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일호 사람들] 테르나 스튜디오 디렉터 박성조
공공일호에는 미래를 위한 실험과 새로운 시도에 도전하는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있습니다. 4층 코워킹 스페이스에는 LAB2050, 농사펀드 및 여러 미디어 스타트업 회사가 입주해 일하고 있습니다. 3층 learning Lab에서는 거꾸로캠퍼스와 온더레코드가 다양한 교육 실험을 하고 있고요.
공공일호에서 어떤 분들이,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공공일호 인터뷰]에서 전해드립니다. 이곳에서 일하는 다양한 사람들의 관심사, 생각, 좋아하는 것들에 관한 이야기를 담습니다.
인터뷰어 | 커뮤니티 매니저 우주
쉬는 시간에도 끊임없는 관찰을 통해 '소비자가 지갑을 여는' 포인트를 발견한다는 브랜딩 덕후. 패션 브랜드에 특화된 브랜딩 에이전시 '테르나 스튜디오'를 운영하는 디렉터 박성조 님을 모셨습니다.
브랜드가 성장할 때 성취감을 느낀다는 성조 님은 공공일호의 패션 피플로도 유명합니다. 브랜딩과 컨셉에 대한 이야기부터 스타일링 꿀팁까지 꼼꼼하게 여쭤보았습니다. 지금 바로 만나봐요!
성조 님 안녕하세요!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테르나 스튜디오 디렉터 박성조입니다. 테르나 스튜디오는 브랜딩 에이전시예요. 다른 브랜딩 회사와는 다르게 주로 패션 브랜딩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고요.
사실 패션 외에도 브랜딩의 A부터 Z까지, 넓은 영역을 다루고 있어요. 브랜딩, 아이덴티티 작업, 로고나 매뉴얼 작업도 하고, 포토그래퍼와 룩북을 만들거나 영상 등 콘텐츠 작업도 해요. 그밖에 마케팅, 인플루언서, 블로그, 카페 바이럴까지 모두 진행하고 있어요.
어떤 브랜드가 저희를 통해 인큐베이팅 되고, 잘 성장해서 나가게끔 하는 게 목표고, 그렇게 됐을 때 희열감을 느껴요. 그것 때문에 하는 것 같아요. 브랜드가 성장할 때 성취감이 있죠.
테르나 스튜디오는 어떻게 문을 열게 되었나요?
예전에는 디자인 에이전시에서 일했고, 패션은 개인 블로그에서 다루는 일종의 부업이었어요. 회사를 만들면서 그동안 꾸준히 발 담가온 분야인 패션 쪽으로 컨셉을 잡게 됐죠.
예전부터 브랜드를 어떤 방식으로 제안해야 소비자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지에 대해 더 관심이 많았어요. 하지만 디자인 회사에서는 컨셉이나 디자인을 만드는 앞단의 일까지만 하고, 마케팅 같은 뒷단의 일은 할 수 없으니까 그 부분이 재미가 없더라고요. 저는 거기에서 갈급함을 느꼈어요. 퇴사 직전에도 클라이언트의 전문성을 강조하는 컨셉의 광고 시안을 제안했는데, 결국에는 그동안 했던 방식과 똑같이 진행되었어요. 과한 욕심일 수 있겠지만 디렉터로서 그 과정을 컨트롤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브랜드 하나를 만들어서 시장에 제대로 안착시키고, 잘 성장해나가는 과정을 직접 통솔하는 경험을 해보고 싶었어요. 지금은 브랜딩 에이전시를 운영하고 있지만, 추후에는 PB 브랜드를 만들 생각이 있거든요. ‘블랭크’라는 회사에서 하는 일이 원래 제가 하려던 일과 비슷해요. 소상공인이나 공장 사업자 분들이 브랜딩을 어려워 하시기 때문에, 협업하며 보다 합리적이면서도 소비자의 니즈가 있는 브랜드를 만들고 있잖아요. 앞으로 그런 테스트를 해보려고 해요.
듣다 보니 어려운 길을 가고 계신 것 같네요.
이렇게 A부터 Z까지 담당하는 회사가 없기도 해요. 없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는 것 같아요. (웃음)
그래도 저는 이런 수요가 생길 거라는 생각이 들어서 시작했어요. 지금은 카페도 모두 브랜딩이 되어 있지만, 4~5년 전에는 그렇지 않았거든요. 당시에 유럽에 가면 카페도 브랜딩이 잘 되어 있었는데, 각자의 개성을 잘 간직한 부분이 인상적이었어요. 한 1~2년 사이에 우리나라도 그렇게 되더라고요. 패션도 마찬가지일 것 같은데, 그런 변화의 흐름을 준비하려고 무턱대고 뛰어들었죠.
창업 후 일하는 환경에서는 어떤 변화를 느끼셨나요?
제일 큰 변화는 책임감이에요. 예전에는 주어진 일만 최선을 다하면 됐고. 처음에는 열정적으로, 적극적으로 했지만 업무가 과중해지다 보니 소극적으로 변하는 것 같았어요. 나중엔 회사의 부품처럼 출근했어요.
제가 대표가 되니까, 책임감이 더 무거워지는 것 같아요. 출장 가거나 가족 여행을 가도 노트북을 꼭 챙겨 가고요. 급한 연락이 오면 빨리 대응해주지 못할까봐 노심초사 하기도 해요. 함께 일하는 분들과 커뮤니케이션이 안되거나 어떤 일이 해결이 안 되면 굉장히 답답할 때가 있거든요. 다른 사람도 느낄 거라고 생각하니까, 일 만큼은 빨리 케어해줘야겠다는 생각이 들고요.
그리고 디자인 에이전시에서는 철야를 며칠씩 하면서 '더 이상 못하겠다'고 포기한 적도 있었는데, 지금은 작은 작업 하나라도 더 꼼꼼하게 하려고 노력하게 돼요. 견적서만 전달해도 되는 일에 제안서를 더한다거나. 하나를 하더라도 책임감 있는 마음으로 하려고 해요.
가장 기억에 남는 브랜드나 작업이 있다면 어떤 것일까요?
아직 1년 된 회사다 보니 작업이 많지는 않아요. 작년에 S사에서 의류 관리기가 출시됐을 때, 집꾸미기라는 플랫폼이나 제일기획 등 다른 회사와 함께 진행한 작업이 기억에 남네요.
당시 L사가 선발주자로 1년 정도 먼저 비슷한 제품을 출시했었고, S사가 후발주자로 나온 거였어요. L사는 가로수길에 팝업스토어를 열고, 인플루언서를 초대해서 체험해볼 수 있도록 했었는데요. 저희는 오히려 사람들이 사는 집에서 사용해볼 수 있도록 제품을 대여해드리는 콘텐츠 기획을 제안했어요.
요새 콘텐츠는 뭐든 자연스럽게 만드는 것이 트렌드니까요. 광고인 듯, 광고가 아닌 형식이 요즘 광고인 것 같거든요. 보다 자연스럽게, 그리고 실제 사용하면서 생기는 이슈를 콘텐츠로 활용하자고 했던 게 소비자에게 통했던 것 같아요. 그런 방식이 요즘 S사 가전 체험단의 초기 모델이 된 것 같아요. 잘 됐다고 하더라고요. 제안했던 것 중에선 재밌게 했던, 의미 있는 작업이었어요.
보통의 광고대행사나 마케팅 에이전시에서는 한 사람이 3~4개의 브랜드를 맡다 보니까, 브랜드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한 상태에서 일하고, 디테일까지 챙기기가 어렵죠.
저는 브랜딩 디자이너였고, 브랜드를 좋아하고 많이 소비하는 사람이니까, 조금 다르게 접근했던 것 같아요. 예를 들면 대행사에서는 A에서 끝냈을 일이라면, 저는 플러스알파로 ‘이 부분까지 더하자’고 제안해요. 클라이언트가 ‘이 회사는 구매 전환율을 높여주는 솔루션을 주네’라고 생각하게 되죠.
(* 메종 키츠네 런칭 파티 영상 더보기)
요즘은 사업을 막 시작하는 회사나 공간뿐만 아니라 개인의 브랜딩에도 관심이 많잖아요. 브랜딩할 때 콘셉을 구체화하는 단계에서는 어떤 점을 중요하게 보면 좋을까요?
공간, 제품, 사람에 따라 달라질 것 같아요.
사람, 퍼스널 브랜딩이라면 그 본질이 어떤지가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나를 잘 아는 것이요.
재미있는 점은 내가 '이렇게 하고 싶다'고 되는 게 아니라는 거예요. 결국엔 브랜딩이라는 것도 이용하는 사람들이 만들어주는 이야기예요. 내가 ‘나는 이런 사람이야’라고 얘기를 해도, 나를 좋아해 주는 사람, SNS 팔로워, 나와 같이 일하고자 하는 사람들 등, 결국 나를 소비해주는 사람들이 나라는 사람을 어떻게 보는지에 따라 달라지는 것 같거든요. 그래서 그 이야기가 어떤 방식으로 전달될지 고민하는 게 맞는 것 같아요.
요즘은 인플루언서라고 하면 라이프스타일을 보여주는 것 같아요. ‘나는 이런 공간에 가는 사람이야’, 패션 쪽에서는 ‘이런 브랜드에서 초대받는 사람이야’라는 것들이요. 그런 방식으로 소비되면 믾이 알려질 수는 있지만, 결국은 허수라고 생각해요. 본질적으로는 소비되는 것 이외에 다른 뭔가가, 자기 스타일이 더 있어야 한다고 봐요.
저도 잘하고 있는 건 아니지만, 주변 분들이 좋게 봐주시는 건 TPO에 맞게, 스펙트럼 넓게 입는다는 점이에요. 그래서 클라이언트 의뢰가 왔을 때도 클래식, 컨템포러리, 아메리칸 캐주얼 등 스타일에 따라 여러 브랜드에 코멘트가 가능해요. 직접 소비해보지 않으면 브랜드에 관해 이야기하기 어렵거든요. 저는 그런 점에서 자기 무기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공간은 오히려 더 명확하다고 생각해요. 요즘 컨셉추얼하게 운영하는 곳이 많긴 한데, 알맹이가 많이 없는 것 같아요. 사진 찍을 수 있는 스팟만 남은 것 같아요. 카페의 본질은 쉬거나 이야기를 나누는 등 여유를 가지는 공간인데, 우후죽순 생기다 보니 스타일만 남은 것 같을 때가 있죠. 공간에서는 어떤 부분을 어떻게 살릴 것인지와 같은 스토리텔링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쉽진 않은 것 같은데, 고민하는 사람이 많아져야 전체적으로 (공간의 완성도가) 올라가지 않을까 싶어요.
패션에 관심을 두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초, 중학생 때부터 옷을 좋아했어요. 어렸을 때는 보통 부모님이 옷을 사주시잖아요. 저는 6학년 때부터는 제가 고른 옷을 입기 시작했어요. 재밌더라고요.
친구들이 ‘너 옷 잘 입는다’고 했을 때, 우쭐했다기보다는 ‘이 세상에 이렇게 멋있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을까’라는 생각을 했어요. 제가 울산에서 자랐는데, 그때부터는 다른 지역에 관심을 가졌던 것 같아요. 웹 서핑하고, 스트릿 웹진을 보면서 서울을 동경하게 됐고요. 항상 잘나가는 사람은 서울에 있잖아요. (웃음) 그래서 ‘서울에서는 어떤 게 멋있는 걸까’하고 관심을 가지다가, 웹에서 패션 커뮤니티를 찾아보면서 관심을 이어갔던 것 같아요.
이런 관심의 시작은 스니커즈였어요. 중고등학교 때는 장사도 좀 해보고. 장사를 하셨다고요? 당시 지샥 프로그맨, 덩크 SB, 조던 시리즈가 유행이었어요. 장부처럼 노트에 10건 정도를 적고, 주말에 서울 올라가서 그때 당시 유행했던 아이템을 구했어요. 울산까지 그걸 보물처럼 안고 내려와서 리셀했어요. 학교 가면 교실 앞에 줄 서있었어요. 덩치 큰 친구들이랑 자주 서울에 다녔던 기억이 나네요. (웃음)
역사가 기니까 흥미진진 하네요! 앞서 말씀하신 패션 블로그 얘기도 좀 더 해주세요.
제가 처음에는 영문과에 진학했다가, 전역 이후에 미대에 재진학했거든요. 포트폴리오를 만들려고 ‘내가 가장 잘할 수 있는 게 뭘까’ 고민했어요. 다른 친구들보다는 좀 더 근면 성실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요. 그때부터 포트폴리오용으로 블로그에 남성 패션에 대한 글을 하나씩 쓰기 시작했어요. 2012년도부터 썼으니까 지금 8년째네요.
첫 시작은 정보 공유였어요. 제가 해외 직구로 맨날 신발을 샀는데, 15만 원짜리를 6만 9천 원에 사니까, ‘도대체 그걸 어떻게 사냐’고 물어보는 친구들이 너무 많아서 귀찮아지는 거예요. ‘블로그에 써놓을 테니까 보고 알아서 사!’가 시작이었고.
패션에 대한 열망이 다시 살아나면서, (웃음) 제품 하나씩 추천을 해줬어요. 보세 쇼핑몰부터 시작해서 다양한 브랜드를 봤죠. 점점 광고대행사에서 연락이 오고, 블로그가 굉장히 커지더라고요. 지금은 옛날만큼은 아니지만, 3, 4년 차 때 피크를 찍었던 것 같아요. 워낙 ‘남자 패션’이라는 게 없었던 때이기도 하고요. 1일 1포스팅을 놓치지 않았으니까, 그게 저의 근면 성실함을 보여주는 도구였죠.
결국에는 그걸로 돈도 벌었고, 학교에서도 매사 열심히 했던 것 같아요. 부족하다고 생각하니까 꾸준히 노력하게 되고. 이걸 통해서 인생이 달라진 것 같기는 해요. 친구들이 아르바이트할 때 저는 이걸로 돈을 벌었고, 유럽 여행도 다녀왔고, 좋은 옷도 많이 입어 봤어요. 그런 식으로 삶의 질이 달라진 것 같아요. (웃음)
패션은 생활과 굉장히 밀접한 것 같아요. 하다못해 편의점에 갈 때도 옷은 입어야 하고, 단순히 멋지게 보이는 것뿐만 아니라 내 생활을 반영하기도 하니까요. 그래서 일하지 않는 시간에도 계속해서 일하는 느낌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스트레스받지는 않으시는지, 밸런스는 어떻게 맞추고 계시는지 궁금해요.
요즘은 ‘워라밸’이라고 해서 일과 생활을 분리하는 시대인 것 같은데, 그런 면에서 저는 옛날 사람인 것 같아요. 특히 일의 특성상 라이프스타일이나 마케팅과 관련이 있어서 잘 분리되어 있지 않은 것 같고요. 예전에 디자인 회사에서 같이 일했던 사수에게 영향을 많이 받았던 것 같기도 해요.
지하철에서 사람들 관찰을 많이 하는 편이에요. 옷이나 컬러 조합 같은 것들도 보고요. 그래서 돌아다니는 것 자체가 일인 것 같고, 어디를 가더라도 생산성이 조금이라도 있는 것을 추구하는 편이에요.
쉴 때도 해외 직구 사이트 훑어보면서 새로 나온 제품이나 디자인 보고. 더 쉰다고 하면 패션위크나 컬렉션 같은 것을 보면서 리뷰하고요. 쉬는 것도 온전히 쉬는 게 아닌 거죠. 내가 (일과 생활을) 분리해야겠다는 의지는 별로 없었던 것 같아요. 그런 삶의 방식이 스트레스로 느껴지는 건 아닌가 봐요. 맞아요. 스트레스라기보다 어느 정도는 자연스럽게 자리 잡은 것 같아요.
평소 스타일이 참 멋져서 옷 잘 입는 법이 궁금했어요. 스타일링을 잘하고 싶지만 어려운 사람에게 딱 3가지만, 유용한 팁을 주신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아 어려운 질문인데요. (웃음) 저도 이것저것 입어봐도 어떤 게 저한테 더 맞는지 잘 모르겠어요.
사실 자기 스타일을 정해야 좀 덜 어려워요. 자기 라이프스타일에 맞춰서 입는 거죠. 예를 들어 캠핑을 좋아하면 아웃도어 스타일을 입어본다든지. 여성 스타일은 훨씬 복잡하지만, 남성 스타일은 대부분 클래식, 캐주얼, 워크웨어, 컨템포러리로 모아지거든요. 말씀드리기 조심스럽긴 하지만, 규칙은 있는 것 같아요.
1. 우선 자기의 체형을 잘 알 필요가 있어요. 종아리가 굵은지, 골반이 없는지, 상체 발달형인지 등등. 저 같은 경우에는 종아리가 두꺼운 편이에요. 그래서 테이퍼드 핏이라고, 종아리로 갈수록 바지 밑단이 좁아지는 스타일은 저랑 안 맞더라고요. 그런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나한테 잘 맞는 핏, 소재를 알게 되더라고요.
신체적 특징을 알면, 결점을 커버할 수 있게 옷을 입을 수 있어요. 예를 들어서 다리가 짧다면 하이웨이스트 팬츠를 입거나 상의를 짧게 입을 수 있겠죠. 반대로 상체가 길다면 와이드 팬츠를 입어서 다리를 길어 보이게 한다거나, 뚱뚱해 보이는 게 싫다면 검은색이나 무채색을 선택할 수 있을 것 같아요.
2. 다음은 소재감인 것 같아요. 정말 멋진 분들을 보니까 소재가 서로 잘 어우러지게 조합하시더라고요.
예를 들어 정장의 경우에는 광택감이 있잖아요. 그런 광택감이 있는 옷에는 디테일이 있거나 패턴이 두꺼운 옷을 입으면 안 맞아요. 울 소재는 울 소재끼리 스타일링 한다든지. 그런 소재에 대한 조합으로 내 스타일을 어떤 분위기로 보여줄지 결정하는 것 같아요. 남성 패션의 경우에는 겨울로 갈수록 그런 점들이 확실히 보이는 것 같고요.
3. 그리고 양말. 양말만 잘 신어도 있어 보이는 것 같아요. 와, 양말 정말 어려워요. 저도 양말이 어렵긴 해요. 평소에 돌아다닐 때 양말 관찰을 많이 하는데 전체적으로는 깔끔하지만, 발목 양말 신는 분들이 많아요. 특히 남자분들. 여자분들은 대부분 잘 입는 것 같아요.
스타일링이 잘 되는지는 양말을 보면 알 수 있어요. 양말에 포인트를 주라는 얘기가 아니라, TPO에 맞는 스타일만 챙겨도 충분해요. 정장 입었는데 발목 양말 신을 순 없잖아요. 정 안되면 상의랑 똑같은 색깔로 선택해도 되고요.
마지막 질문이에요. 앞으로 어떤 일을 하고 싶으세요?
내 기준에서 좋은, 가치 있는 브랜드를 많이 만들고 싶어요. 해외 여행을 가면 그 나라의 대표 편집샵을 꼭 가보는 편인데, 그곳에서 국내 브랜드를 만나기가 쉽지 않아요. 근데 일본의 브랜드는 꽤 많이 볼 수 있더라고요. 우리나라에서 그런 브랜드가 안 나오리란 보장도 없고, 아예 없는 것도 아니거든요.
앞서 말했던 것처럼 카페 같은 공간은 서로 경쟁하면서 완성도나 디자인적인 부분의 퀄리티가 계속 좋아지고 있는데요. 영감을 주는 형태로 발전하고 있기도 하고요. 패션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좋은 브랜드가 있으면 벤치마킹해서 따라오는 브랜드가 생길 테고, 패션 시장 자체가 성장할 수 있을 거예요.
나중의 일이긴 하지만 해외 비즈니스도 해보고 싶어요. 저희가 인큐베이팅한 브랜드가 해외 편집샵에 입점하고, 성장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게 저희 에이전시의 또 다른 역할일 것 같아요.
사실 8개 정도의 섹션을 생각하고 있어요. 이 회사는 그중에 하나고요. 건물주가 되는 게 꿈이에요. (웃음)
듀펠센터 같은 형태를 말씀하시는 걸까요? 그럴 수도 있겠네요. 디자인 에이전시도 넣고, TWL이나 챕터원 같은 라이프스타일 소품샵을 통해 제가 외국에서 본 것들을 소개하고 싶어요. 카페 브랜딩도 제대로 해보고 싶고요. 내년에 PB 브랜드 제품으로 가방을 준비 중인데, 그런 것들도 담고. 그런 건물주가 되고 싶어요. 10년 계획으로 생각하고 있고요.
지금 이 회사는 하나의 챕터라고 생각해요. 지금은 에이전시라서 어떤 일을 하는지 잘 모르시더라고요. 그래서 PB 브랜드를 런칭하고, 잘 되면 우리 회사를 알릴 수 있으니까 그런 부분을 기대하고 있기도 해요.
궁극적인 목표는 컨셉 크리에이션 에이전시를 만드는 거예요. 뭐든지 컨셉이 가장 중요하잖아요. 새로운 컨셉의 스토어나 방향성을 가진 것들을 만들고 싶어요. 리테일이 될 수도 있고, 브랜드가 될 수도 있겠죠. 예를 들면 올리브영 같은 형태의 스토어도 예전엔 없었지만 생긴 거잖아요. 시장에서 좀 다르게 보일 수 있는, 그리고 독보적인 위치에 있을 수 있는 컨셉을 만들어내고 싶어요.
인터뷰를 마친 후, 성조 님은 시대의 변화와 소비자의 행동을 예민하게 관찰하는 '흐름을 읽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공공그라운드의 이야기를 전달하는 방식에 대해 고민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했고요.
앞으로 성조 님이 만들 브랜드도 무척 기대됩니다. 한편으로는 매일 아침 양말 고르기가 더 어려워질 것 같기도 해요. 다양한 생각을 나눠주셔서 감사합니다! (성조 님의 일과 스타일링은 인스타그램에서 더 보실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