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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화_글쓰기를 위한 몸과의 대화법 1

Changing the body structure

2015년 월트 디즈니사에 인사이드 아웃 애니메이션 무비가 눈에 들어와 당장 극장으로 향했다.


모든 사람의 머릿속 감정 컨트롤 본부에서 감정들이 한 소녀를 위해 불철주야 열심히 일하는 중에 우연히 기쁨과 슬픔이 본부를 이탈하면서 소녀 라일리의 마음에 큰 변화가 찾아온다.


하루에도 몇 번씩 변하는 감정과 사고는 지금 나의 머릿속에서도 벌어지고 있는 놀라운 일이었다.

하지만 영화에서 한 가지 비치지 않았던 일이 나에게 발생했다.


글을 쓰는 동안 감정들이 살고 있는 건축물 '몸'이 노화를 거쳐 붕괴되려 하는 것이다.






글 쓰는 발레리노가 된 이후 무너지고 있던

BODY STRUCTURE '몸'


무대 위에서 몸을 다루려면 강한 정신력을 필요로 했는데

감기 기운이나 위장염이라도 걸린 날 공연하는 날이면

몸과 생각은 물과 기름같이 분리되어 행동했다.


몸이 뜻대로 움직여주지 않을 때마다 정신력을 강화시키는 프로그램을 줄곧 시청하며 마음 근육을 키웠지만 앞서가는 생각에 몸은 지쳐 그 자리에 주저앉는 일이 많았다.


글 쓰는 발레리노가 되어 펜을 잡으니 내 상상력은 물 만난 고기처럼 움직였고 몸 눈치 보지 않고서 어디든 방문했고 시간에서 해방되어 과거와 미래를 마음껏 왕래했다.


그렇게 메타 버스 월드에 상상력을 흩뿌리던 중에

언제부터인지 모르게 감정이 복잡해지고 집중력이 흐트러졌다. 상상의 영역도 좁아져갔다.


좁혀진 공간은 뒤틀리기도, 흐려진 조명에 톤과 무드 또한 원치 않게 변해갔다.

불안감, 무기력감, 조급함 등..


몸의 건축구조가 노화되자 그 안에 살고 있던 감정과 사고들도 불안해졌다.


결국 감정들이 본부 밖을 탈출하고 나서야 있던 몸이 노화되어 붕괴 위험에 놓인 것이 보였다.






건강하고 자유롭던 감정은 노화된 BODY STRUCTURE를 눈으로 확인하자 방으로 들어가 좀처럼 나오지 않았다.

산소가 들어올 통풍구가 뒤틀리면서 환기도 어려웠고

내부 온기를 유지해줄 혈액 보일러도 순환이 잘 안되니 집중력은 아예 자기 방문을 걸어 잠가버렸다.


감정과 사고들의 만남이 줄어들기에

여기저기 환하던 불빛도 흐려지거나 점등되기도 했다.


BODY STRUCTURE가 붕괴되지 않고 잘 유지되어야

그 안에 살고 있는 감정과 사고들도 편안히 활동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었다.






감정과 사고들로 다시 문전성시를 이룰 시간을 위해

건축물의 보수공사를 시작했다.


첫 번째, 글을 쓰면서 뒤로 무너지는 척추 기둥


1. 세상에 이야기를 알리자고 하니 온 몸속의 감정과 사고가 너도 나도 자기 이야기가  잘 적히고 있는지 두 눈이 있는 컨트롤 타워로 몰려들었다.


2. 머리 쪽은 이미 만원이 된 엘리베이터처럼 무거워져 앞으로 쓰러져갔다.


3. 반대로 앞으로 쓰러지지 않기 위해서 내 몸의 중심 기둥인 척추는 뒤로 서서히 무너졌다.




두 번째, 두 다리를 벌리고 뒤로 무너진 골반을 앞으로 밀어내었다.


1. 구조를 리모델링하였다. 다리를 옆으로 벌리고 척추와 함께 뒤쪽으로 무너지던 골반을 앞으로 기울였다.


2. 그다음 자신들의 이야기가 기록되는 모니터와 머리의 위치가 크게 멀어지지 않았기에 감정과 사고들의 불만은 크게 없었다.


3. 확실히 처음의 집 구조보다는 오랜 시간 몸 안의 온도도 일정했고 안정적이었지만 결국 한 번도 쉬지 못한 엉덩이와 척추 기둥에 무리가 가자 감정 사고들도 피곤해하며 자신들의 방으로 돌아가버렸다.




세 번째, 무너지는 중앙 기둥을 받칠 높은 등받이를 대고 노화된 척추를 기대어 놓았다.


1. 척추 기둥이 무너지는 소리가 들리지 않고 흔들림이 없었다.

하지만 사고와 감정이 컨트롤타워로 몰려왔을 때 결국 척추 기둥이 모니터 쪽으로 기울었다.


2. 큰 연료를 쓸 일이 없이 실내 온도도 일정했고 갑작스러운 구조물의 균열도 없었기에 감정과 사고들은 신나서 방문을 열고 다시 전망대로 올라왔다.


3. 한참 자신들의 이야기를 마친 감정과 사고들을 각자의 방으로 돌려보내고 집을 다른 곳으로 이동시킬 때 집 안의 여러 기둥들이 흔들리고 부서지기도 하였다.


4. 큰 대미지가 따라오고 보수가 필요한 곳곳에 윤활유를 바르고 안전장치를 더해보지만 다른 역할을 수행할 몸의 노화는 빠르게 진행되었다.




결국 글을 쓰기 위한 감정들을 달래기 위해 그들이 사는 몸의 구조를 변경하는 것은 하나의 임시방편이었다.


멈추지 않고 계속 글을 쓰기 위해서는
구조 변경을 넘어 대대적인 재건축이 필요했다.

https://youtu.be/4537KxxsU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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