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디 이야기 3: 나도 소중한 아이야!

힐링동화 첫번째: 통디의 회상

by 이시스


엄마 흰구름이 통디를 물고 유치원으로 날아갔다. 유치원 선생님 ‘최고로’는 안경을 끼고 나뭇잎 서류 뭉치에서 통디 이름을 찾더니 흰구름에게 서명을 하라고 했다. 엄마 흰구름은 나뭇잎 서류에 서명을 하고 나서 통디를 최고로 앞에 세웠다. 최고로는 통디를 훑어보더니 어린이 백조 유치원이 열리고 있는 곳으로 데리고 갔다. 작고 귀여운 어린 백조들이 하나, 둘, 셋, 넷, 다섯, 여섯, 일곱, 여덟, 아홉, 통디까지 이제 열 명이었다. 통디는 열 명의 백조 중에서 가장 작았다. 유치원 선생님인 최고로는 어린 백조들 앞에서 걷는 모습을 보여 주면서 말했다.


“자, 가슴을 내밀고 몸을 흔들지 말고, 다리만 살짝 들어서 이렇게 앞으로 옮기고, 그다음 다른 쪽 다리를 살짝 들고 앞으로 옮기면 아주 우아하게 걸을 수 있어요. 고개는 당당하게 들어요.”


아기 백조들이 일제히 최고로 선생님을 따라 걸었다. 그런데 어린 백조들은 아직 어려서 몸이 흔들흔들거렸다.

선생님 최고라고 다시 말했다.


“다리로 힘 있게 몸을 받치고 목을 당당하게 세우고 머리를 꼿꼿하게 들고 앞을 똑바로 보아야 아름답게 보여요. 그냥 막 걸으면 볼품없는 새떼들이지 백조가 아니에요. 백조는 백조만의 걷는 법이 있어요. 그렇게 걸어야 여러분은 완벽한 백조가 되는 거예요.”


다시 어린 백조들이 최고조를 따라 하나, 둘! 하나, 둘! 구령을 붙이며 중구난방 걸어 다녔다. 최고로는 짜증을 냈다.


“우리 백조는 하나, 둘! 하나, 둘! 이렇게 걷지 않아요. 자, 내가 걷는 걸 잘 봐요. 하나~, 두~울, 세~엣 이렇게. 자 다시 한 번 봐요. 우아하게 하나~, 아름답게 두~울, 당당하게 세~엣.”


어린 백조들은 다시 “하나 아아~, 두우 우울.” 하며 걸었다.


최고로는 아주 매서운 눈초리로 어린 백조들이 걷는 것을 검사했다. 그런데 유독 이상하게 걷는 어린 백조가 하나 있었다. 바로 통디였다.


“잠깐, 멈춰 봐!”

“자, 다시 한 번 내 앞에서 걸어 볼래?”


통디는 최고로 앞에서 배운 대로 어깨를 쭉 펴고, 고개를 들고 얼굴은 먼 산을 본 채 당당하게 걸었다.


‘어째 영 이상하다.’

최고로는 생각에 잠겼다.


“왜 걸을 때 엉덩이를 흔들지? 아주 천박해 보여!”

“엉덩이를 흔들지 말고 다리만 살짝살짝 들어서 걸어야지. 자, 다시 해봐”


그러나 통디는 걸을 때마다 계속 심하게 엉덩이를 좌우로 흔들며 걸었다.


“그렇게 이상하게 걷다니. 너는 백조의 수치야!”

최고로는 화가 나서 통디의 뺨을 찰싹 때렸다.


“정신 똑바로 차리고 걷지 못하겠니? 대체 엉덩이를 흔드는 법은 어디서 배운 거니? 넌 여기 앉아서 다른 아이들이 걷는 것을 잘 보고 있어! “


최고로는 어린 백조 통디를 무서운 눈으로 바라보고는 아이들이 있는 곳으로 갔다. 그리고 간식으로 맛있는 곤충들을 아이들에게 나눠주고 오늘 유치원 수업을 끝냈다. 그리고 통디를 무서운 눈으로 한 번 더 쳐다보고는 자기 둥지로 날아가 버렸다.


통디는 아직 얼얼한 뺨을 어루만지며 가만히 앉아 있었다. 조금 후에 엄마 흰구름과 아빠 푸른 산이 통디를 데리러 날아왔다.


“유치원은 어땠니?”

푸른 산이 물었다.


통디는 뭐라고 대답해야 할지 몰라서 그냥 울음을 터트렸다.


“얘가 아직 응석받이라서 안 되겠어요.”

엄마 흰구름이 아빠를 제치고 통디에게 다그쳤다.


“유치원에서 오늘 뭘 배웠는지 똑똑하게 말하지 못하겠니?”

통디는 계속 울먹거렸다. 이때 유치원 선생님 최고라고 나타나서 말했다.


“통디는 아직 걷는 게 잘 안돼요. 이상해요. 엉덩이를 흔들며 걸어요. 다른 애들에 비해 다리와 날개도 짧고요.”


“아직 다 자라지 않아서 그럴 겁니다. 곧 자라면 다 똑같게 될 거예요.”

푸른 산이 최고조를 보며 말했다. 흰구름은 자존심 상하는 말을 더 듣기 전에 통디를 물고 둥지로 돌아왔다.


다음 날, 다음 날, 그다음 날도 계속해서 유치원에서 통디는 같은 일을 겪어야 했다. 최고로는 통디의 걸음걸이를 지적했고 그때마다 통디는 두려워서 더욱 몸을 흔들었다. 선생님은 통디에게 벌을 주느라 늘 간식을 주지 않았다. 통디는 한쪽 구석에 서서 가만히 간식 먹는 아이들을 주눅이 든 채 쳐다보았다. 아직 자기가 뭐가 잘못되었는지 알지 못했다.


1432016500516_2.jpg


맛있는 곤충을 먹은 다른 어린이 백조들이 통디에게 몰려왔다. 그리고는 통디처럼 엉덩이를 흔들며 걷는 흉내를 냈다.


통디는 화가 나서 아이들에게 저리 가! 하고 소리를 질렀다.

그때였다.

“꽥꽥~!”

갑자기 너무도 크고 흉측한 소리가 났다.


아이들은 깜짝 놀랐다. 지금까지 백조들 중 누구도 이렇게 굵은 저음에 시끄럽게 들리는 이상한 소리를 낸 적이 없었다.

“엄마, 괴물이야~!”

아기 백조들이 모두 놀라서 달아났다.


‘세상에, 이런 흉측한 소리가 내 목에서 나오다니.’

통디는 아이들이 도망가는 것을 보면서 너무 놀라 멍하니 넋이 빠졌다.

자신이 정말 괴물이 아닐까 하는 생각에 너무도 무서웠다.


친구를 사귀는 것은 고사하고 통디는 유치원의 모든 것이 어렵고 힘들었다. 통디가 쉽게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또 잘한다고 칭찬받는 것도 없었으며 언제나 이상하고, 뒤쳐진다는 소리만 들을 뿐이었다. 통디는 낙담했다.


‘내가 뭐가 문제인 걸까?...’

유치원에서의 일들을 생각하다 다시 현실로 돌아온 통디는 구석진 곳에 가 앉았다.

마음이 먹구름처럼 무겁고 답답했다.


1432016501757_3.jpg


그때였다! 샤샤샥~ 하고 바람을 가르는 소리, 조용조용 나뭇잎 밟히는 소리가 들렸다. 그 소리들은 통디의 털끝을 곤두서게 만들었다. 본능적으로 그것이 자신의 둥지를 찾아온 사냥꾼인 것을 알았다. 통디는 숨을 참고 조용히 있었다. 사냥꾼은 어제 밤 통디가 잤던 덤불숲을 찾아가 뒤졌다. 그러나 허탕을 치고는 사라졌다.


통디는 등골이 오싹했다. ‘아~, 대장 첫새벽이 나를 살려주었구나!’ 통디는 그제야 첫새벽이 어제 밤 잠잤던 곳에서 다시 자지 말라고 말한 이유를 확실히 알 수 있었다.


사냥꾼이 사라지자 통디는 자기 날개에 부리를 묻었다. 통디는 그날 밤 엄마를 생각하지 않고 첫새벽의 무리를 생각하며 잠이 들었다.



힐링동화

통디 이야기 1편 : 물결에 밀려나는 어린 백조


통디 이야기 2편: 아! 누군가가 있구나!


그리고 재미있게 읽으셨다면 이것에도 관심 가져 주세요.

# "따돌림, 네 잘못이 아니야" 출간과 따돌림 피해자들을 돕기 위한 스토리 펀딩이 진행 중입니다.

https://storyfunding.daum.net/project/1319


작가의 말: 아이의 성장과 치유에 초점을 맞추어 쓴 힐링 동화입니다. 아이에게 읽어주면 자연스럽게 성장에 필요한 마음들이 내재되도록 구성되었습니다. 또한 성장하면서 아이들은 동화의 스토리를 삶 속에서 다시 만나게 될 것입니다. 동화는 아이들이 필요한 때에 힘과 지혜와 통찰을 줄 것입니다. 엄마 아빠들이 읽어도 좋은 동화랍니다.


당부말씀: 이 동화에 사용된 그림은 무료 배포 가능한 그림이 아닙니다. 저작권이 있으니 무단 사용되는 일이 없었으면 합니다.

매거진의 이전글통디 이야기 2 :  아! 누군가가 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