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밀레니얼을 위한 패션 웹 매거진 파인더프
공공일호 4층은 코워킹 스페이스입니다. 붉은 색 벽돌이 둘러진 넓찍한 사무실 안에 파티션 없이 다양한 회사들이 모여서 일하는 공간입니다. 미디어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인 메디아티를 비롯, 메디아티가 투자하는 다양한 미디어 스타트업과 1인 기업 등 다양한 유형의 조직이 모여 일하고 있습니다. 공공일호에 어떤 분들이,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공공일호 인터뷰]에서 전해드립니다. 무엇보다 이 곳에 있는 다양한 사람들의 요즘의 관심사, 좋아하는 것들에 관한 이야기가 담길 예정입니다.
다양한 스타트업 회사가 함께 일하고 있는 공공일호 4층 코워킹 스페이스는 새로운 일을 도모하는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공간입니다. 회의실에서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는 사람들, 카메라 앞에 모여 촬영하고 있는 사람들, 편집기에 골몰해 있는 사람들 풍경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4층을 둘러 볼 때마다 책상 곳곳에서 벌어지는 일이 궁금하고, 늘 새로운 얼굴을 보게 되면, 어떻게 이 도전을 시작하게 됐는지 묻는 일이 자연스러울 정도입니다.
오늘은 사람들 각자의 아이덴티티에 어울리는 브랜드를 찾아주는 매거진 파인더프를 만났습니다. “Find your offnormal brand” 자연스럽게 문장 속에 들어 있는 ‘오프노말'이라는 낯선 단어는 파인더프를 설명하는 중요한 키워드입니다. 평범하면서도 평범하지 않은 것, 일상 속에서 발견하는 특별함. 누구와도 같지 않은 자기만의 개성을 드러내는 패션과 브랜드 이야기를 전달합니다. 파인더프를 만드는 에디터 현(지현), 소닉(성익), 경(상경) 역시 늘 미소로 마주치는 얼굴이 친숙하게 다가오지만, 가만히 보면 제각각 남다른 매력이 있습니다. 오늘은 특별한 코디 없이도 늘 잘 차려입은 인상을 주는 지현님과 엉뚱하고 유쾌한 성익님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Q: 안녕하세요. 저는 공공그라운드 콘텐츠 매니저 여름입니다. 파인더프를 소개해주세요.
지현: 파인더프는 밀레니얼 소비자를 타깃으로 하는 패션 웹 매거진. 미디어 커머스입니다. 사람들은 남과 다른 옷을 입고 싶어하잖아요. 자기 아이덴티티를 표현할 수 있는 브랜드를 찾고 싶어 한다고 생각했고, 그들에게 맞는 브랜드를 찾아주는 서비스이자 플랫폼입니다.
성익: 패션에 관련해서는 쇼핑몰도 많고 광고도 많은 시대인데요. 자기가 원하는 스타일을 어렴풋이 생각은 하지만, 막상 쇼핑할 때는 발견하기 어렵다고 생각해요. 캐주얼, 스트릿, 댄디 이런 말들이 굉장히 모호하고, 스타일을 잘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저희는 사람들의 성격, 라이프스타일 통해서 새로운 브랜드를 소개하는 사이트가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Q: 지현님은 크고 작은 회사에서 패션 관련 일을 해오셨고, 성익님은 창업학을 공부하고 스타트업을 시작하셨는데요. 그런 의미에서 파인더프는 각자에게 어떤 의미의 직장인가요?
지현: 엄청나게 새로운 도전이에요. 저는 대학생때부터 블로그를 하면서 콘텐츠도 만들고 규모도 키우고, 큰 기업이나 스타트업에서 패션콘텐츠도 만들었어요. 그런데 패션콘텐츠를 커머스까지 연결한 데는 많이 없었어요. 저는 콘텐츠도 만들고, MD도 하고 싶었거든요. 그래서 내가 해보자, 하고 시작했어요. 주변에서는 ‘너는 항상 창업할 거야. 결국 하겠지'라는 얘기를 하긴 했는데, 막상 창업하는 게 두려워서 못했거든요. 하지만 직장을 다니면서 만족할 수가 없어서 무모한 도전을 하게 됐고, 다들 한 번에 성공하는 법은 없다고 하는데 그래도 제대로 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도전하고 있습니다.
성익: 저한테 파인더프는 제가 그린 그림을 실현해나가는 공간이에요. 학교 다닐 때도 스타트업을 했었는데, 그때도 그런 부분이 좋았거든요. 내가 세상을 보는 관점으로 그림을 그리고, 세운 가설을 증명하는 것. 그런 일을 계속해보고 싶어서 방향을 고민하고 있을 때 지현님한테 연락을 받았어요. 지금도 이런 식으로 일하는 방식이 좋아요.
불문과 선후배로 만난 두 사람. "성익 님은 저랑 성격도, 좋아하는 것도 여러가지가 달라요. 그래서 제가 없는 부분을 가지고 있고, 덕분에 새로운 걸 볼 수 있게 해줘요." "지현 님은 합리적인 사람이에요. 특히 자기관리를 잘 해요. 전 그 부분을 못하는 편이라 그런 면에는 존경심이 있어요." 서로 '너무' 다르다고 말하는 두 사람이 내는 유쾌한 시너지가 파인더프 콘텐츠에 건강한 에너지로 고스란히 담겨 있다.
Q: 두 분에게 오프노말한 부분은 어떤 게 있는지 알려주세요.
성익: 편견이 없다는 점. 저는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 데에 두려움이 없는 편이에요. 여행을 많이 다니면서, 내가 직접 경험해보지 않고는 판단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어요. 파리에 가든 밀라노에 가든 편견들이 산산이 조각났거든요. 내가 얼마나 편협하게 세상을 재단하고 있는지 잘 알고 있어서, 새로운 걸 대할 때 편견을 갖지 않으려고 해요.
지현: 저는 반대에요. 의외로 엄청 신중한 편이에요. 도전하기 전에 이것저것 고민을 많이 해요. 파인더프를 하기 전에도 창업 관련된 교육을 몇 년 전부터 들어봤고, 걱정하다가 밀고 나가게 됐거든요. 배우는 걸 좋아해서 스터디도 하고, 사람도 많이 만나고 운동도 많이 해보는 편이에요. 고집이 있는 편이라 한번 시작하면 쭉 해나가는 편이에요. 오래 고민하다가 그래, 해보자! 하고 도전하는 편.
성익: 지현님은 하나를 정하면 쭉 밀고 나가는 기차 같은 사람이고, 저는 기차를 타는 대신 걸어서 여기저기 다니는 사람이에요.(웃음)
Q: 패션은 정말 많은 사람이 ‘내가 스페셜하다'고 외치는 분야인 것 같아요. 매일 새로운 것들이 쏟아져나오고, 경쟁도 치열한 부분인 것 같은데, 파인더프만의 특별함은 무엇인가요?
지현: 패션 매거진은 대체로 명품을 위주로 다루고요. 온라인 사이트에 올라와 있는 것도 나한테 와닿는 내용이 없을 때가 많았어요. 맨날 알려진 브랜드만 나오죠. 저희가 내세운 것은 하이엔드 브랜드보다 국내 신진 디자이너들 위주로, 특히 아이덴티티를 가진 디자이너 위주로 소개하고 있어요. 색깔 있는 디자이너만을 취급하는 미디어에요. 일반 패션 미디어 중에서도 커머스랑 제대로 연결된 곳이 없거든요. 찾아보면 29센티 정도? 저희는 브랜드에 입점해서 커머스를 같이 만들고 있어서 일반 패션 미디어와 차별성이 있다고 생각해요.
성익: 사람들이 상품에 특색이 없으면 덜 소비하게 될 거라고 생각했어요. 제가 가까이서 지켜보니, 매스 브랜드는 매뉴얼에 의해서 작업해요. 가을 시즌 트렌치코트는 매뉴얼에 따라 이 카라가 잘 팔려, 이 색깔이 잘 팔려, 이런 식으로 옷을 만들다 보니 특색이 없어지고, 가을이 되면 비슷비슷한 트렌치코트만 쫙 깔리는 거죠. 그건 사람들이 원하는 게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우리나라와 비슷한 GDP를 가진 다른 나라를 비교해보면, 한국은 패션 디자이너 브랜드가 차지하는 비중이 적고 시장이 작아요. 문화적 역량을 키우기 위해서라도 디자이너의 브랜드 스토리를 알릴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어요. ‘립언더포인트'라고 저희가 최종적인 단계까지 꿰뚫어놓은 브랜드가 있는데, 그 브랜드는 조금씩 매출이 올라와요. 아직 내실을 다지는 와중이라 돈을 써서 크게 마케팅을 하지 않는데도 구매가 이뤄지고 있어서, 앞으로는 그 비중이 커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Q: 누군가에게 스타일을 제안해주려면, 에디터부터 유행이나 스타일에 민감해야 할 것 같아요. 두 분은 어떠세요?
성익: 지현님은 워낙 본인 스타일 자체가 확실해요. 지금 걸친 옷도 특이하다고 생각해요.(웃음)
지현: 오프노말은 트렌드랑 다른 부분이에요. 우리가 모델이나 런웨이에 올라가는 옷을 평소에는 못 입잖아요. 그런데도 조금은 특별한 옷을 입고 싶은 욕구, 그 포인트를 잡으려고 하는 편이에요. 저 자체가 옷을 고를 때 그걸 중요시하거든요. 파인더프의 타깃 자체가 딱 저와 에디터 상경님이에요.
성익: 저는 최대한 많이 보려고 노력해요. 핀터레스트로 핀을 많이 하고. 저만의 아카이브를 만들기 위해서 많이 보고 저장해놓고 공부하는 편이에요.
Q: 파인더프를 운영하면서 가장 고민하는 건 어떤 점인가요?
성익: 사람들이 브랜드의 위상을 생각보다 많이 보는구나, 느껴요. 옷을 살 때 어떤 걸 주로 보세요? 물어보면 나오는 답은 뻔해요. 디자인, 가격, 퀄리티. 그렇지만 결국 사는 브랜드는 인기 있는 브랜드의 옷이거든요. 이게 잘못된 건 아니지만, 이런 식의 구매가 이루어지는 기존의 분위기를 어떻게 깰 수 있을까 고민해요.
지현: 사람들이 어떤 브랜드에 꽂히면, 스스로 찾아보고 스스로 알린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우리 주변에는 다 똑같은 스타일의 옷, 혹은 이름있는 유명 브랜드, 이 두 가지밖에 없어서 저는 브랜드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이야깃거리가 소비자에게 살만한 거리가 된다고 생각해요. 이 브랜드는 친환경 자연주의 니트를 만드는 곳이야. 이 브랜드는 수익금을 좋은 곳에 기부해. 사람들이 저절로 말하고 싶은 이야깃거리를 전해주고 싶어요.
성익: 또 한 가지로는 페미니즘에 관한 고민이 있어요. 패션 업계 자체가 상품을 팔기 위해서 여성과 남성을 나눠놓은 업종이다 보니까, 여성스럽다, 남성스럽다 같이 기존의 표현 앞에서 고민하지 않을 수가 없어요. 편견이 없고 중립적인 관점에서 다루려고 해도 단어 선택이 어렵고요. 러블리하다, 보이쉬하다, 섹시하다는 말 대신 둘러둘러 표현하려고 말해요. 상품화된 이미지를 그대로 쓰지 않으려고 노력하고요. 정치적인 올바름을 선택하려고 애쓰고 있어요.
Q: 이전에는 다른 코워킹 스페이스에서 일하셨죠? 공공그라운드의 사용 경험은 어떤가요?
지현: 제가 빨간 벽돌의 아늑함을 좋아해서 그런지 분위기가 너무 좋아요. 여기 모인 사람들도 좋고요. 처음엔 신기했어요. 미디어 스타트업이 이렇게 많다니! 전에 있던 위워크는 외국 회사 같은 느낌이라 개인적인 분위기였다면, 공공일호는 훨씬 따뜻한 분위기에요. 주변에 공원이 있고, 나무가 있으니까, 정말 잘 꾸며진 사무실에 있는 느낌. 학교에 온 것 같은 느낌이 있어요.
성익: 저는 커뮤니티 프로그램이 있다는 게 좋은 것 같아요. 저는 ‘미묘미’(공공일호 맛집 모임)에 참여하고, 여러분들과 얘기하고 있는데, 제가 꼭 참여하지 않더라도 여러 커뮤니티 프로그램이 운영된다는 게 좋은 것 같아요.
Q: 근무 외적으로 시간을 가장 많이 들이고 있는 일을 알려주세요. 요즘의 관심사는 뭐예요?
지현: 저는 유투브요. 원래는 안 봤거든요. 파인더프도 유투브 방송을 하고 있어서, 일부러 많이 찾아보고 있어요. 패션을 어떻게 풀어내고 있는지, 어떻게 보여줄지, 어떻게 만들지 많이 고민하고 있어요.
성익: 저는 자기계발을 안 하거든요.(웃음) 영화나 책 읽는 걸 좋아해서 꾸준하게 친구들과 토론 모임을 하고 있어요. 주로 남는 시간에 연애와 넷플릭스에 시간을 쏟고 있습니다. 최근에 본 것 중에는 <코민스키 메소드>라는 드라마가 좋았어요. 마이클 더글러스가 연기 선생님으로 나와요. 노년의 삶을 통해 삶의 의미를 이야기하는데, 노년 시절의 연애, 죽음, 친구 관계가 지금과 크게 다르지 않더라고요. 그걸 보면서 지금 내 삶을 돌아보게 돼서 좋았어요.
Q: 벌써 11월 말입니다. 두 분에게 올해는 어떤 한 해였나요?
지현: 전 회사를 그만두고, 창업하고. 모든 게 변한 시기에요. 사실 저는 올해 초까지 결혼을 빨리하고 안정적으로 살고 싶은 마음이 있었는데, 그런 걸 다 버렸어요. 파인더프 시작하면서 새로운 기회가 열리고, 제 시각도 새롭게 변한 것 같아요. 파인더프를 통해서 매우 많은 걸 배우게 될 것 같아서 후회 없이 보내고 있어요. 운동도 하고 있고요. 스터디도 하고 있고, 유투브도 하고 있고. 새로 시작한 게 많은 한해에요.
성익: 저는 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에 나온 첫해예요. 제가 학교를 오래 다녔거든요. 나이 많은 복학생으로 학교를 오래 다니다 보니, 저도 모르게 젖어있는 안일함과 나태함이 있었는데 올해는 그걸 좀 깨 내는 시간이었어요.
Q: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더하고 싶은 한마디가 있다면요?
지현: 파인더프 구독해주시고, 다양한 콘텐츠를 자주 봐주세요.
성익: 대표님이 그러더라고요. 평소에 일할 때는 운동화를 신고 오다가 특별한 날에만 구두를 신는다. 일할 때도 신을 수 있는 구두. 평소에도 데일리로 신을 수 있는 구두로 쓰담슈즈(링크)가 있습니다. 이 공간에도 일하고 계신 여성분들이 많아서 추천해 드리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