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디 이야기 13. 나는 무엇인가?

by 이시스
나는 무엇인가?



통디도 첫새벽 일행도 이제 이별의 시간이 다가왔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통디는 더는 혼자 숲 속에서 지내야 한다는 사실을 피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어떤 일이 벌어질지라도 의연하게 자신의 삶의 일부로 받아들일 마음의 준비를 했다. 하지만 헤어지기 전에 조금이라도 더 많은 걸 묻고 배워두고 싶었다.


“나는 무엇인가요? 백조인가요, 닭인가요?”

통디가 물었다.


“내가 ‘너는 백조다, 너는 닭이다’라고 말한다고 해서 네가 닭이나 백조가 되는 것은 아니야.”

봄날 아침이 말했다.


“자신이 무엇인가는 자신이 무엇을 할 줄 아는가에 따라 달라지는 거야. 자신이 그 무엇이라면 그에 따른 어떤 것들을 할 수 있어야 해! 예를 들어 네가 암탉이라면 알을 낳을 수 있어야 하고, 네가 백조라면 그들처럼 먼 나라까지 날아갈 수 있어야 하겠지. 또 네가 생쥐라면 그들처럼 작은 동굴을 파고 음식을 저장할 줄 알아야 할 거야. 네가 수탉이라면 나처럼 무리를 이끌고 보호할 수 있어야 하지.

하나씩 하나씩 네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찾아 나가다 보면 너 스스로 느끼게 되는 날이 올 거야! 자신은 생각보다 거대해서 지금 바로 보거나 알기는 힘들 수 있지만 포기하지 않으면 결국 알게 돼. 지금은 느낄 수만 있어도 괜찮아. '이게 나구나!' 하는 좋은 느낌, 그것으로 충분하지! “

첫새벽이 말했다.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해요?”

통디가 물었다.


“봄꽃은 어린 병아리들의 삶을 지켜주는 것을 가치 있게 여겼지. 너도 네가 가치 있다고 여기는 것을 지키며 살아. 그리고 봄꽃에게 얻은 가르침과 사랑 또한 잊지 말고.”

첫새벽이 말했다.


“저도 함께 하는 무리가 있으면 좋겠어요!”

통디가 첫새벽을 다시 볼 수 있을까 불안해하며 말했다.


“네가 어딘가에 속할 수 없다면 너 스스로 너의 무리를 만들면 돼. 그 어떤 집단도 너를 받아 주지 않는다면 너는 새로운 집단을 만들고 그리고 우두머리가 되는 거야! 분명히 너와 비슷한 생각을 하거나 같이 하고 싶어 하는 이들이 있을 거야. 아직 찾지 못했을지 몰라도."


첫새벽이 말했다.


“하지만 나는 또 누군가와 함께 한다는 게 무척 두려워요. 전에 백조들에게 거절당하고, 이상한 아이 취급받고 백조 엄마, 아빠에게 버림받았어요. 그게 고통스러워요. 때론 허전하고, 외롭고 가슴이 텅 비어있는 것 같아요.”


통디는 또다시 울고 싶어 졌다. 날개로 얼굴을 가리고 흐느끼고 싶은 것을 간신히 참았다. 수탉 대장 첫새벽은 어쩌면 이번 가을이 통디와 마지막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통디가 측은하게 느껴졌다. 그래서 통디에게 다가와서 어깨를 토닥거려 주었다.


"살아가면서 우리는 어쩌면 앞으로 더 많이 거절당하고 실패하게 될지 몰라. 하지만 기억해, 어떤 거절이나 실패도 너 자신보다는 크지 않다는 것을! 그것들을 너보다 더 크게 보는 것은 너의 착각일 뿐이야. 그것들은 너보다 작은 것이야! 그것들은 너에게 왔다가 너를 그대로 남겨놓고 지나가는 것일 뿐이야. 그것들은 너를 해치지 못하지! 그것들은 짐승보다도 더 너를 해칠 힘이 없어! 두려워하지 마! 너를 지나간 그 거절과 실패들이 남겨놓은 것들로 너는 더 크고 강해질 거야! 네가 스스로 짐승을 물리치고 네 목소리를 찾고 용기를 얻었던 그때의 순간들을 기억해! 살아간다는 것은 그런 순간들을 이어나가는 거야!"


통디가 말했다.

“그들이 나를 놀리고 소외시키고 내쫓을 때 나는 나 자신을 잃어버렸었어요. 매일 날카로운 가시 같은 상처가 마음을 찌르고 잘라내는 듯했어요. 그런데 나도 그들을 부정해도 될까요? 그들에게 상처를 주어도 될까요? 그들에게 상처를 주는 것이 너무 두려워요.”

통디가 말했다.


“이것 봐! 너는 더 이상 상처받고 울고 있는 어린애로 남아 있어선 안돼. 맞서 싸워야 해. 하지만 그들을 부정할 필요는 없어. 그냥 네 마음에서 떠나보내면 돼. 과거의 기억에 불과한 그것들에게 너의 소중한 마음의 에너지를 더 이상 줄 필요가 없어. 그것이 제대로 싸우는 법이야. 너는 계속 성장하고 앞으로 나아가야 해. 자, 큰 소리로 외쳐봐!"


“나는 너희들과 다를 뿐 이상한 것이 아니다!”

첫새벽이 온 산이 떠나갈 듯 아주 큰 소리로 말했다.


“나는 너희들과 다를 뿐 이상한 것이 아니다!”

통디가 따라 하자 병아리와 암탉들도 따라 거들었다.


첫새벽이 먼저 소리치면 통디와 병아리, 암탉들이 힘차게 따라 소리쳤다.

따라 할 때마다 통디의 목소리는 점점 더 커졌다.


괜찮아를외치는닭친구와통디 복사.jpg


“다리 길지 않아도 괜찮아! 작고 좁은 곳을 마음껏 다닐 수 있는 걸!

목 길지 않아도 괜찮아! 땅 위에 벌레들을 빨리 먹을 수 있어 좋아!


“다리 길지 않아도 괜찮아! 작고 좁은 곳을 마음껏 다닐 수 있는 걸!

목 길지 않아도 괜찮아! 땅 위에 벌레들을 빨리 먹을 수 있어 좋아!


우아하게 걷지 않아도 괜찮아! 엉덩이를 뒤뚱거려도 괜찮아! 물속에선 내가 얼마나 날쌘데!

내 목소리가 괴물처럼 커도 괜찮아! 모두에게 나의 말을 전할 수 있어!

나는 이런 내가 너무 좋아!”


우아하게 걷지 않아도 괜찮아! 엉덩이를 뒤뚱거려도 괜찮아! 물속에선 내가 얼마나 날쌘데!

내 목소리가 괴물처럼 커도 괜찮아! 모두에게 나의 말을 전할 수 있어!

나는 이런 내가 너무 좋아!”


“다리 길지 않아도 괜찮아. 목 길지 않아도 괜찮아. 우아하게 걷지 않아도 괜찮아. 엉덩이를 뒤뚱거려도 괜찮아. 상관없어. 내 목소리가 괴물처럼 커도 괜찮아. 이것이 나의 모습이야. 나는 이런 나 자신을 있는 그대로 당당하게 받아들일 거야. 나는 이런 내가 너무 좋아!”


“다리 길지 않아도 괜찮아. 목 길지 않아도 괜찮아. 우아하게 걷지 않아도 괜찮아. 엉덩이를 뒤뚱거려도 괜찮아. 상관없어. 내 목소리가 괴물처럼 커도 괜찮아. 이것이 나의 모습이야. 나는 이런 나 자신을 있는 그대로 당당하게 받아들일 거야. 나는 이런 내가 너무 좋아!”


“너희들이 뭐라고 해도 난 나야. 나는 내가 좋아! 난 내가 자랑스러워!”


“너희들이 뭐라고 해도 난 나야. 나는 내가 좋아! 난 내가 자랑스러워!”


“나는 소중하고 특별해! 그러니까 너희들이 뭐라 해도 상관없어!”


“나는 소중하고 특별해! 그러니까 너희들이 뭐라 해도 상관없어!”


수탉 대장 첫새벽을 따라 소리 지르니까 속이 후련해지고 마음에 단단한 힘이 생겼다. 통디는 비로소 그 단단함을 가지고 살아갈 수 있을 것 같았다.


“너에게 힘을 주는 것들은 멀리 있지 않아! 그것들을 잘 살펴봐. 네가 보고 걷고 들을 수 있는 곳들을 말이야. “


“첫새벽 대장님! 그동안 보살펴 주셔서 정말 고마웠어요. 힘내서 이 겨울을 지내볼게요.”

통디가 밝은 소리로 말했다.


“안녕, 내년 봄에 다시 보자고! “

통디는 첫새벽과 마지막 포옹을 했다.


“안녕. 봄에 꼭 다시 보자.”

병아리와 암탉들도 통디에게 다가와 차례로 포옹을 하며 작별인사를 했다. 그들은 봄까지 꼭 잘 살아남으라고 당부에 당부를 했다.


“네, 명심하겠어요! 더는 엄마 품을 찾아다니며 울지 않겠어요. 이 숲에서 내 힘으로 살아남겠어요. 그리고 내 삶을 더욱 가치 있게 할 무언가를 찾아내겠어요.”

통디가 말했다.


첫새벽과 그의 무리들과 헤어진 통디는 정처 없이 숲 속을 거닐었다. 발길이 닿는 대로 무작정 걸었다. 통디는 혼자서 겨울을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어디로 가야 하는지,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아직 아무것도 알지 못했다.








재미있게 읽으셨다면 이것에도 관심 가져 주세요.

# "따돌림, 네 잘못이 아니야" 출간과 따돌림 피해자들을 돕기 위한 스토리 펀딩이 진행 중입니다.

https://storyfunding.daum.net/project/1319


작가의 말: 아이의 성장과 치유에 초점을 맞추어 쓴 힐링 동화입니다. 아이에게 읽어주면 자연스럽게 성장에 필요한 마음들이 내재되도록 구성되었습니다. 또한 성장하면서 아이들은 동화의 스토리를 삶 속에서 다시 만나게 될 것입니다. 동화는 아이들이 필요한 때에 힘과 지혜와 통찰을 줄 것입니다. 엄마 아빠들이 읽어도 좋은 동화랍니다.


당부말씀: 이 동화에 사용된 그림은 무료 배포 가능한 그림이 아닙니다. 저작권이 있으니 무단 사용되는 일이 없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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