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존재를 알려라!!
제6화. 공부방 마케팅!
우리 존재를 알려라!!
학부모설명회를 실패한 후, 동네에 엄마들끼리 공부방에 대해서 서로 이야기를 나누는 듯 보였다. 나의 성격은 놀이터에 아줌마들이 모여있으면 그곳을 피해서 다니는 극도의 내향인이다. 공부방 창업을 하기로 한 이후부터 무리의 아줌마들이 사실 더 불편해지기 시작했다. 혹시나 나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지 않나..라는 착각 속에서 스스로 움츠러들었다.
남편은 아줌마들끼리 술을 마시며 친해질 수 있는 사교모임에 나가 보는 건 어떻겠냐고 제안했다. 나는 술을 좋아하지도 않을뿐더러 술자리에서 공부방에 애들 좀 보내달라고 얘기하는 게 굉장히 민망한 일이라 난 도저히 할 수 없겠다고 이야기를 했다.
며칠을 고민한 끝에 앞으로 3개월 남은 기간 동안 우리의 존재를 알리는 방법을 생각해 냈다.
소프트 마케팅!
우리가 팔고자 하는 상품을 직접적으로 사주세요라고 말하지 않고, 신뢰를 쌓고, 관계를 만들고, 브랜드에 긍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주면서 결국 구매로 이어지게 만드는 방식이다.
우선 잠재고객에게 우리의 존재를 알리되, 그들이 우리를 궁금해하게 만들어라!
소프트 마케팅 전략을 위해 다양한 방법들을 도전할 수 있었던 이유는 남편의 극 외향적 성격과 사람들과 잘 지낼 수 있는 친화력 때문이었다. 내성적인 성격인 나에게 이런 방법으로 홍보하라고 했다면, 시작조차 할 수 없었을 것이다.
제일 먼저 한영아빠, 한영엄마, 한영이 글자가 새겨진 가족 티셔츠를 만들었다. 그걸 입고 동네를 활보하면서 사람들이 우리의 이름에 익숙하게 만드는 것이었다. 그런데 나는 딱 한 번밖에 티셔츠를 입지 않았다. 그 티셔츠를 입고 남편은 딸 한영이를 데리고 놀이터에서 놀고 있으면, 동네 아이들이 와서는 하이 한영아빠!라고 인사를 하기 시작했다. 점점 더 많은 무리들의 아이들이 한영아빠를 알아보기 시작했고, 아이들이 한국어든 영어든 아는 척하며, 스몰토크를 하기도 했다. 놀이터에서 남편은 인기쟁이 외국인이었다.
두 번째, 인근 초등학교 등교 시간에 맞춰 딸아이를 유모차에 태워 아침 산책을 하는 것이었다.
영국에 가면 아침에 마주치는 사람들마다 보통 Good morning, Morning 등 웃으면서 인사를 나눈다. 서로 알지 못하는 사람들끼리 인사를 하며 스몰토크를 하는 게 흔히 일어나는 일들이다. 그런 문화를 착안해 남편이 등교하는 학생들에게 인사를 건네기 시작했다. 자신이 알지 못하는 외국인이 인사를 하니, 처음에는 도망을 가는 학생도 있었고 아무런 말을 하지 않는 학생들이 더 많았다. 하지만 매일 등교 시간에 나타나는 남편을 보면서 조금씩 편해졌는지, 인사를 하는 학생들이 점점 더 많아졌다.
인근 학교를 다니는 아이들과 놀이터에서 놀던 아이들에게 어느 정도 인지도가 쌓인 기간은 약 3개월 정도였다. 우리가 무엇을 하는 사람들인지 궁금해서 직접적으로 다가와 정보를 묻는 분들이 점점 많아질 때, 그다음 단계로 했던 것은 남편의 얼굴이 들어가 있는 홍보지 제작과 그것을 남편과 내가 직접 돌며 주변 인근 아파트 게시판에 붙였다. 그렇게 했던 이유는 아파트 게시판에 붙여놓으면 아이들이 얼굴을 알아보고 본인들의 부모님들에게 자신과 인사를 나눴던 외국인이 공부방을 한다고 얘기를 나누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였다.
우리가 기획했던 소프트 마케팅의 전략은 대성공이었다.
문의전화를 주신 학부모님들이 아이들이 여기 공부방을 가고 싶다고 해서 연락을 했다는 내용이 대부분이었다. 보통은 학원을 가기 싫다고 하는데 여기 꼭 보내주세요.라고 아이가 얘기를 한다면 학부모 입장에서는 그것만큼 행복한 일이 없으리라.
하지만, 우리는 공부방 창업을 막 한 초보자가 아니던가!
나의 상황을 정확하게 알고 인정하는 것! 학부모님들에게는 대형학원을 그만두고 작은 공부방에 보내는 것이 상당한 고민거리가 아닐 수 없다. 그래서 우리의 첫 프로그램은 여름방학 캠프로 결정했다. 기존 학원들은 오후에 진행되니, 오전에 공부방에 와서 프로그램을 경험해 보고 결정을 할 수 있는 선택권을 주는 것이었다. 그리고 여름방학 오전에 아이들이 늦게 일어나거나 집에 늘어져 있는 것보다는 즐겁게 영어를 배울 수 있는 곳을 가는 게 얼마나 좋은가! 25명 이상의 학생들이 등록을 했는데, 사실 아파트 같은 라인에 살고 있는 아이들이 6명이나 왔다.
공부방 창업 후 첫 프로그램에서 30명 내외 학생들이 등록했다는 것은 상당히 성공적이라고 할 수 있었다. 창업을 하기로 결심한 이후부터 여름방학 캠프 전, 5개월 동안 끊임없이 공부방 브랜딩을 위해 노력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