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디18. 너는 내가 꾸는 꿈, 나는 네가 꾸는 꿈

by 이시스
너는 내가 꾸는 꿈, 나는 네가 꾸는 꿈



어느 날 마음의 호수 속에서 하얀 성 하나가 불쑥 솟아올랐다. 하얗고 아름다운 성이었다. 성의 높은 탑에 있는 창문이 열리더니 노란 왕관을 쓴 하얀 백조 공주가 얼굴을 내밀었다. 공주는 ‘꿈결 같은 사랑’이라고 불렸다. 통디는 날아서 꿈결 같은 사랑의 방안으로 들어갔다. 그곳은 공주의 방답게 사랑스럽고도 화려하게 꾸며져 있었다.


“네가 나는 것을 보니 참 부럽다. 나는 날 수 없어. 날려고 하면 내 몸은 갑자기 천근이나 되는 것처럼 무거워져. 나는 태어나서 이 왕궁 밖으로 한 번도 나가본 적이 없어. 나는 언제나 이 조그만 창문으로 바깥 세상을 바라보기만 하면서 커왔지.”

꿈결 같은 사랑이 말했다.


“벌을 받고 있는 거니?”

통디가 물었다.


“아니. 난 왕궁의 유일한 후계자이기 때문에 모든 위험으로부터 지켜지고 있는 거야. 세상엔 어떤 위험이나 질병이 있을지 모르기 때문에 그것들로부터 보호받고 있는 거지.”

꿈결 같은 사랑이 말했다.


“아, 너는 특별히 사랑받고 보호받고 있는 거구나!”

통디가 말했다.


“나는 밤마다 꿈을 꿔. 나는 깊은 숲속의 아주 평범한 가정의 작은 아이야. 나는 그 숲의 아이들에게 못생겼다고 놀림 받고 아름답고 우아하지 못하다고 바보취급을 받기도 하지. 그런데 그 아이는 마음껏 흙 위를 뛰어다니고 물에서 헤엄치고 숲에서 모험을 하지. 친구들도 많이 사귀고 또 많은 경험과 지혜도 얻으면서 말이야. 그 아이의 생활은 너무도 생기가 넘치고 멋져.”

꿈결 같은 사랑이 말했다.


“그건 나야. 너는 나를 꿈꾸고 있었구나! 나는 예전엔 너를 꿈꾸었었어! 하얗고 예쁜 집에서 엄마, 아빠에게 사랑받으면서 우아하고 아름답게 성장 하는 꿈이었어.”

통디가 말했다.


“그래, 우리는 서로가 꾸고 있는 꿈이야! 그런데 언제부턴가 네가 나를 더 이상 꿈꾸지 않아서 나는 여기 이 탑에 갇혀 버렸어. 나를 위해 네 마음으로 남은 꿈을 마저 그려 주어야 해.”

꿈결 같은 사랑이 말했다.


“그래, 알겠어. 자 들어봐. 이제 너에 대한 이야기를 마저 들려줄께!”

꿈결 같은 사랑이 통디에게 기대어 이야기 들을 준비를 했다.


하얀 왕궁에 사는 공주인 꿈결 같은 사랑은 엄마, 아빠의 사랑과 보호 아래 아름답게 성장했어. 그녀는 성장하면서 점점 엄마, 아빠의 그 철통같은 사랑이 감옥 같이 느껴졌어. 그녀는 푸른 숲과 맑은 냇물이 흐르는 숲에서 맘껏 놀고 싶어 했지. 하지만 왕인 엄마, 아빠는 하나뿐인 공주에게 어떤 위험이라도 생길까봐 더욱 빈틈없이 꿈결 같은 사랑을 보호했어.


이제 다 성장한 공주는 점점 답답해졌어. 그리고 자신도 아이처럼 사랑만 받고 있기보다 누군가를 사랑하는 것이 어떤 것인지 알고 싶어졌지. 어느 날 공주는 꿈을 꾸었어. 멋진 왕자가 나타나서 혼인을 하고 함께 하늘을 날아 아주 먼 나라로 여행을 하는 꿈이었어!


다음날 실제로 왕국에 한 멋진 왕자가 나타났어. 왕자는 임금님께 꿈결 같은 사랑과 혼인하고 싶다고 말했지. 하지만 임금님은 꿈결 같은 사랑이 어떤 위험에 노출될지 모른다고 생각해서 불같이 화를 내며 왕자를 지하 감옥에 가두어 버렸어. 지하 감옥에 갇히면서 왕자는 마법이 걸려서 그만 회색 곰이 되어 버렸지.


왕자는 회색 곰이 되면서도 가슴속에 있는 꿈결 같은 사랑에 대한 마음만큼은 곰의 일부가 되지 않도록 두 손으로 감싸 단단하게 보호했어. 마법의 힘도 그것을 통과하지 못했지. 그러자 곰의 가슴에서 작은 파랑 새 한 마리가 날아서 나왔어. 작은 파랑새는 어디로 가야할 지 알고 있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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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파랑새는 꿈결 같은 사랑에게 날아가서 왕자의 소식을 전했어. 꿈결 같은 사랑은 어떻게 하면 날아서 왕자에게 갈 수 있는지 알아 달라고 작은 파랑새에게 부탁했어. 작은 파랑새는 왕이 잠을 잘 때 가만히 왕의 꿈속으로 들어갔어. 꿈속에서 왕은 홀로 사막을 헤매고 있었어. 사막은 미로처럼 끝이 없었고 왕은 그 미로에 갇혀서 나오는 법을 모르고 있었지. 작은 파랑새는 왕이 들을 수 있게 노래했어.


"왕관을 벗을 수 있다면,

또 비단 옷을 벗고

비단 신발을 벗고

눈을 감고 바람을 따라 걸을 수 있다면,

사막은 그대에게 문을 열어주겠지.

모든 것을 다 통제해야 한다는 그대 마음이

사막을 만들고 사랑하는 이들에게 감옥을 선물했으니..."


작은 파랑새의 노래를 듣고, 왕은 모든 것을 다 지배하고 통제해야겠다는 마음을 내려놓았어! 모든 것을 다 지배해도 결코 지배할 수 없는 것이 있다는 걸 확실히 알게 된 거야. 왕이 왕관을 벗자 사막의 모든 것을 태워 버리던 뜨거운 태양빛이 부드러워졌어. 그리고 비단옷을 벗자 사납게 몰아치던 모래 폭풍이 멈추었지. 그리고 눈을 감고 바람을 느끼며 걷자 사막은 왕의 발 아래에서 푸른 들판으로 변했어!


그러자 왕이 한탄하며 말했어.


“공주의 구두에 이 아비의 사랑이라는 마법을 걸어 두었구나!

땅위에서 오랫동안 순결한 내 아이로 내 곁에 있기를 소망했으니까.

하지만 시간을 지배할 수 없듯이,

봄, 여름, 가을, 겨울, 계절을 지배할 수 없듯이,

사랑과 영혼을 마법을 건 구두 따위로 지배할 수는 없는 법.

'꿈결 같은 사랑'아 아비의 마법을 풀고 네 이름을 찾거라!

두려워 하지 말거라. 사랑이 너를 이끄는 데로 가거라!“


작은 파랑새의 말을 들은 공주는 구두를 신고 창문으로 날아올랐어! 그러자 구두는 공주를 땅으로 끌어당겨 지하 감옥 앞에 떨어지게 했지. 감옥 안에는 커다란 회색 곰 한 마리가 화가 난 무서운 얼굴로 앉아 있었어. 그는 공주를 보자 누군지도 모르고 갈기갈기 찢어버릴 것처럼 포효했어. 공주는 사랑을 믿었기에 두려워하지 않았어. 회색 곰 앞에서 구두를 벗어 던졌어. 그리고 맨발로 춤을 추며 노래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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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결 같은 사랑은 높은 탑 위에 갇혀 있었네.

넝쿨 장미도 올라오지 못하는 아주 높은 탑

까마귀만이 유일한 친구였다네.

꿈결 같은 사랑은 날 수도 없었네,

모든 위험으로부터 지켜지고 보호받아야 했으니까.

하지만 행복이 뭔지도 알 수 없었네.

꿈결 같은 사랑은 오랫동안 모두에게 사랑받아 왔네.

그래서 이제는 사랑을 하는 것이 무언지 알고 싶어졌네.

그러나 '꿈결 같은 사랑'은 환상이라네.

왕이 왕관을 벗어 놓았듯이 나는 저 높은 탑을 내려와

‘숲속의 사슴들과 함께’ 달릴 것이네.“


꿈결 같은 사랑이 마침내 자신의 진짜 이름인 '숲속의 사슴들과 함께'를 기억해 낸 거야! '숲속의 사슴들과 함께' 라는 말을 듣자마자 회색 곰은 왕자로 바뀌었어. 그리고 말했지,


“오, 숲속의 사슴들과 함께!

너, 사랑아!”


그리고 둘은 함께 날아서 어느 숲으로 갔어. 공주가 숲에서 사슴들과 나무 사이를 달리며 노는 동안 왕자는 그 숲에서 둘이 함께 지낼 작고 아늑한 오두막집을 찾아냈지. 둘은 아주 행복하게 오래오래 살았어!


“고마워!”

꿈결 같은 사랑이 눈물을 글썽이며 통디에게 말했다. 통디는 꿈결 같은 사랑의 이마에 입맞춤을 하며 자신의 오랜 꿈과 작별했다.


통디는 탑을 나와 똑바로 날아올랐다. 마치 화살처럼 공중으로 솟아올랐다. 구름들을 지나, 별들을 지나, 계속 푸르고 어둡고 그리고 아름다운 색채들이 가득한 곳으로 계속 솟아올랐다. 별들이 폭죽이 터지듯 폭발했다가 다시 모여드는 것을 수도 없이 보았다. 어떤 별은 꼭 장미꽃이 피는 것과도 같았다. 통디의 날개가 별들을 스칠 때 마다 별들은 아름다운 소리를 내었다. 그것은 거대한 황금 하프 같았다. 그렇게 날아가다 어느 지점에서 통디는 멈춰서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자신이 지나온 곳이 까마득한 저 아래에 있었다. 그리고 자신과 닮은 새들이 줄을 지어 자신을 따라오고 있었다.


통디는 꿈의 이야기들을 기억하기 위해 가끔씩 현실로 돌아와서 나무 위를 살짝살짝 돌아다녔다. 그렇지 않으면 꿈들은 하나도 기억되지 않고 모두 잊혀져 버릴 것 같았다.


날씨가 점점 따뜻해졌다. 그리고 다시 백조와 철새들이 돌아왔다. 순식간에 세상은 활기를 띠었다. 강가의 얼음이 녹아서 물살이 드러났고 산과 언덕을 덮었던 눈들이 녹아내렸다. 성급한 새싹들이 언 땅을 뚫고 솟아 올라와 하얀 눈 속에서 노란 꽃을 피웠다.


통디는 예쁜 노란 꽃을 보면서 첫새벽을 다시 만날 희망에 부풀었다.





# "따돌림, 네 잘못이 아니야" 출간과 따돌림 피해자들을 돕기 위한 스토리 펀딩이 진행 중입니다.

https://storyfunding.daum.net/project/1319


작가의 말: 아이의 성장과 치유에 초점을 맞추어 쓴 힐링 동화입니다. 아이에게 읽어주면 자연스럽게 성장에 필요한 마음들이 내재되도록 구성되었습니다. 또한 성장하면서 아이들은 동화의 스토리를 삶 속에서 다시 만나게 될 것입니다. 동화는 아이들이 필요한 때에 힘과 지혜와 통찰을 줄 것입니다. 엄마 아빠들이 읽어도 좋은 동화랍니다.


당부말씀: 이 동화에 사용된 그림은 무료 배포 가능한 그림이 아닙니다. 저작권이 있으니 무단 사용되는 일이 없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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