 100점이었으면 뭐 하나. 토익이 만점이었으면 뭐하나. 영어를 평생 써왔으면 뭐하나. 나는 결국 Non-native이기 때문에, 신경을 한층 더 곤두세워야 한다. 한글 사용도 정확히 하는 게 쉽지 않은 일인데, 영어는 더 말해 무엇할까.

매일 읽고 쓰고 고르고를 반복해도, 원어민이 아닌 이상 정확한 의미를 가려내기 힘들거나, 우리말로 쉽게 표현하기에 흐릿한 지점이 있기 마련이다. 그런 점들을 진행자 선생님들과 논의해 구성을 하다 보면, 내가 '100% 맞다고 생각했던 무언가'에, 미세한 뉘앙스로나마 오류를 발견하게 된다. 그럴 때마다 와장창 깨져 산산조각 나는 유리장처럼, 절망의 파도가 나를 부수려 밀려 들어온다.


아, 이게 이런 거였구나. 아, 이래서 그렇게 쓰면 안 되는구나. 와, 이건 20년 동안 그렇게 배워왔던 건데 잘못된 거였구나. 헐, 정말 생각지도 못했는데, 왜 이렇게 쓰는 거지? 어떻게 이런 재미있는 표현을 이제껏 모르고 있었지? 등, 나를 할퀴기에 충분한 날카로운 질문들이 하루에도 수십, 수백 발씩 뾰족한 살처럼 무겁게 날아와 박힌다.


언제나 나를 독려해 주시고 용기를 북돋워주시는 진행자최수진 선생님과 간혹 이런 대화를 나눈다.


"와, 이제 원고를 쓰면 쓸수록 더 겁이 나고, 점점 더 모르겠어요."

"아니 이 문장이 틀린 거라면, 저는 이제까지 어떻게 영어공부를 해왔던 거죠?"라는 질문을, 빠른 시간 안에 거침없이 해야 할 때면, 목소리가 작아지는 느낌이 들곤 한다.

도대체 이유가 뭘까.


첫째, 내가 정확히 공부하지 않은 탓이다. 둘째, 나 편한 대로 표현하자면, 아쉽게도 내가 제대로 배울 기회가 없었던 것이다. 셋째, 정말 열심히 한다고 생각했지만 게을렀던 것이다. 넷째, 원래 언어라는 게 그렇게 마스터한다는 것이 어려운 것이다. 다섯째, 우리는 대체로 영어를 잘못된 관점을 통해 공부하고 있다. 여섯째, 시험공부를 위한 학습만 해왔다. 일곱째, 언어의 유연함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일대일 대응과 정답만 찾는 영어공부를 해왔다.


이 중에 과연 진짜 이유는 무얼까?

정답! '위의 모든 문항'이라고 말하고 싶지만... 주로 내 탓이겠지.



EBS의 영어 프로그램 방송작가로서, 나의 원고가, 누군가에게는 내일 아침의 소중한 학습 자료가 된다는 것을 인지한 상태로는, 위에 적어 내려간 그 어느 이유도 쉽게 수긍하기엔, 마음이 그다지 편치 않다. 이건, 간단히 현실 부정을 하고 넘어갈 일이 아니라, 그걸 뛰어넘는 꾸준함과 세심함, 노력이 항상 같은 힘으로, 때로는 더 센 강도로 필요한 일이라는 걸 알기 때문이다.


혹여나 매일 실수해도, 좀 더 정확하려고 노력하고, 오늘 부족한 것을, 내일 더 채우려고 '일신우일신'하는 것, 그래서 내일은 조금 덜 부족했으면 좋겠다는 것. 그런 간절하지만 빠르게 채워지지 않는 소망. 그래서 오늘도 눈에 불을 켜고, 허리를 곧추 세우고 원고를 쓰고 또 쓴다.

시나브로 내가 성장했다고 느끼고 싶은 마음. 그래야 내가 여기서 일했던 가치가, 공유되고 유지될 수 있다는 것. 모두가 성장하도록 돕기 위해, 나부터 성장해야 한다는 것. 그게 내가 모닝스페셜의 원고를 쓰는 마음가짐이다.


그렇다면, 솔직히 나의 불완전성과, 미완의 모습을 인정하고, 내 단점이 무언지, 내가 부족한 점이 무언지를 확실히 알고, 내일 아침 최고의 방송을 위해서, 나를 솔직하게 열어 소통해 나가는 게 가장 중요하다. 함께 협의하면서 부족한 부분을 채워나가야 한다.

24년 간 아침을 열었던, 수많은 사람들의 애정이 담긴 모닝스페셜이 내 것이 아니기에. 우리 모두를 위한 방송이고, 함께 만드는 작품이기에, 실로 나 혼자 감당할 수도 없고, 애초에 나 혼자 감당해서도 안 되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나는 성장한다.....고 믿고 있다.


초반에는 아무리 정성 들여 쓴 원고에서도 부족한 점이 있다는 사실에, 나 자신의 한계를 쉽게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허탈감을 느끼면서 좌절하고 무너졌다. 아, 정말 나는 이것밖에 안 되는 걸까.


이제는 달리 생각한다. 아니, 그렇게 생각하는 수밖에 없다.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자. 대신 어제, 오늘, 내일 배운 것을, 3일, 5일, 7일, 한 달 이렇게 가져가면서, 잊지 않도록 노력하고, 그 토대 위에 또 다른 발판을 놓고 올라서자. 그렇게 3일, 5일, 7일, 한 달 이렇게 지나다 보면, 누구 말마따나 '계단식'이든 뭐든, 조금 더 성장해 있겠지, 이렇게 믿고 내일의 원고를 쓴다.

이틀 치 원고의 어마어마한 분량. 이 원고를 하루 안에 쓴다.

영어가 그렇다. 아니 모든 언어가 그럴테지만, 정말 해도 해도 어렵다. 알면 알수록 조심해야 할 기준들이 더 생겨나면서 더 어려워지는 느낌에 압도 당한다. 잘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고, 내일이라도 당장, 원어민처럼 말할  있다면, 글을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꿈을 꾸지만, 이건 애초에 절대 이룰  있는 꿈이 아니다. 원어민이라고 쉬울까. 모든 원어민이  흐르듯 말을 하고, 모든 원어민이 수려한 문장을 줄줄 늘어놓을까. 미국에도 에세이 만점과 꼴찌가 있지 않을까. 그렇다면 원어민이 아닌 내가, 완벽한 영어를 구사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이토록 고민하고 고통스러워하는  너무나 자연스러운  아닐까.


영어 프로그램의 작가라는 무거운 타이틀만 아니라면, 나는 언젠가 지독한 영어 지옥에서 해방될 수 있을까. 아니, 내일 아침에도 스튜디오의 서늘한 공기 속에서, 뜨거운 열정을 불태워 가며 오늘도 하나 더 배웠다고 자부하고 스튜디오를 떠날 수 있을까. 내가 쓴 글이, 내가 쓴 오프닝이, 내가 쓴 원고가 누군가에게 힘이 되고, 지식이 되고, 실력이 되는 과정 속에 나는, 나를 제대로 붙잡고 매일매일 휘몰아치는 거대한 영어의 파도를  유연하게 넘나들 수 있을까.




우리 프로그램에는 내가 이름 지었던 인기 코너가 하나 있다. 바로 '무모한문장'. 아주 제목이 길지만 '무조건 도전하면 좋을 모닝스페셜의 한 문장'이라는 코너인데, 한글 문장을 영어로 표현하는 퀴즈에 도전해 보는 코너다. 당연히 틀린 답이 온다. 그런데 그 답이 정말 소중하다. 왜냐면, 그 답을 듣고 다시 좀 더 좋은 표현이 되도록 예쁘게 고쳐나가는 과정에서 무수히 많은 것을 익힐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 코너에서는 틀린 답도 역설적으로 반드시 정말 좋은 답이 된다. 그렇게 퀴즈를 맞히기 위해 문자를 보내보면 안다. 내가 고심해서 고민해 보고 틀린 답을 보냈을 때, 그 문장이 그럴듯한 문장으로 바뀌는 진짜 이유와 과정을 알고 나면, 그 문장은, 절대 잊을 수 없도록 평생 머릿속에 남게 되기 때문이다.


그런 도전과 열린 마음을 갖는 영어 학습 과정의 소중함을 깨닫는 것이, 궁극적으로 우리 프로그램의 본질이 되길 간절히 바란다. 영어를 뛰어나게 잘하는 소수의 사람들만 향유하는 방송이 아니라, 누구나 영어를 즐겁고 유익하게 익히고 싶게 되는 영어 학습의 '옳은' 플랫폼. 청취자들의 Morning Energy로, 아침에 들으면 힘이 나는 방송. 매일 아침 8시, 주파수를 맞추고 반디 앱을 켜는 것만으로도 아침 시간이 가치 있게 되고, 더 나아가 나를 위한 성장의 시간이 되는 방송. 국내외 뉴스를 통해 지식을 쌓는 지적 호기심을 충족하는 통로. 언어에는 한 가지 정답만 있는 게 아니라는 걸 알게 되는 눈이 뜨이는 기회. 단순히 "나 이 정도 프로그램 들을 정도로 영어 잘해"를 확인하는 시간이 아니라, '영어라는 창을 통해 오늘도 더 넓은 세상을 배워나가는구나' 하고 느낄 수 있는 소중한 계기.


그게, 오늘도, 내일도, '무모하게 도전하는' 영어 작가로서, 내가 바라는 우리 프로그램의 이상적인 나아갈 방향이었으면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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