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을 열역학적으로 바라본다면

편안함과 행복

by 인규

자연은 자발적인 방향으로 우리를 이끈다.
우리를 눕게 하고 아무것도 안 하고 쉬도록 한다.
그렇게 자연은 우리를 편안한 평형상태에 놓이게 한다.
이렇게 일을 하지 않았을 때 자연스럽게 향하는 방향이 자발적인 방향이다. 우리는 이를 편안한 상태라고 말한다.

그럼 편안한 상태일 때 행복을 느낄 수 있는가? 행복은 상태함수가 아닌 경로함수이다. 이와 관련해서는 "행복을 좌표로 나타낸다면"이라는 글에서 다루었다.


경로함수인 행복은 높은 에너지 상태(행복한 상태)가 아닌 높아지는 경로상에서 느끼는 감정이다. 하지만 증가하는 기울기를 지니는 방향은 열역학적으로 불안정하며 비자발적이다. 고로 행복하기 위해서는 일단 일을 해야만 한다. 평형상태를 부술만한 자극을 가해야 하며 그럴 때 행복을 느낄 수 있다. 사실 자기 자신에게 비자발적 반응을 가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놀라운 일이며 정말 큰 축복이다.

하지만 이는 일을 하지 않을 때 다시 평형상태로 다가갈 것임을 암시한다. 꾸준히 증가하기 위해서는 더 큰 일을 해야 한다. 결국 우리는 감소하는 과정에서 덜 상처받아야 한다.
만약 감소하는 과정에서 더 큰 실망과 좌절을 경험한다면 다시 증가할만한 동기부여가 생기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행복하기 위해서는 상승 곡선을 만드는 기제만큼 하강 곡선에서 유연한 방어기제를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도 단 한 가지는 확실하다. 행복을 좇으려면 편안한 상태를 깨야한다는 사실. 내려가기 두렵다고 평형 상태를 유지한다면 절대로 행복을 느낄 수 없다. 우리는 그러한 편안함을 무기력이라고 칭한다. 그리고 무기력을 깨는 비자발적 반응을 가할 수 있는 주체는 오로지 자기 자신이다.

행복은 어떤 높은 상태가 아니라 지금 상태보다 살짝만 증가해도 느낄 수 있다. 행복은 목표가 아니라 과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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