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시스 Mar 04. 2018

해제


겨울. 

맹 추위 속에 시간이 사라졌다. 


여름을 흐르던 시간들은 

창에 걸린 커튼을 빨고 헹구어 

 씨줄과 날줄 속에 배어 있던 그 모든 빛깔을 풀어갔다.  

 

창밖에는 벽돌 안쪽 따뜻한 우정과 유대의 삶을 갈구하는 길냥이의 

울음이 흰 눈과 함께 허공에 흩날렸다. 


햇살을 표지삼아

 한쪽 발을 언 땅속에 내리고 간신히 땅위로 잎들이 올라서자 

시간이 온다. 안과 밖으로 골고루, 

 내 한가로움도 다 컸다. 


타인에게 맞추려 애썼던 시간들은 모두 

거짓을 배우려 몸부림친 시간들이었다. 

그저 진실한 가슴에 닻 내릴 것을, 


이제 꽃이 온다. 

매거진의 이전글 바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