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화. 교육철학을 포기하지 않는 용기

교실에 벽시계가 없어요!

by 잉글맘

제8화. 교육철학을 포기하지 않는 용기

교실에 벽시계가 없어요!


공부방 오픈 초기에는 학생 한 명 한 명이 정말 소중하다.

창업하고 나서 문의전화조차 오지 않는 상황이 이어지면, 하루하루가 참 초조해지기 시작한다. 창업 후 준비과정을 포함하여 공부방이 안정화되기까지 6개월 정도 걸렸다. 5개월은 철저히 분석을 통해 브랜딩을 하는 과정이었고, 마지막 한 달은 여름방학 캠프 프로그램을 운영했었다.


공부방의 이점은 본인이 살고 있는 주거지에서 해야 하기 때문에 별도의 공간사용료를 지불할 필요가 없다.

그래서 창업 전 조금 더 여유를 가지고 브랜딩에 초점을 맞추어 갈 수 있다.


공부방 수업방향은 아이들이 스스로 영어에 즐거움을 느끼도록 만들기 위해서 매시간마다 말하기 활동 놀이를 했다. 언어 목표를 연습하고 확장하는 데 활동 놀이를 적용하면, 아이들이 공부라는 개념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적극적인 자세로 자연스럽게 영어를 구사하게 된다.


그리고 공부방 교실에는 벽시계가 없었다. 의도적으로 아이들을 수업에 좀 더 몰입하게 만들고 싶었고 수업시간이 마쳐야 할 때 대부분은 왜 이렇게 빨리 끝났죠?라는 반응을 일으킨다. 이것 또한 아이들이 영어시간은 즐겁다는 경험을 만들어주고 싶어서 계획한 것이었다.


학생들이 즐겁고 흥미롭게 느낄 수 있도록 수업을 가르치는 것은 정말 힘든 과정이다.

그냥 교재중심의 강의식으로 수업을 하는 것이 정말 선생님 입장에서는 너무 편한 선택이다. 하지만 그런 방식은 학생들에게 전혀 효과가 없다는 것을 우리는 너무 잘 알지 않는가?


남편과 나의 교육철학으로 인해 우린 힘든 과정을 가보기로 했다. 그런데 활동 놀이 시간마다 아이들의 태도가 문제가 되었다. 너무 심한 경쟁으로 인해 아이들이 목표 언어를 말하지 않고, 오로지 이기는 것에만 집중했다. 또 심한 승부욕으로 인해 다툼이 생기다 보니 우리가 전해주고 싶은 마음과 다르게 흘러가는 방향에 남편과 나는 꽤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었다.


내가 학생의 태도와 관련해 학부모님께 도움을 청하려고 전화를 드리면, 대부분은 선생님 더 혼내주세요. 선생님께서 안 무서워서 그래요~라고 말씀을 하셨다. 나도 소리를 질러 아이들을 혼내고 싶지 않았겠는가? 하지만 그렇게 혼이 난 아이들은 수업시간에 기분이 상해서 입을 닫고 가만히 있다가 가니, 그 방법은 일시적인 효과만 있을 뿐 장기적인 개선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를 않는다.


공부방 운영을 하다 보면 내가 믿고 세운 교육방향이 맞는가?라는 혼란이 생길 것이다. 사실 즐거움이란 것은 감성적인 부분으로 명확한 수치로 결과물로 그것을 증명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수업시간에 순발력이 뛰어나서 늘 자신감 있게 손을 들어 발표를 하던 남자 학생이 있었다. 영어를 막 시작한 단계라 천천히 영어 파닉스도 같이 진행을 하고 있었는데, 말하기. 듣기보다는 읽기. 쓰기의 영역을 현저히 어려워했다. 그 아이의 어머니께서는 책 읽기와 단어 쓰기로 영어 수준을 판단하시는 분이셨다. 1년 동안 다니면서 글자 쓰기가 늘지 않자, 지금까지 아이가 무엇을 배우거나며 쓴소리를 마구 쏟아내셨다.

그때 그 아이는 잘 적응해서 귀가 열리고 말하기에도 자신감이 붙어 영어를 정말 좋아하는 것이 보이는 타이밍이었다. 하지만 부모님과 우리의 교육철학이 맞지 않으면, 함께 같이 갈 수가 없지 않은가. 그 아이는 동네에서 가장 힘들게 공부시키는 입시영어학원에서 공부를 한다고 했다. 아무 말 없이 엄마 뒤를 따라가는 초등2학년 아이의 축 처진 뒷모습을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해를 거듭할수록 공부방 등록을 해주시는 학부모님들은 나의 교육철학과 함께 하는 분들이셨다.

공부의 양보다는 질이 더 중요하고, 아이가 영어와의 첫 단추를 잘 맺어야 하는 것을 가장 우선으로 삼는 분들이셨다. 학부모님들과 단단한 신뢰관계가 형성되면 공부방 운영에 있어서 정말 신바람이 난다.


어떤 학부모님들은 아이들이 다니는 학원이나 공부방에 불평불만을 제기하지 않으면 선생님들께서 아이들에게 관심을 두지 않는다고 생각하신다. 나 같은 경우는 사실 정 반대였다. 내가 가장 고귀하다고 생각하는 신뢰의 가치를 학부모님들께서 보내주실 때 나는 아이들을 더 마음을 다해 정성을 쏟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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