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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타인의 청춘 Jun 08. 2019

푸른 우주여행, 스쿠버 다이빙

나 자신을 온전히 마주하는 뜻깊은 숨결을 만나다

인간이 살아가는 지구 위 그 어느 곳에서도, 우리는 중력을 거스르지 못한다. 무거워진 물방울이 메마른 대지를 적시고, 잘 익은 사과가 땅 위로 떨어지며, 나이가 들면 주름이 생기며 얼굴이 늘어지는 모든 이치, 바로 자연의 섭리다. 누구도 이 섭리를 벗어날 수 없다. 하지만 여기, 약간의 도움을 받아 ‘중력을 거스를 수 있는’ 아주 낭만적인 예외가 있다. 푸른 바닷속을 자유롭게 유영하는 레저 액티비티, 바로 스쿠버 다이빙Scuba diving이다.


스쿠버 다이빙에서 ‘스쿠버Scuba’란 ‘Self Contained Underwater Breathing Apparatus(자체 수중 호흡 장치)’의 약자다. 사람의 호흡 방식으로는 물속에서 물고기들처럼 자유롭게 숨을 쉴 수 없기 때문에, 그야말로 ‘숨을 쉴 수 있게 해주는 장비’를 갖추고 물속으로 다이빙을 하는 것을 말한다. 보통 ‘스킨스쿠버’라는 잘못된 표현이 자주 쓰이곤 하는데, 이는 ‘스킨다이빙’과 ‘스쿠버다이빙’을 혼합해 쓰는, 그른 말이다. 

다이버라면 올바른 지식 습득도 필수. 스쿠버 다이빙에 사용되는 탱크는 '산소통'이 아니라 '공기통' 즉 Air Tank다. (사진제공: 세부 뉴그랑블루 다이브 리조트)
언제 만나도 반가운 거북이, 오래 오래 행복하게 머무르거라. 

전 세계 1%의 사람들, 스쿠버 다이버
 

전 세계 약 70억 인구 중, 600만여 명 (2016년 기준, 출처: DEMA), 즉 1%도 안 되는 사람들이 즐긴다는 스쿠버 다이빙. 과연 무언가 특별한게 있을까? 다이버들이 흔히 하는 말 중에, ‘스쿠버 다이빙을 안 해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한 사람은 없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스쿠버 다이빙은 중독성이 강하다. 그만큼 한번 경험해보면, 그 특유의 매력에서 헤어 나오기 힘들다는 것일 게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양질의 스쿠버 다이빙 센터가 많이 생겨나고, 여행 인구 증가와 레저 활동의 성장과 맞물려, 더 많은 사람들이 스쿠버 다이빙을 시작하고 있다. 그렇다면 스쿠버 다이빙의 어떤 매력이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을 바다로 이끄는 걸까?

백롤(BACK ROLL)로 입수하는 순간

 스쿠버 다이빙에 ‘풍덩’ 빠져 들어보자


스쿠버 다이빙의 매력은 무엇일까? 첫째, 바다가 인접해 있는 곳이라면 전 세계 어디서나 즐길 수 있다는 점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의 70%는 바다로 뒤덮여 있다. 그 어떤 바다에서라도 적합한 장비만 잘 갖추고, 좋은 ‘다이브 포인트Dive point’가 있다면, 어디서든 스쿠버 다이빙을 즐길 수 있다는 말이다. 아주 흔치 않은 경험일 수 있지만, 맑은 계곡에서, 호수에서, 빙판 아래서 다이빙을 하는, 이색적인 모험을 찾는 다이버들도 있다. 더 말할 것도 없이, 인생을 통틀어 누구나 할 수 없는 독특한 경험이 될 것은 분명하다. 미국에서, 이집트에서, 호주에서, 동남아시아의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태국에서 스쿠버 다이빙을 한다고 상상해 보자. 오직 육지를 걷는 여행자들보다 더 많은 인생의 추억을 만들 수 있음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발리의 누사 페니다에서, 평생 추억을 공유한, 언제 만나도 즐거운 나의 버디들과 함께

두 번째, 땅 위의 날씨가 다르고, 바람이 다르고, 나를 스쳐 지나가는 사람들이 다르듯, 바다도 언제나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어떤 때는 한없이 투명하고 맑은 바다가 펼쳐지지만, 또 어떤 때는 조류(커런트 Current: 밀물과 썰물 때문에 일어나는 바닷물의 흐름)와 써지(Surge: 조수가 밀려드는 현상)로 힘든 다이빙을 하게 될 때도 있다. 동해 바다엔 병풍처럼 험준한 산맥이 우뚝 서 있기도 하고, 제주 바다에선 이색적인 현무암 지형이 펼쳐지기도 한다. 열대 바다에선 알록달록한 난류성 물고기들을 마주할 수 있고, 남극의 바다에서는 혹독한 추위를 이겨낼 수 있는 어류를 만날 수 있다. 새벽녘에 볼 수 있는 생물이 다르고, 한낮과 해질녘 나타나는 생물이 모두 다르다. 해질녘 바다에 입수하는 나이트 다이빙(Night Diving)과 같은 이색적인 다이빙 코스가 따로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말레이시아 시파단에서 마주한 바라쿠다Barracuda 무리

셋째, ‘첨벙’하는 소리와 함께 바닷속에 들어가면, 보이는 것은 아름다운 바닷속 풍경이요, 느끼는 것은 부드러운 물살과 일렁이는 아지랑이, 들리는 것은 나의 숨소리, 또 이따금 듣게 되는 낭만적인 빗소리뿐, 그 어느 것도 나를 방해할 수 없다. 진귀한 생명체를 마주하게 될 때, 다이브 마스터가 ‘이쪽을 보라며’ 탐침봉으로 공기통을 두들기거나, 딸랑거리는 셰이커를 흔들 때가 있지만, 이마저도 그 순간뿐이다. 한없이 고요하면서도 평화롭고, 때론 거칠면서도 장엄한 바닷속에서, 오직 내 숨소리와 교감하고 있는 나 자신을 느낀다. 그런 내가 광활한 바닷속에서 한낱 미물에 지나지 않는다는 걸 깨닫는 순간, 인생의 고통에 번민하는 일상이 얼마나 부질없던가를 느끼게 된다. 나를 괴롭히던 모든 것들이 작게 느껴지고, 흐르는 물결이 포근하게 나를 감싸주는 느낌. 그야말로 ‘푸른 우주’ 속에서 맞이하는 ‘명상의 순간’이자 ‘안온한 흐름’에 몸을 맡기는 경이로운 체험이다.

다이버들이 너나 할 것 없이 귀여워 하는 아네모네 피시. 속칭 "니모"라고도 불린다. (사진제공: 세부 뉴그랑블루 다이브 리조트)
내가 가장 좋아하는 생물 중 하나인 만타 레이Manta Ray. 우아하고 경이로운 모습이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마지막으로, 바닷속 생명들을 마주하면서 자연의 위대함을 몸소 체험하고 나면, 이 모든 것들의 처음은 어땠는지, 탄생과 소멸은 무엇을 의미하는지, 이 광활한 바다를 채우는 물은 어디서 흘러 오고, 또 어디로 사라지는지를 생각하게 된다. 거친 조류를 맞이할 때는 인간의 나약함을 느끼기도 하고, 파도 하나 없는 잔잔한 수면 위에 떠올라 은하수를 바라다보는 나이트 다이빙을 할 때면, 새삼 이 지구라는 별이 얼마나 아름다운 곳이었는지를 실감하게 된다. 보트 위에서 만난 다이버들은 공통의 추억을 갖게 된 소중한 ‘버디Buddy’가 되고, 한날한시에 다이빙을 함께 한 친구들과 몇 년이 지나도 같은 추억을 떠올리며 왁자지껄하게 웃는 자리는, 언젠가 우리가 또 함께 새로운 바다를 맞이하게 될 거라는 뭉근한 희망과 설렘도 갖게 해 준다. 스쿠버 다이빙의 모든 순간은, 영원히 잊지 못할 나의 ‘인생 기록’이 된다.

전 세계인이 국적과 나이에 상관없이 다이빙을 즐기는 한가로운 순간

평생 취미도 되고, 직업으로 삼기에도 충분한 스쿠버 다이빙


스쿠버 다이빙은 남녀노소 누구나 적합한 교육을 받고 안전을 준수하면서 여유롭게 즐긴다면, 나이가 들어서도 할 수 있는 평생 취미가 되기에 충분하다. 그뿐인가. 스쿠버 다이빙을 평생 직업으로 갖는 사람도 많아지는 요즘, 바다가 있는 곳이라면 어디서든 ‘새로운 버디Buddy’들을 바다로 이끄는 지도자, 즉, 강사가 될 수도 있다. 최근엔 국내에 양질의 스쿠버 다이빙 센터도 많이 생겼고, 심해를 체험해 볼 수 있는 다이빙 전용 풀장(K26, 가평 소재)도 인기가 많다. 또한 외국의 다이브 센터에서 활동하는 한국인 다이브 마스터, 다이브 인스트럭터들도 많아진 만큼, 전반적인 스쿠버 다이빙 저변 확대에도 가속도가 붙고 있는 추세다. 한국에서도 매년 스쿠버 다이빙 박람회가 열리는 만큼, 관심이 있다면 친구나 가족, 연인과 함께 들러보아도 좋겠다.

말레이시아 시파단에서 바라쿠다Barracuda 무리와 나


지금, 스쿠버 다이빙에 입문하고 싶다면?


스쿠버 다이빙을 처음 시작하려면, 반드시 다이버 라이선스를 취득해야 한다. 스쿠버 다이빙 라이선스를 취득해야 한다는 것은 마치 ‘운전면허증’을 소지한 사람만이 도로 위에서 합법적으로 주행을 할 수 있는 것과 같다. 충분히 교육받고, 훈련을 받은 사람만이 드넓은 바다를 도로 삼아, 합법적으로 ‘유영’을 할 수 있게 되는 자격을 얻는다는 말이다. 따라서 이런 ‘합법적 유영’을 하기 위한 기본 교육이 필수인데, 이를 위한 인증된 교육 기관 및 훌륭한 다이브 센터를 먼저 찾아야 한다.

안전하고 잘 정비된 환경에서 오픈워터 다이버들이 숙련된 강사에게 교육을 받는 모습 (사진제공: 세부 뉴그랑블루 다이브 리조트)
비치 다이빙 Beach Diving에서 자이언트 스트라이드Giant Stride로 입수하는 장면

필자의 경우, 스쿠버 다이빙을 아주 좋아하는 대학후배에게 추천을 받아 다이빙을 시작하게 됐다. 바쁜 회사 생활과 여유 없는 삶에 치여 그야말로 숨 쉴 틈도 없이 살고 있었던 내게, 나 자신을 들여보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거라며 ‘강력 추천’했던 터라, 과연 무엇이 그 후배를 그렇게 다이빙에 푹 빠지게 했는지, 물속 세상이란 어떤 느낌인지 무척이나 궁금해졌다. 여기서 문제는 하나, 나는 물을 무서워하는 사람이었다는 것. 물 가까이 가는 데에도 큰 결심이 필요한 내가, 수영도 잘 못하던 내가, 과연 심해로 몸을 내던질 수 있을까.
 

“근데 말이야…… 사실 내가 수영도 잘 못하고, 물도 너무 무서워하는데 할 수 있을까?” 후배는 꽤나 단호했다.


“오빠, 사전에 제대로 교육받고, 충분히 훈련만 한다면, 누구나 할 수 있어요. 그리고 스쿠버 다이빙은 올바른 지식을 갖추고 안전 수칙만 잘 지키면, 사고 확률도 거의 0%에 가깝게 줄일 수 있어요. 사실 스쿠버 다이빙 중 일어나는 대부분의 사고는 항상 규칙을 어기거나 무리해서 생기는 거예요.”
 

이 친구의 말을 한번 믿어보기로 했다. 그리고 믿을 만한 다이빙 교육 기관과 다이브 센터를 찾던 중,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다이버 등록자 수를 가지고 있다는 PADI에서 교육을 시작하게 되었다.

필리핀 모알보알에서 만난 정어리떼

체계적이고 엄격한 교육이 중요한 오픈워터 다이버 코스 (OW)


드넓은 바닷속을 유유히 누비는 색다른 경험을 즐기기 위해 스쿠버 다이버가 되려면, 오픈워터 다이버 코스 교육에 등록해야 한다. 흔히 체험 다이빙이라고 부르는 디스커버리Discovery 다이버 코스도 있지만, 이는 30-40분 내외로, 숙련된 가이드들의 도움을 받으며 잠깐 동안 바닷속을 구경하고 나오는 것과 다름없기 때문에, 체험 다이빙은 사실 ‘맛있는 음식을 제대로 먹기 전의 간 보기’ 정도에 불과하다.

첫 바다 입수에 나서기 전, 스스로의 안전을 위한 체계회된 수영장 교육은 필수다. (사진제공: 세부 뉴그랑블루 다이브 리조트) 

자율적이고, 적극적인 다이빙을 해보고 싶다면, 공인 기관 및 숙련된 강사를 통한 체계적 교육을 시작하는 것이 필수다. 그 첫 단계가 바로 오픈워터 다이버 코스인 것이다. 어떤 기관을 통해 교육을 받는지, 어떤 장소에서, 어떤 센터에서 교육을 받는지에 따라 퀄리티와 교육 내용, 비용도 천차만별일 수 있지만, 생명과 직결된 중요한 교육인 만큼 이왕이면 비용을 너무 아끼지 않고, 검증된 센터를 찾아 교육을 받길 추천한다. 최근에는 위급 상황에서 안전을 보장할 수 있도록 수영을 할 수 있는 실력이 되는지도 체크하므로 강사에게 교육 프로그램 진행이 어떻게 되는지를 꼼꼼히 따져보고 시작하길 바란다. 그렇게 이론 교육, 수영장 교육, 바다에서 진행되는 개방수역 교육까지 마치고 나면, 바다를 탐험할 기본 준비는 끝난다.


필리핀 릴로안에서 했던 월 다이빙 Wall Diving

좀 더 만족스럽고 깊은 경험을 원한다면, 어드밴드스 오픈워터 다이버 코스(AOW)


오픈워터 다이버로 바다에 처음으로 몸을 담그고 나면, 이제 더 넓은 바다를 살펴볼 욕구가 슬슬 피어오른다. 그도 그럴 것이 지구의 70%는 바다고, 한국의 산, 일본의 산, 중국의 평야, 미국의 사막이 다르듯, 바닷속도 그렇게 모두 다르다. 인도의 동물, 브라질의 동물, 남극의 동물이 모두 다르듯, 다이브 포인트마다 볼 수 있는 피조물도 모두 다르다. 얕은 바다에 흔히 잘 알려져 있는 니모Nemo(아네모네 피시)가 살고 있다면, 깊은 바닷속에는 환도상어Thresher shark, 개복치Mola Mola가 살고 있다.


오픈워터 다이버로서 다이빙 규정에 맞추어 하강할 수 있는 최대 수심은 18m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더 레크리에이셔널 다이버로서 깊은 바닷속을 무한히 즐기기 위해서는 어드밴스드 오픈워터 다이버 (이하, 어드밴스드 다이버) 자격증을 추가로 취득해야 한다. 어드밴스드 다이버에게만 최대 한계 수심인 40m까지 하강해 볼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지기 때문이다. 어드밴스드 다이버가 되고 나면 전 세계 어떤 다이브 센터를 가더라도, 정해진 규정 내에서 자유로운 다이빙을 할 수 있기 때문에, 비로소 ‘걸음마’에서 ‘걷고 뛰기’ 시작한 다이버가 될 수 있는 것이다. 물론 본인의 목표와 선호에 따라, 레스큐 다이버Rescue Diver, 다이브 마스터Dive Master, 다이브 인스트럭터Dive Instructor, 즉, 강사까지도 도전해 볼 수 있음은 물론이다.

친절하기로 유명한 다이브 마스터들과 강사진이 크리스마스를 맞이해 마련한 바닷속 이벤트. 미소가 절로 나온다 (사진제공: 세부 뉴그랑블루 다이브 리조트) 
인도네시아 발리Bali의 크리스탈 베이Crystal Bay 포인트에서 만난 개복치Mola Mola

좀 더 색다른 여행을 꿈꾼다면


해외여행이 일상화되면서, 단순히 새로운 곳을 보고 느끼고 오는 여행에서, 무언가 남들과는 다른 이색적인 체험을 원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음은 쉽게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필리핀의 어느 곳에서, 태국의 어느 섬에서 따사로운 햇살 아래, 저 멀리서 들려오는 파도소리, 시원한 칵테일 한잔과 함께 선베드에 누워 망중한을 즐기는 여유도 충분히 만족스럽지만, 바닷속을 체험하는 경험은 그 누구도 쉽게 할 수 없는 추억을 만들어 준다. 그뿐인가. 바닷속 체험도 체험이지만, 다이빙 후에 이어지는 시원한 마사지, 상다리가 부러질 만큼 푸짐한 식사, 함께한 버디들과 나누는 현지 여행 등, 다이빙 여행이 주는 만족감은 평범함을 넘어서는 즐거움이 된다.


말레이시아 다이빙에서 만난 13명의 싱가포르 다이버 친구들과 함께

첫 해외 다이빙 트립, 과연 어디가 좋을까?


앞서 언급한 것처럼, 공인 인증된 기관으로, 시설이 훌륭하며, 교육 체계가 잘 갖추어진 다이브 센터가 근접한 바다가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좋다. 입문자에게 좋은 다이빙 체험을 추천하자면 필리핀 세부, 보홀 등이 적합하다. 비행기로 4시간이면 다다를 수 있는 곳에 위치하면서도, 짧은 휴가로도 다녀오기에 부족함이 없는 곳들이기 때문이다. 참고로 필자의 첫 오픈워터 다이빙은 필리핀 세부 막탄섬에 위치한 뉴그랑블루 다이브 리조트였고, 어드밴스드 다이버 코스를 수료한 곳은 필리핀 보홀의 저스트 다이브 리조트였다. 두 곳 모두 기본기가 탄탄한 교육 체계, 품격있는 다이빙 장비와 시설, 안전하고 평온한 바다 환경, 초보자도 마음 놓고 즐길 수 있는, 친절하고 훌륭한 강사진과 스태프를 갖춘 곳들이다.

드넓은 바다로 나를 안내해줄, 프로다운 지도자, 강사진을 만나는 것은 큰 행운이다. (사진제공: 세부 뉴그랑블루 다이브 리조트)
화이트 팁White Tip 상어. 보통 상어라고 하면 무섭게 느껴지지만, 먼저 위협적인 행동을 하지 않는다면 대부분의 바다생물들은 다이버를 해치려 들지 않는다.

좀 더 경험이 쌓인 다이버들이라면, 인도네시아의 발리나 멘장안, 필리핀의 두마게띠, 릴로안, 혹은 말레이시아의 시파단, 쁘른띠안, 르당, 뜨렝가누도 추천한다. 천혜의 자연 환경과 다채로운 생물들이 모든 이들을 반겨줄 것이다. 시간이나 예산에 좀 더 여유가 있다면, 고품격 다이빙 체험을 할 수 있는 리브어보드 트립도 좋다. 태국의 시밀란, 인도네시아의 라자 암팟, 몰디브 등이 리브어보드 트립을 하는데 제격인 곳들이다. 그 외에 필리핀의 팔라완, 남태평양의 보석이라고 불리는 팔라우, 이집트의 다합, 갈라파고스 군도, 마다가스카르, 호주의 용갈라, 일본 오키나와의 요나구니 등은 다이빙 끝판왕이라고 불려도 손색이 없는 포인트로 전 세계 다이버들의 성지로 불린다. 물론 숙련된 다이버들만 갈 수 있는 곳들이 있기 때문에, 담당 강사와 사전에 잘 상의해 보는 것이 좋다.


국내에서 동해 다이빙을 하거나 제주도 다이빙을 하는 것도 색다른 경험을 하기에 좋다. 다만 국내 바다는 동남아시아의 바다보다 수온이 훨씬 낮고, 시야가 좋지 않을 때도 많으며, 거친 파도와 싸워야 하는 경우도 많다는 것은 염두에 두어야 한다.


다이빙 여행에 덜 중요한 것은 없다. 훌륭한 시설, 좋은 강사진, 몸에 좋은 음식 등 모든 것이 즐거운 다이빙을 위한 필수 요소다. (사진제공: 보홀 저스트 다이브 리조트)

더 멋진 스쿠버 다이버가 되고 싶다면 


자연은 인간에게 경이로운 속살을 허락한다. 그렇게 허락된 자연을 마음껏 즐기고 누리는 것은 인간의 축복이자, 권리일 것이다. 다만 모든 권리에는 응당 의무가 함께 하듯, 아름답고 소중한 바다를 오래오래 간직하고 지켜나가는 것이, 우리 모두의 의무일 것이다.


플라스틱 쓰레기로 몸살을 앓는 바다, 뱃속 그득히 해양 쓰레기를 먹고 죽어간 고래, 비닐봉지를 뒤집어쓰고 고통에 신음하는 거북이, 백화 현상을 견디지 못하고 부서져 산산조각 흩어지는 수백 년을 견뎌온 산호초 등, 지금 이 순간에도 바다는 고통에 신음하고 있다. 이들을 함부로 만지지 않고, 해치지 않고, 그저 자연과 어우러지다 물밖으로 조용히 나오는 것, 그것이 명예로운 스쿠버 다이버로서 지켜야 할 1순위 수칙이다. 경이로운 속살을 내어준 자연에게 보답하는 유일한 길인 것이다. 더 나아가 그린 다이버가 되어 바닷속의 작은 쓰레기라도 주워 나올 마음을 가질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겠다.

엄청난 바라쿠다 무리와 함께한 나의 인생샷

마지막으로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 것, 바로 안전, 또 안전이다. 스쿠버 다이빙은 숙련된 강사로부터 교육을 받고, 충분한 훈련을 마쳐야 하고, 아무리 경험이 쌓인 다이버라 할지라도 바닷속 상황을 잘 알고 있는 다이브 마스터나 가이드와 반드시 동행해야 한다. 또한 ‘버디 시스템’을 통해 최소 둘씩 짝을 지어 다이빙을 하는 것도 중요하다. 여행 분위기에 들떠 위험한 행동을 일삼거나 경거망동한다면, 자신뿐만 아니라 다른 다이버들의 생명까지도 위험하게 만들 수 있다. 위험한 바다 생물이나 독성이 있는 산호초를 만나는 환경, 조류가 심한 곳, 날씨가 험한 날 등에 각별히 유의해야 하며, 위험하다 판단되는 순간엔, 무척 아쉽더라도 주저없이 다이빙을 취소하는 것이 현명하다. 무리하게 욕심을 내선 안되며, 규정을 벗어나는 위험한 행동도 절대 금물이다. 자신과 동료들의 안전을 0순위로 두는 선택만이, 경이로운 바다를 만나고 또 만날 수 있는, 현명한 스쿠버 다이버로서의 지혜가 될 것이다. 평생 ‘드넓고 푸른 우주’를 즐겁게 유영하고 싶다면.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경험한, 렉 다이빙Wreck Diving이라고 부르는 난파선 다이빙에서 나의 버디였던 형님의 멋진 포즈
스쿠버 다이빙 후 즐기는 시원한 칵테일 한잔과, 신선한 재료로 만들어진 시푸드 만찬은 무한한 행복감을 더해준다. (사진제공: 세부 뉴그랑블루 리조트, 카바나 레스토랑)
푸른 바다가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 무엇을 망설이는가. 전 세계 1%의 스쿠버 다이버가 되어보자. (사진제공: 세부 뉴그랑블루 다이브 리조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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