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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태기’가 왔어요~ 1부

일상의 몸에서 발레의 몸으로

발태기 극복 전 원인 찾아보기


#발태기란?


 ‘발레’와 ‘권태기’의 합성어로 취미, 문화생활로 발레를 오랫동안 경험하신 많은 분들이 발레가 더 이상 늘지 않아 힘든 상황을 재미있게 표현하시는 말입니다.    


제가 교육자로서 수업을 진행할 때 춤을 전공으로 하는 학생들과의 만남도 그러하지만 특히 취미생활로서 발레를 처음 접하신 분들이 시간이 지날수록 단순 취미의 경계를 넘어 상당히 집중해서 발레를 대하시는 모습을 자주 접하게 됩니다.


아름다운 모습의 호기심과 신체의 건강을 위해 즐겁게 시작하신 발레가 뜻대로 잘 되지 않을 때 점점 부담의 존재로 느끼며 이 시기를 넘어서기 위해 수업량을 무리하게 늘려 나가시면서 발태기와의 마음 앓이를 하시곤 하는데요. 왜 이렇게 발레 연습 시간을 확장시켜도 신체의 운동 효과가 쉽게 향상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어떻게 하면 발레 권태기를 극복하고 내 마음의 몸에 꼭 맞는 멋진 튀튀(여자 발레 무용수들이 무대 위에서 입는 동그랗고 넓은 스커트가 달린 아름다운 의상)를 입을 수 있을지 먼저 이번 장에서는 발태기 극복 솔루션으로 발레와 더욱 가까워지기 이전에 왜 춤추는 몸, 발레 하는 나의 몸에 발태기가 왔는지 찾아보겠습니다.    


“우리의 뇌 전시장에는 이미 일상 기억 사진전이 메인 전시로 진행되고 있다.”


우리의 몸을 움직이게 하는 뇌    

+ 뇌과학의 영역에서 살펴보면 우리의 뇌는 약 천억 개의 신경세포(뉴런)로 구성되고 이를 통해 외부 세계의 물리적 신호를 받아들여 인식, 인지합니다. 신경세포의 한 끝에는 나뭇가지 모양의 가지돌기(dendrite)가 있고 이어지는 긴 축삭돌기의 말단까지 전기 신호를 전달하고 이를 인접한 다른 신경세포로 전달해야 하는데 이 신경세포의 말단과 인접한 다른 세포들의 축삭돌기 사이의 좁은 틈을 시냅스라고 합니다.

붓 터치 끝에 위치한 가지돌기를 상상해 보세요

+ 시냅스 구간에서 전기신호는 바로 반대편 신경세포로 건널 수가 없습니다. 전기신호가 신경세포 말단에 위치한 소포체를 터뜨리면서 안에 있는 화학물질이 시냅스(틈바구니) 쪽으로 터지면서 농도가 높은 쪽에서 낮은 쪽으로 퍼지는 확산 현상에 의해 반대편 신경세포의 가지돌기로 퍼져나갑니다. 여기서 춤 심상법의 상상 이야기를 통해 우리 뇌 정보전달 이야기를 만들어 보겠습니다.    


1. 우리는 매 순간 세상의 다양한 모습을 보고 그 상황을 브레인 카메라로 찍어 전기 메모리로 저장합니다. 이 메모리 속 전기 원료는 대형 버스의 원료로도 사용할 수 있어 버스를 타고 가지돌기 톨게이트를 지나 신경세포 고속도로를 열심히 달려 항구에 도착합니다.    


2. 하지만 버스로는 포장도로가 없는 시냅스라는 강을 건널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버스에 주입되어 있던 전기 원료를 선착장에 있는 원료 전환 기계 스위치를 눌러 화학원료로 바꾸고 여러 대의 작은 배에 주입하고서 한 사람씩 나누어 이를 이동수단으로 활용하여 반대편 신경세포 선착장까지 이동하였습니다. 여기서 다시 원료 전환 기계를 사용해 원래 가지고 있던 전기 원료로 전환하여 해마 사진관으로 곧장 이동합니다.    


3. 해마 사진관으로 도착해 계속 기억하고 추억할 이야기인지 잊어버릴 이야기인지 의견을 나눈 뒤에 최고의 기억 사진들을 브레인 월드 바깥쪽에 위치한 신피질 전시장에 전기 신호로 보내 기억이라는 작품명으로 장기 전시회를 열게 됩니다.    


4. 이 기억 전시장에 사람들이 자주 방문하고 관심을 가질수록 발전된 작품들의 전시는 문전성시를 이루고 반대의 경우에 전시장은 전시 일정을 점차 줄이기도 합니다.    


5. 이러한 외부 세계의 물리 신호를 받아 전기신호로 이동시키는 뇌 안의 신경 세포는 시냅스 강을 건넜던 경험을 학습하는데 (헵의 학습 법칙) 이 경험 중에 시냅스 강들이 생성되면서 기억하고 있는 전기신호들에 더욱 강하게 반응하는데 이 시냅스가 많을수록 어떤 부분들과 관련된 신경세포끼리의 정보 전달력이 강해집니다.    



“발태기는 발레의 좌절을 맛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의 의지대로 일상의 몸을 얼마나 견고하게 디자인했는지 확인해주는 새로운 경험이다. “



앞서 만나본 뇌의 활동을 살펴보면 취미로 발레를 접하신 많은 분들이 하루 동안 발레에 대한 기억보다 일상생활에 필수적인 기억들을 우선적으로 저장하고 특화시켜 두었을 때 이 기억에 맞게 움직일 몸 전체의 신경들과 필요한 근육들을 최적으로 코딩해 두었기 때문에 발레라는 새로운 정보를 접할 때 그만큼 익숙해지는데 어려울 수 있는 것입니다. 당연히 발레를 전기신호 자동차에 태워 시냅스 강을 건널 선착장의 수도 아직 적은 것이지요.


취미로 시작한 발레 초기에는 관련된 정보의 전기신호가 많은 양이 이동할 필요가 없었지만 점차 많은 정보를 수용하게 되면서 전기신호를 운반할 차량은 많아졌는데 반대편으로 이동할 선착장은 아직 적기에 발레에 대한 습득이 처음 시작보다 느려지는 것이 당연한 것입니다.    


그렇기에 발태기를 만난 지금, 숨 막히는 신경전을 벌일 것이 아니라 일상의 몸을 우선순위로 관심을 두고 잘 디자인 해 두었는가 확인하는 긍정적 시간으로 받아들이며 새로운 도전을 하는 나의 뇌에게 자신감을 불어넣어 주면 어떨까요?    


https://youtu.be/LBAh4-JFsz8

이인규 춤도서관에서 '평생 운동화 발'을 위한 발레의 pointe 동작에 대해 공유해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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