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인만 빨간 책을 시작하며

물리학적 생각의 틀로 세상을 바라본다면.. 하는 기대

by 인규

요즘 취미라고도 볼 수 있고 연구의 일환이라고도 볼 수 있는 활동으로 파인만 빨간 책 읽기를 시작했다. 파인만 책을 처음 접한 건 군대 말년병장 때였다. 그 당시 군대에서 공부와 거리가 먼 일만 하다 보니 복학 후 수업을 따라갈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생겨서 다시금 전공과 관련한 공부를 해보고자 파인만 1권을 구매했었다. 그 당시 군대에서 나름 열심히 읽는다고 했으나 1권의 1/3도 못 읽었던 것 같다..


그리고 시간이 많이 흘러서 연구를 시작한 요즘, 파인만 책이 연구의 가장 기저에 깔린 물리학적 생각의 틀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연구를 하면서 데이터를 해석하는 과정에서 물리학적 해석이 아주 중요하게 작용하게 될 때가 많은데, 이때 너무나 물리학적 해석을 할 줄 모르면서 아는 척하는 것 같아 보이는 나 자신이 부끄럽게 느껴진 것이 그 시작이었다.


물리학에서 사용하는 굵직한 단어 하나하나의 정의도 말할 수 없으면서 그 응용분야인 재료공학을 연구한다는 것이 약간 스스로 부족함을 숨기려는 자세처럼 느껴졌다. 그리고 1권은 뉴턴역학, 2권은 전자기학, 3권은 양자역학을 주로 다루는데, 연구 분야가 2권과 3권에 더 관련성이 높은 분야여서 1권도 안 읽은 부분이 많지만.. 2권부터 읽기 시작했다. 근데 가뜩이나 이것저것 바쁜 일들이 많은데 이걸 연구하는 시간에 하기는 양심에 찔려서 취미 생활 중 하나로 여기고 임해야겠다고 다짐했다.


근데 파인만 책을 취미생활이라고 생각하며 읽으니까, 그리고 파인만 책이 워낙 편하게 썰 풀어주듯이 설명하는 어투여서 그런지, 생각보다 물리학 책을 읽는데 세상 전반에 대해 설명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물리에 대해 설명하고자 하는 개론 책이라기보다는 세상을 바라보는 그만의 방식을 담담하게 설명하는 듯해서 교양 책 읽는 자세로 책을 읽게 되었다.


그렇게 읽다 보니 물리학 책에서 과학 탐구 시험을 잘 보려는 그런 태도가 아니라 그냥 인간인 내가 인간이어서 고민하고 사유하게 되는 여러 주제들과 결부하여 생각에 잠길 때가 많았다. 그래서 너무나 무책임한 생각 던지기에 불과할 수도 있으나 하나씩 책을 읽을 때마다 생각한 내용들을 글로 정리해 나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살아가면서 자연스럽게 드는 생각이라는 것에도 분명한 그릇이 존재해서, 했던 생각을 다시 반복하고 그러지만, 글로 남겨두면 그 그릇이 커질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있고, 반복하면서 했던 생각 같은데..?? 하는 모호한 상태에 빠지지 않고 직시할 수 있을 것 같다. 다르게 말하자면, 그냥 일기장 용도로 접근해야겠다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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