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을 좌표로 나타낸다면

파인만 2권 2장-4장을 읽으며

by 인규

파인만 2권은 시작을 아주 직설적으로 맥스웰 방정식 4개를 1장에 바로 던진 후, 이에 대한 설명을 위한 수학적 개념에 대해 2,3,4장으로 풀어나간다. 2장은 스칼라장, 벡터장, 3,4장은 스칼라장, 벡터장의 미적분에 대해 다룬다. 해당 3장은 대학교 때 배운 공학수학에 해당한다. 1학년 때 스칼라장, 벡터장의 연산을 처음 배우고, 2학년 때 미적분과 그와 관련한 여러 연산자에 대해 배웠던 기억이 있다. (아닐 수도 있다..) 그 당시에는 그냥 스칼라장, 벡터장의 미적분이 기호와 연산에 불과한 과정들이었는데, 파인만 책을 읽으면서 되게 추상적이면서도 비교적 명확하게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 오히려 추상적으로 생각하는 것이 명확하게 바라본다는 것 또한 모순적이면서도 신기하다.


3,4장에서 여러 가지 정리에 대해 다루는데, 가장 대표적인 것이 가우스 정리와 스톡스 정리이다. 해당 정리 이전에 더 기본적인 선적분에 대한 이야기부터 풀어내는데 선적분에 대한 이야기에서 다양한 생각들이 이어졌다. 스칼라장 A에서 1번 위치의 값 (A(1))에서 2번 위치의 값 (A(2))을 잇는 선을 그리고 그 선을 따라서 선적분을 하게 되면 그 선을 어떻게 그리던 미소위치를 무한히 더할 때 이전과 이후 항이 서로서로 상쇄되면서 결국 A(2)-A(1) (2번 위치의 값 - 1번 위치의 값)이 된다. 이를 다르게 말하면 A(1)을 나와서 다시 A(1)로 돌아가는 폐곡선을 그린다고 생각을 하면 그 폐곡선에 대해 선적분을 수행하면 A(1)-A(1)이 되어 0이 된다. 이러한 현상을 더 쉽게 말하면, 경로에 무관하게 시작점과 끝점이 정해지면 값이 하나로 결정되는 상황으로, 그러한 적분함수를 상태함수라고 칭한다. 경로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시작과 끝 점의 상태 (스칼라장의 값)이 결정한다는 뜻에서 상태만으로 함수를 이룬다고 바라볼 수 있다. 이러한 서술은 우리가 세상을 바라보고 느낄 때 던져볼 수 있는 좋은 질문이다. 적분 구간을 시간(t)을 포함한 시간에 따라 변화는 모든 것으로 바라보면, 시간에 따라 변화한 나의 이전과 이후의 상황 (y1, y2)을 스칼라장으로 나타내어 두 점을 찍는다고 상상할 수 있다. 이때 해당 적분 값은 경로에 의존적인가? 하는 질문을 아주 다양한 상황에서 던질 수 있다. 이러한 상상에서 중요한 사항은 x와 y의 설정인데, y는 결국 사유하고자 하는 상황을 변수로 나타낸 것으로 주목하고자 하는 관념일 것이고 x는 그 관념을 느낀 그 순간 이와 관여하고 있는 분석으로 삼고자하는 모든 변수이다. 이렇게 말하면 너무 추상적이어서 예시를 들어보고자 한다. 예를 들어 행복의 추이를 나타내고자 하는 시도를 한다고 가정해 보자. 그럼 y는 행복이 될 것이고, x는 행복과 관련한 생각의 틀에 둔 모든 변수가 될 것이다. 그리고 시간에 따라 (이는 그저 경로를 그릴 때 기준이 되는 변수 중 하나에 불과하다) 경로를 그린다고 생각을 해보면 경로를 그리기 시작한 그 순간의 행복의 값이 있을 것이고, 경로를 그리는 것을 마친 순간의 행복의 값이 있을 것이다. 그럼 행복을 느낀 정도를 그 경로의 선적분으로 표현할 수 있을 텐데, 행복을 스칼라장으로 가정하고 있다면, 어떤 경로를 그린다고 하더라도 그와 무관하게 행복을 느낀 정도가 동일할 것으로 보인다. 근데 이는 내 경험에 비추어 판단해 보았을 때 그렇지 않다. 어떠한 과정을 통해서 도달했는가에 대한 경로에 따라 행복감은 완전히 다르게 찾아온다. 동일한 상황에도 담긴 의미가 다르고, 의미가 부여되는 과정에서의 경험에 따라 다른 경로가 그려질 것이기에, 이에 따라 느끼는 행복도 당연히 다를 것이다. 따라서, 스칼라장으로 표현되는 행복의 정도라는 적분함수는 상태함수가 아니다. 또한 일단 방금 행복이 스칼라장이 아님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으니, 그럼 벡터장인가에 대한 질문도 해볼 수 있다. (만약 벡터장도 아니라면, 값으로 나타내지기는 하나 라는 질문으로 이어져야 할 것이다.) 사실상 값으로 나타내지는가의 여부가 벡터장인가 아닌가에 대한 논의가 되었다. 이는 경험적으로 보았을 때, 크고 작음을 논할 수 있으며 비슷한 행복감에 대해 유사도를 논할 수 있다는 면에서 값으로 나타낼 수 있다고 파악된다. 따라서 우선, 행복이 벡터장이라고 가정해 보겠다.


벡터장이라면 폐곡선을 그려서 본인의 자리에서 다시 본인의 자리를 돌아오는 선적분을 수행했을 때 0이 아닌 다른 적분 값이 나올 수 있음을 의미한다. 만약 0이라면 이는 circulation이 0인 상태, 즉 curl값이 0인 상태이다. 가만히 있었고 아무것도 바뀌지 않았는데, 그 상태에서도 다른 행복을 말할 수 있는 것이 인간이기에, 이는 상당히 설득력 있어 보인다. 또한, a에서 b로 옮겨져 왔을 때, 항상 같은 값만큼의 행복을 느끼는 것은 아니다. 어떠한 경로를 그렸는지에 따라서 느끼는 행복의 정도가 다른데, 이것이 바로 행복이 경로함수라는 직관이다. 또한 미소 열 (q)가 모여서 폐곡면에 대한 부피에 대한 적분이 총열량인 Q가 되듯, 행복 또한 미소 행복이 모여서 총행복의 양을 만든다고 접근해 볼 수 있다. 그리고 벡터장으로 나타내진다는 것이 무슨 뜻인가를 설명해보고자 한다. 벡터장은 모든 지점마다 다 벡터값 (방향과 크기)로 나타내진다는 뜻인데, 모든 상황마다 벡터로 나타내진다는 것에서 방향이 의미하는 것은 뭘까에 대한 의문을 안 할 수가 없다. 열이 대표적인 벡터장이기에, 열로 바라보면, 열이라는 개념 자체에 흐른다는 관념이 담겨 있다. 뜨거운 곳에서 차가운 곳으로 흐른다는 보편적인 사실을 포함해서 말이다. 이러한 비유로 행복의 방향에 대해 서술해 보자면, 행복 자체가 흐른다는 관념을 포함하고 있고 무언가 많은 상태에서 적은 상태로 움직이는 확산을 한다고 볼 수 있다. 그 무언가에 대한 논의는 뒤로 미뤄두고, 흐른다는 관념에만 집중해보고자 한다. 흐른다는 것은 사람을 움직이게 하는 동기에 해당하지 않을까 하는 단순한 생각을 해본다. 하고 싶은 것을 하게 만드는 동기와 그 방향성이 곧 행복일 것으로 추측한다. 하지만 여기는 아직 생각이 덜 정리된 상태여서 더 깊은 사유가 필요한 상황이다.


사람은 행복하기 위해 행동하고 살아간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대다수인만큼, 행복을 극대화하는 것이 중요한데, 행복이 경로함수라면 최적의 경로를 그리는 것이 현실적으로 중요하다. 근데 경로함수에서의 적분의 최댓값을 만드는 입력값은 어떠한 지점이 아니라 어떠한 경로가 되기 때문에 이를 하나의 수식으로 나타내는 것이 불가능하다. 그리고 어떠한 물리학에서의 탐구 대상인 경로함수에서도 최적 경로를 하나의 식으로 나타낸 경우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여기서부터는 본인의 성향에 맞춘 삶의 지혜의 영역이 아닌가 싶다. 근데 우선, 폐곡선의 적분을 생각해 보면, 0보다 큰 값이 나올 수 있다는 점에서 현재 상황에서 같은 상황이 다시 나와도 만약 행복이 더 커지는 쪽으로 지낼 수 있는 환경이라면 전반적으로 선적분 값이 높게 나오지 않을까 하는 추측이 가능하다. 다르게 말하면, 주어진 상황에 충분히 만족하여, 그냥 서있는 상태 그대로에서 행복을 느끼는 경우가 폐곡선의 선적분이 양수인 상태를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선적분에서 가장 높은 값을 내는 경로를 마치 전략게임을 하듯이 접근해 본다면, 선적분을 음수로 만드는 순간에는 합치는 값을 최대한 작게 하고, 양수로 만드는 순간에는 합치는 값을 최대한 크게 하면 되지 않을까 싶다. 경로 방향의 접선 방향과 행복의 벡터장을 서로 내적 하게 되는데, 이때 두 벡터의 내적값이 음수라면, 행복 벡터의 크기를 최소화해야 하고, 반대로 양수라면 행복 벡터 크기를 최대화해야 한다. 이를 보편적인 상황에 비유해 보자면 회복 탄력성, 긍정에너지라고 볼 수 있다. 부정적인 상황에서는 크게 동요하지 않는 강인한 모습을 보이며, 긍정적인 상황에는 있는 그대로 기뻐할 줄 아는 순수한 영혼을 지닌 그러한 상황이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이렇게 최적의 경로를 찾는 전략이 바로 마인드컨트롤이고 본인을 이해하는 과정에 해당할 것 같다.


여기까지 서술을 끌어오면서 드는 또 다른 생각은 행복과 가장 밀접하게 관련된 또 다른 관념을 찾을 수 있는가에 대한 사유이다. 예를 들어, 열의 흐름은 point source에서 irradiation 하는 열에너지를 통해 형성되며 온도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형성된다. 그럼 열의 흐름은 온도의 미분의 역방향으로 설명되며, 열의 적분값인 Q는 폐곡면에서의 h (열 흐름을 나타내는 벡터장)의 flux와 폐곡면의 곱으로 나타날 것이다. 그리고 다시 Q는 해당 폐곡면의 온도 차이를 만드는 정도로 규정되면서 열과 온도가 서로가 서로에 관여하는 매우 밀접한 관계가 된다. 온도는 스칼라장이고, 열 흐름은 벡터장인데, 혹시 행복을 벡터장이라고 했을 때 이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온도와 같은 스칼라장이 없을까 하는 상상을 해보게 된다. 우리가 온도가 높다 낮다를 이야기하는 것과 열이 어디로 흐르고 있는지를 이야기하는 것이 매우 혼동되는 개념이듯, 행복과 가장 밀접하면서도 분리하여 생각하기 힘든 개념이 뭐가 있을까에 대한 물음을 하게 되었다. 마치 행복이 스칼라장인 것처럼 만들게 하는 개념은 감정에 닿아있을 것 같다. 매우 행복한 순간을 맞이할 때 황홀하다고 표현하는데, 황홀한 것은 상태에 가깝다고 생각이 든다. 근데 황홀한 감정이 경로함수인가 아닌가를 상상해 보면, 그 감정의 흐름 (과정)이 영향을 줄 것 같다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그럼 더 명료하게 상태함수라고 확신할 수 있는 감정과 비슷한 개념이 뭘까 생각을 해보면 생리적 반응을 수치화한다면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도파민이나 세로토닌 등등 호르몬 분비의 정도는 스칼라장을 이루는 것이 확실하기에, 이러한 자극 반응 시스템과 관련이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우리는 자극 반응 시스템이 행복하다고 느끼는 정도에 직접 영향을 주면서, 호르몬 반응과 행복이라는 관념을 충분히 혼동하고 있으며, 그 혼동하는 이유가 상태함수인지 경로함수인지의 여부와도 관련이 깊어 보인다.


행복을 벡터장이라고 한다면, 전자기학에서 전하 간의 상호작용에 대한 flux와 circulation에서 시작한 Electric field와 Magnetic field가 있듯이, 행복의 divergence와 curl 또한 우리의 일상에 유의미한 의미가 있는 관념일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여러 요소에까지 생각 정리가 닿은 상황이 아니라 앞으로 살아가면서 더 많은 고민이 필요한 주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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