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폴과 국내를, IT와 금융을 왔다갔다한 이직스토리
저는 경제학과를 졸업했지만 IT 회사를 다니고 있습니다.
어떻게 IT를 가게 되었냐구요?
컴퓨터가 고장나면 껐다 켜라고 말하는...
단축키도 제대로 못 쓰고...
이런 제가 IT업계에 발들이게 된데에는 이런 사연이 있습니다.
어언 11여년 전, 대학 때 사귄 남자친구는 미국에서 오래 살다온 친구 였습니다.
이 때 이 친구는 혹시 나중에 결혼해서 미국 가면 IT가 외국인이 job을 찾기가 좋을 것이라고 저를 꼬득여 지원하도록 도와주었습니다.
그리고 마침 외국계 대기업 I사에서 인턴을 뽑았는데 정말 인턴이라 성격만 보고 뽑혀서 저는 IT 업계에 발을 담게 되었습니다.
인턴을 하다보니 자연스레 자기소개서 쓰기가 쉬었기에 취업도 한국 IT 대기업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개발을 하게 되겠지라고 생각했는데 면접 때 팀장님한테 발탁이 되어 신사업팀에 들어가서 사업기획으로 제 커리어를 시작하게 됩니다.
창피하지만 저는 크게 뭐가 하고 싶었던 게 없었기에 사실 제 노력보다는 자연스럽게 IT 회사를 다니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후에는 피나는 노력을 해서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회사를 다니다가 전 30살이 되었고 갑자기 회사의 프로젝트는 중단되고 M&A 실패로 팀은 공중 분해 되었습니다. 그때는 너무 슬프고 억울하기도 했지만 이 M&A의 실패가 제 커리어의 뼈대가 될 줄은 그때는 몰랐습니다.
이렇게 투자 실패로 해고된 팀장님과 부장님들을 보면서 뭔가 공허해지는 마음을 참을 수가 없었고, IT로 가라던 남자친구와도 이별했고.... 그래서 전 결심합니다.
싱가폴로 가야겠어!
예전에 교환학생할 때 꿈꾸던 해외취업을 하고자 저는 갑자기 휴직을 하고 짐을 챙겨 떠나게 됩니다. 싱가폴에 아무런 연고도 없고 친구도 없고 가족도 없었지만 이력서 몇가지 버전으로만 준비를 해서 맨땅에 헤딩을 하러 가게 되었습니다. 그 싱가폴 스토리는 나중에 저 자세하게 풀겠습니다.
어찌어찌하여 저는 4개의 잡 오퍼를 받게 되었고 단순히 회사의 이름만 보고 은행의 Personal Banker를 선택하게 됩니다. 제가 잘 하는 것은 "발표" 그리고 "금융에 대한 지식"라고 생각했고 아시아 금융 허브인 싱가폴에서 금융쪽 커리어로 넘어가는 건 인생의 기회라고 믿었습니다. 옮길 수 있던 비결은? 물론 다른 제 글에서 합격 비결을 간단하게 설명해 놓았지만 포인트는
커리어 체인지가 가능했던 비결?!
1) IT였어도 그 안에서 제가 뱅커가 되었을 때 가장 유사한 업무를 나의 강점으로 만들어서 포장했고,
2) 왜 이 산업군으로 옮기고 싶은지에 대한 확실한 이유를 강조했으며
3) 산업군을 옮기기 위해 준비하던 것이 있다는 내용(없다면 만들어서라도)을 포장해서 나의 옮기고자 하는 열망을 강하게 표현했습니다.
이렇게 제 커리어는 금융쪽으로 넘어가게 됩니다. 물론 결론적으로는 단순히 돈과 회사 이름만 보고 한 선택이 저를 힘들게 했습니다.
High Pain High Return
투자에서는 High Risk겠죠? 은행에서의 업무는 정말 외국인인 제가 따라잡기에는 다른 사람들의 1.5배는 더 해야 했습니다. 정말 고통만큼 돈을 받는다고 생각하며 하루하루를 보냈습니다. 또한 IT적인 사고 체계가 잡힌 제게 은행 업무는 갑자기 사향산업의 업무라고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다음 편에서 제가 커리어 방황을 하고 다시 IT로 넘어오게 된 사연을 소개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