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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인호 Jul 26. 2023

글로 하는 브랜딩

일을 바라보는 우리의 태도


‘사회가 일자리를 계속 더 만들어야 할 만큼 일 자체가 그렇게 대단한가? 생산성이 극도로 발달한 사회에서도 여전히 모두가 평생 일하며 살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뭘까?’ - 데이비드 프레인.〖일하지 않을 권리〗


바야흐로 제4차 산업혁명의 시대다. 시간이 흐를수록 노동의 가치는 점점 변화되어 가고, 욜로・디지털노마드・파이어족・다운시프트족 등 새로운 개념의 업무 방식과 예상치도 못했던 직업 가치관들이 탄생하고 있다. 근래에 들어서는 세상이 더욱 빠르게 변하고 있음을 몸소 체감하고 있다.


몸담고 있는 산업의 특성상 우리는 언제나 새로운 것을 탐구하고, 가감 없이 받아들인다. 그러나 남의 생각과 가치관을 너무 곧이곧대로 받아들이게 되면 혼란스럽기 마련. 스스로 사고하고, 곱씹으며, 내 것으로 만들어 소화해야 하는데 늘 그럴 시간이 부족해 남이 먹기 쉽게 썰어준 것을 주워 삼키기 급급했다. 여러 가치관이 혼재된 채로, 일과 삶의 혼란이 가중된 채로, 이제는 선택이 아니라 어쩔 수 없는 것이 되어버린 일을 해야만 하는 상황이 끊임없이 펼쳐졌다. 당연히 우리의 일은 순풍에 돛을 단 배처럼 순항하지 못했다. 역량이 부족해서, 시장이 레드오션이라서, 운이 없어서가 아니었다. 일은 그럭저럭 잘 되어 가는 것처럼 보였다. 표면적으로는. 그러나 앞서 말했던 여러 가치관의 문제로 오래 지속할 수 없었고, 늘 재정비가 필요했다.


‘어떻게 살 것인가.’


우리의 시작은 이 쓸데없이 거창하고도 위대한 질문에서 시작되었다.








1. 배경

 

1.1. 무한과 유한

모든 것이 무한한 세상이 있다. 감정도, 자원도, 수명도, 사랑도. 모두가 영원히 행복할 수 있고, 영원한 부를 누릴 수 있고, 영원히 살 수 있고, 영원히 사랑할 수 있는 세상. 모든 것이 무한한 세상이라면 어떤 것이 의미를 가질까. 상대적 가치가 사라진 세상에서는 비교라는 개념이 존재할까. 내가 가진 것을 너도 가질 수 있는데 비교해서 무엇하리. 모든 것이 무한한 세상에서는 아무것도 의미를 가질 수 없다. 의미는 오직 유한함 속에서만 존재한다. 다행히도 우리의 삶은 유한하고, 그러한 의미에서 삶이 유한한 것은 축복이다.

 

1.2. 무엇이 의미를 가지는가

세상은 유한하기에 모든 것은 상대적으로 관찰되거나 평가되고 각자의 의미를 가진다. 그러니 타인의 기준을 나의 기준으로 두지 말고, 나의 기준을 절대적으로 두어야 한다. 절대적인 것은 오직 ‘나’에게만 있다.


1.3. 일, 놀이, 사랑, 연대

인간은 두 가지 본성이 있다. 첫 번째는 종으로서의 모든 인간이 가지고 있는 자기중심적 이기적 본성, 두 번째는 내가 삶의 주체로 가지고 있는 외향적 이타적 본성. 자기중심적 이기적 본성에는 일, 놀이, 사랑이, 외향적 이타적 본성에는 연대가 포함된다. 인간은 단순히 이기적 동물도 아니고, 완전히 이타적으로만 살 수 있는 존재도 아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찾아서 열심히 하고, 자신이 순수하게 즐길 수 있는 놀이를 즐기고, 누군가와 사랑하고 사랑받으며 살아가고, 타인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면서 공감하고 교류하는 것. 이 네 가지를 다 잘해야 한다.


1.4. 본성대로 산다

인생은 자신을 표현하는 과정이다. 그러니 자신에게 없는 것을 표현하는 것은 매우 힘들고, 그 자체로 의미가 없다. 그러니 나 자신이 어떤 존재이고, 내 본성이 무엇인지를 잘 알고, 그 본성을 잘 표현하면서 살면 좋은 삶이라고 볼 수 있다. 타인의 평가는 상관없다. 객관적으로 드러나는 것이 중요하다기보다는, 스스로 살아가는 방식이 내면에서 충분히 설명이 되고, 자긍심을 가지고 그 삶을 볼 수 있으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1.5. 의미있는 일이란 무엇인가

평생 동안 해도 괜찮을 일을 해야 한다. 우리는 인생의 삼분의 일을 자고, 깨어 있는 삼분의 이 중에서 절반을 일한다. 즐겁지 않은 일을 하면서 살아야 한다면 인생의 절반이 이미 괴로운 것이니, 기왕 하는 일이라면 딱딱하고 재미없는 일보다는, 흥미롭고 재미있는, 평생 해도 즐거울 것 같은 일을 해야 한다.


*1.3-1.5 내용은 <성장문답> 유시민 작가의 답변을 일부 발췌했다.








2. 라운드하우스


2.1. 이름의 유래

이름을 만든 사람이 정작 그 유래를 확실하게 말하지 못한다면 어이없을지도 모르겠지만, 정확하게 알지 못한다. 때로 직관은 이해보다 먼저 작용한다. 라운드하우스의 이름에는 크게 3가지 유래가 있다. 첫 번째는 무한과 유한. 무한(ROUND, 끊임없이 회전하는 원형/행성과 그리고 우주)과 유한(HOUSE, 집/거처/보관소). 라운드하우스는 무한함(Infinity)과 유한함(Finitude)의 경계에서, 존재론적 의미를 능동적으로 탐구한다.


*우주 宇宙(宇 집 우 宙 집 주): 무한(無限)한 시간(時間)과 만물(萬物)을 포함(包含)하고 있는 끝없는 공간(空間)의 총체(總體)를 표현하는 단어가 집(HOUSE)이다. 이 자체로 무한과 유한을 동시에 포함한다.


두 번째는 전투준비태세(戰鬪準備態勢) 또는 데프콘(영어: DEFense readiness CONdition, DEFCON) 3단계인 Round House.(천막을 돈다, 아메리카 원주민이 전쟁에 나가기 전 천막 주변을 도는 것을 본따 만들어졌다.)


세번째는 로마의 만신전 판테온(Pantheon). 판테온은 로마의 건축물로, 모든(παν) 신(θεος)을 위한 신전을 뜻하는데, 이는 ‘모든 메시지를 담아내는 그릇으로서의 라운드하우스’와 의미를 공유한다. 현존하는 최고(最古)의 돔 건축물인 판테온의 돔(Cupola)과, 그 꼭대기의 오쿨루스(Oculus)는 각각 우주와 태양을 의미한다. 이는 유한한 세상 속에서 무한성을 추구했던 고대 로마인들의 지향점을 보여주며, 그 결과로서 탄생한 판테온이 역사상 가장 혁신적인 건축물로 평가된다는 점에서 라운드하우스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한다.


2.2. 미션

우리는 스스로 옳다고 믿는 것을 실현한다. 우리의 일은 비즈니스, IT, 예술, 미술, 문화, 금융, 종교, 철학 등 분야와 경계를 구분 짓지 않는다.


2.3. 비전

무엇이든지 실현 가능한 크리에이티브 팀. 탑 티어 스페셜리스트와 제너럴리스트로 구성되어 유기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팀은 무엇이든지 될 수 있다. 빠르게 변화하고 예측 불가능한 시대에, 이러한 팀에 소속되는 것이야말로 가장 큰 비전이다. 우리는 언제든, 우리가 원할 때에, 원하는 만큼의 일을 할 수 있다.


2.4 표현

라운드하우스는 관념적이다. 집 자체로 드러나기 보다는 각각의 독립된 방과 이면의 모습, 또는 사람으로 표현된다.







3. 이면: 판데모니움(Pandemonium)


판데모니움(Pandemonium)은 판테온(Pantheon)의 반대 개념이다. 만신전을 뜻하는 그리스어 판테온과 대조되는 판데모니움은 모든 악마의 궁전이나 전당, 만마전을 뜻한다. 우리는 판테온의 이러한 이중성에 관심을 가지고 흥미롭게 접근했다. 판데모니움 UI/UX 프로젝트를 통해 Awwwards Honorable Mention(May 11, 2022)에 선정되었다. 현재는 웹사이트 호스팅을 중단한 상태라 볼 수 없다.


*판데모니움(Pandemonium)이라는 주제를 표현하기 위한 디자인 모티프로 영화 파이트클럽의 1px(frame) 기법을 오마주한 UI/UX 프로젝트다. 1px(frame) 기법은 내용물을 담아내는 그릇의 용도로만 존재하는 기존 웹사이트의 틀을 뒤집으며, ‘웹사이트 경험’이라는 관점을 시각적으로 제시한다. 겉으로는 보편적인 레이아웃의 형상을 띈 웹사이트이지만, 특정 페이지에 1px(frame)의 미세한 차이가 존재하며 이러한 특징을 발견할 경우 전혀 다른 모양을 하고 있는 또 다른 세계의 라운드하우스를 경험해 볼 수 있다. 쉽게 말하면, 웹사이트의 두 가지 버전이 있다. 그러나 페이지를 꼼꼼히 보지 못하면 다른 버전의 웹사이트는 보기 어려울 것이다.









4. 방: 프로젝트룸(Project Room)


4.1. 이름의 유래

프로젝트룸은 프로젝트로 가득 채운 방과 길고 큰 서랍장을 생각하고 만들었다. 이 안에는 크고 멋진 프로젝트가 아니더라도, 작지만 애정하는 프로젝트로 가득 담기길 바라는 마음이다.



4.2. 다수의 브랜드를 전개하는 브랜드 빌더 (Vision)

모든 브랜드는 저마다의 철학과 관점을 가지고, 세상을 보다 이롭게 변화시키고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한다. 그런 의미에서 브랜드를 만들고 성장시키는 것은 우리가 스스로 옳다고 믿는 것을 실현하는 것에 있어, 알맞은 창조 행위 중 하나이다. 그러나 점점 모든 제품과 서비스는 비슷해지고, 대중은 더 이상 쉽게 움직이지 않는다. 지금은 광고를 보지 않기 위해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시대다. 미디어 커머스, 퍼포먼스 마케팅, 그로스 해킹 등 유행처럼 번지던 방법론들은 하루가 무색하게도 효율이 떨어지고 있다. 많은 광고비로 더 많은 돈을 번다는 단순한 논리는 대중들의 무관심 속에서 힘을 잃어가고 있다. 우리의 목적은 이러한 연쇄 고리를 중단하고 브랜드를 함께 성장시키고 상생하는 것에 있다. 그리고 브랜드를 궁극적으로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브랜드의 론칭부터 성장까지 통합적으로 수행 가능한 브랜드 빌더가 되어야 한다.


  컴퍼니 빌더는 사업 아이템 선정부터, 팀원 구성, 사업 방향 설정, 투자 유치 시기 및 투자자 선택, 마케팅 전략 등을 함께 고민하는 이들을 말한다. 어쩌면 공동 창업자의 역할에 가깝다. 브랜드 빌더 역시 마찬가지. 브랜드 파트너로 단순히 대행 역할만 하는 것이 아니라, 비즈니스에 깊숙히 침투하여 전체 방향성을 같이 끌고 나아가는 역할을 한다. 우리는 파편적인 대행 업무만 하던 에이전시 업계의 시장 문제를 해소하고, 브랜드 빌더로서 다수의 브랜드를 거느리는 지주 회사가 되는 것이 목표이다.


4.3. 핵심 가치와 슬로건

 

- Vintage: 우리는 변하지 않는 가치에 집중한다.

- Minimal: 우리는 불필요한 요소를 걷어내고, 본질에 집중한다.

- Detail: 우리는 남들이 눈치채지 못하는 사소한 것에 집착하고, 가장 높은 완성도의 결과물을 만들어낸다.


* 빈티지는 단순히 오래된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빈티지(vintage)’란 원래 ‘와인의 원료가 되는 포도를 수확하고 와인을 만든 해’라는 뜻으로 '어느 일정한 기간을 경과해도 광채를 잃지 않는', '광채를 잃어도 어떤 계기로 돌연 불사조와 같이 되살아나는 매력을 가진', ‘오래되어도 가치가 있는 것(oldies-but-goodies)’, 혹은 ‘오래되어도 새로운 것(new-old-fashioned)’을 의미한다. 더 넓게는 ‘성숙, 고전적인, 오래되거나 유행에서 벗어난, 최고의 뜻’을 담고 있다. [네이버 지식백과] 빈티지 [Vintage] (콘셉트커뮤니케이션, 2014. 4. 15., 이현영)

 

4.4. 브랜드는 메시지로 기억된다. (Slogan)

좋은 브랜드는 메시지로 기억된다. 메시지는 미션, 비전, 슬로건 등 다양한 이름으로 표현되기도 하는데, 브랜드 전체를 관통하는 핵심이기도 하다. 브랜드의 메시지가 부재함에도 불구하고, 제품의 실제 가치와 판매가의 간극을 광고라는 수단으로 메우겠다는 발상은 소비자를 속이겠다는 말과 동일하다. 물론 디지털 환경이 점점 더 고도화되고, 시장 참여자들이 계속해서 성숙해짐에 따라 더이상 어설픈 눈속임이나 상술은 통하지 않는다.


4.5. 브랜드 디자인


[Keyword]

- 잘 정돈된, 각 잡힌, 단정한, 차곡차곡 쌓인.


[Key Visual - 1]

- Frame


[Key Visual - 2]

- Layer


[Key Visual - 3]

- Document


4.6. 시장 문제와 성장 전략

모든 비즈니스는 성공을 원한다. 그러나 경험, 인프라, 자본 등 여러 능력의 한계로 인해 좌절한다. 이때 필연적으로 찾게 되는 것이 에이전시업에 종사하는 전문가인데, 기존의 에이전시는 많은 문제를 가지고 있다. 우리는 오랫동안 답습되어온 시장의 문제를 정의하고, 이를 통해 시장 문제와 그에 따른 성장 전략을 모색한다.


에이전시업이란 클라이언트의 일을 대신해 주고, 용역에 대한 대가를 받는 비즈니스 모델이다. 누구나 쉽게 무자본으로 뛰어들 수 있는 비즈니스 영역이기 때문에 진입 장벽이 매우 낮고, 이러한 이유로 전문성의 격차가 매우 극단적으로 벌어져 있다. 또한 에이전시업의 수익 구조는 용역 서비스 형태이기 때문에, 인당 생산성 (Productivity per person)이 매우 중요하다. 즉, 인당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서 중/소규모의 에이전시는 예산이 상대적으로 작은 다수의 클라이언트를 상대로 운영하고, 반대로 규모가 큰 대행사는 예산이 많은 소수의 클라이언트를 다수의 인원이 관리하는 형태로 운영하는 것이 수익 모델의 핵심이 된다.


시장 문제 1. 디지털 마케팅 전문가의 부재

디지털 광고는 진입 장벽이 낮아 누구나 조금만 공부하면 쉽게 다룰 수 있다. 특히 최근에는 디지털 마케팅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광고 플랫폼의 편의성이 증대되어 광고의 진입 장벽이 더욱 낮아졌다. 그러나 광고 매체에 대한 이해와 능숙한 툴의 사용으로 광고 세팅과 운영을 잘 한다고 해서, 그들을 ‘마케팅 전문가'라고 칭할 수는 없다. 마케팅 전문가는 본질적으로 비즈니스를 이해하고, 제품 판매에 영향을 주는 다양한 요소를 다각적으로 판단하여 브랜드의 궁극적인 성장을 만들어 낼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현재 많은 ‘마케팅 에이전시’의 경우, 예산 편성 → (광고기획) → 광고 소재 제작 → 광고 집행이라는 단순하고 기계적인 사이클로 광고를 찍어내고 있다. 그러니 이들이 하는 일은 마케팅이 아닌, 그저 광고 소재를 만들고 세팅하는 것에 불과하다. 결국 대부분의 디지털 마케팅 에이전시는 브랜드의 성공에 본질적으로 관여하지 못하는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시장 문제 2. 브랜딩과 마케팅의 이분법적 사고

모든 제품과 광고가 비슷해질수록, 브랜딩의 개념과 중요성이 더욱 대두되고 있다. 이에 따라 단순히 로고/명함 디자인에 불과하던 브랜딩의 인식도 변화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대부분의 브랜딩 에이전시는 전략과 마케팅을 전문적으로 다루지 않으며, 오직 디자인과 시각화에만 치중되어 있는 경향이 있다. 결국 단편적인 관점만을 가지고 탄생한 브랜드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시장 문제 3. 무분별한 경쟁 PT 문화

앞서 언급했다시피 에이전시업은 진입 장벽이 매우 낮아, 전문성의 격차가 극단적으로 벌어져 있다. 고도화되고 다각화된 전략 수립이 가능한 전문가들을 보유한 에이전시들은 주로 비딩(입찰)이라는 경쟁 PT에 참여하여 클라이언트를 수주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예산이 적거나, 규모가 작은 브랜드는 전문성 있는 회사와 일할 수 없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성장 전략 1. 전문적이고 다각화된 서비스

브랜드의 성공을 위해서는 광고와 디자인 등 한 가지 분야에만 특화되어 있는 일반적인 에이전시를 넘어서서, 브랜드의 성공에 보다 전문적이고 다각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브랜드 빌더가 되어야 한다. 브랜드 빌더는 브랜딩과 마케팅을 통합적으로 수행하고, 다각화된 관점으로 브랜드가 마주하는 다양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성장 전략 2. 올바른 고객군 확보

우리의 잠재 고객은 브랜드가 가지고 있는 가능성은 충분하지만, 여러 현실적인 문제로 인해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한 이들이다. 예들 들면 초기 단계의 스타트업이나 스몰 브랜드 등이 될 수 있고, 상대적으로 규모가 큰 브랜드일지라도 다양한 관점이 필요한 곳이라면 고객이 될 수 있다.


성장 전략 3. 파트너십을 통한 인당 생산성의 한계 극복

우리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고 유지하기 위해서는 ‘인당 생산성의 한계’라는 용역 서비스의 고질적인 수익 구조 문제를 탈피해야만 한다. 중/소규모 브랜드에게 막대한 예산 투자를 기대하는 것은 어렵고, 혹여 투자가 가능할지라도 결국 비즈니스의 ROI만 높아질 뿐이기 때문. 결국 이러한 문제는 파트너쉽을 통해서 해소할 수 있다. 초기 단계에 깊숙이 침투하여 비즈니스의 성장을 도모하고, 이후 수익을 쉐어하는 형태로 조정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런 비즈니스 모델을 가질수록 잠재력 있는 브랜드와 함께하는 것이 더욱 중요해지며, 무분별한 클라이언트 수주가 목적이 아니게 된다.


성장 전략 4. 강력한 조직 문화와 체계적인 시스템

다각화되고 전문성 있는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제공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전문성 있는 인재가 필요하다. 따라서 그러한 이들을 위한 조직 문화가 필연적으로 수반되어야 하며, 이러한 팀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한 체계적인 시스템을 갖춰야만 한다.








5. 입구: 엔트런스 4 (entrance 4)


엔트런스4는 '에피소드 수유 838'이라는 특색있는 건물에 위치한 상공간이다. 그러니 이 공간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단연 '에피소드 수유 838'의 특색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이 건물은 '수직 마을'이라는 타이틀을 걸고 출범한 일종의 주상복합 오피스텔*이다.


*'코리빙 하우스', '쉐어하우스'라는 이름으로 불리기도 하지만, 이 경우 집을 누군가와 함께 사용하는 개념으로 혼동하는 경우가 많다. 오히려 공간 구조는 사실 오피스텔보다는 호텔에 더 가깝다. 집 안에서 다른 이와 거실을 공유하는 '게스트 하우스' 형태가 아니라, 각자 집이 있지만 각 층에 위치한 라운지나 헬스장, 업무 공간 등을 공유하는 형태다. 에피소드 [지역명] 뒤에 붙은 숫자 838은 세대 수를 의미한다. 성수는 101, 서초는 393, 강남은 262. 현재 수유가 가장 규모가 크다.



5.1. 이름의 유래

에피소드 수유에는 총 세 개의 입구(Entrance 1, 2, 3)가 존재한다. 그리고 어떤 입구로 들어가건 상관없이 각 층은 서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사실상 어디든 오고 갈 수 있다. 그러나 딱 한 곳, 유일하게 고립되어 갈 수 없는 곳이 있다. 이 곳은 오직 한 가지 입구로만 들어갈 수 있다. 이 곳 4층에는 오래도록 공실인(사실상 버려진) 상가들이 즐비해있다. 입주민이 아니면 찾기 어려운 공간이고, 심지어 대다수의 입주민조차 모르는 공간이니 세입자가 들어올리 만무했다. — 어떤 입주민은 창문으로만 보이던 이 공간이 우리 건물이었냐며 놀라기도 했다. —


우리는 숨겨진 이 공간에 동네 이웃들이 주로 오는 작은 공간, 일종의 노인정(경로당)*을 만들기로 했다. 그리고 Entrance 4 (4번 입구)라는 이름을 붙였다. 입구가 3개인 건물에 숨겨진 4번 째 입구라는 뜻이다.


*비록 이 건물에 노인 비율은 거의 없다시피 하고, 애초에 20-30대 1인 가구가 주로 오는 공간이지만, 노인정(경로당)의 유래와 취지를 살펴보면 둘의 공통점을 찾을 수 있다. 핵가족화와 함께 시대에 변천를 따라잡지 못해 소외감을 느끼는 '노인'과 날이 갈수록 핵개인화 되어가고 도태되는 1인 가구 '청춘'의 고충이 별반 다르지 않다. 결국 전통적 가치를 잃어버린 현대 사회에서, 소외감을 달랠 공간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이 둘은 명백한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5.2. 배경이 되는 이야기

어느 날, 제시카라는 이름의 한 독일인이 서울 수유동에 위치한 수직 마을로 이사 왔다. 때마침 맞이한 안식년을 맞아 평소 관심이 많았던 한국에서 이 기간을 보내기로 한 것이다. 그러나 그녀는 아무런 연고도 없이 찾아온 이곳에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외로움과 소외감을 느꼈다. 그래서 그녀는 마을 게시판에 장문의 글을 써서 올렸다.

I recently moved into the building / to South Korea and honestly, I feel a bit lonely. I guess being an introvert and moving to the other side of the world where I don't know a single human being is not helping either. But instead of wallowing in self-pity, I decided to just take matters into my own hand. So if you also want to meet new people, practice your speaking skills, or just want to be able to say "Hello" to some of your neighbors, shoot me a message. I'm looking forward to meeting you guys.

PS: I speak German, English, and pretty mediocre Korean, so everyone is welcome to join. I'm also a professional Papago user, so no need to be shy, we can make it work.

이 글을 본 사람들은 하나둘씩 모이기 시작했다. 몇몇은 호기심에서, 몇몇은 제시카처럼 외로움을 달래고자. 이들은 서로 말은 안 했지만 분명 비슷한 마음이었다. 처음 해보는 자취가, 학교생활이, 사회생활이 외롭고 고단했다.

모임은 계속 커지고, 어느덧 80여 명 가까이 되는 규모가 되었다. 성별, 연령, 인종 구분 없이 다양한 사람들이 어울리면서 새로운 문화와 언어를 공유했다. 누군가는 새로운 친구를 사귀고, 누군가는 언제든지 함께 식사할 수 있는 이웃을 만나고, 누군가는 연인을 찾았다. 기쁜 일뿐만 아니라, 힘든 일까지 서로 도우며 ‘정’을 나누었다. 제시카도 더 이상 외롭지 않았다. 그녀의 작은 용기 덕분에 80명의 친구가 생겼기 때문이다.

이 모임에는 '여름'과 '겨울'이라는 이름을 가진 연인이 있었는데, 이들은 모임의 중추적인 역할이었다. 사람들을 모은 건 제시카였지만, 뭉치게 만든 건 여름과 겨울이었다. 이들은 사람들을 모으고, 보살피고, 배려하며, 함께 할 수 있는 일들을 기획했다. 어쩌면 이들은 누구보다도 이 모임에, 이웃에, 그리고 사랑에 진심이었다. 겨울은 모임장이 되었고, 제시카가 독일로 돌아간 뒤에도 모임은 여전히 행복했다. 그렇게 이야기는 해피 엔딩으로 끝나는듯했다.

그런데 어느 날, 그들은 홀연히 자취를 감추고 사라졌다. 제시카가 다음 휴가 때 한국에 다시 왔을 때도, 그들은 이곳에 없었다. 당연히 모임은 이전처럼 활발하지 못했고, 하나로 뭉치지 못했다. 가십을 일삼는 사람들이 모임의 주류가 되니, 사람들은 피로감을 호소했다. 일부는 뒤에서 서로를 헐뜯고, 비난하고, 웃음거리 취급하기도 했다. 새로 모임에 합류한 사람들은 쉽사리 적응하지 못했다. 오히려 군중 속의 고독만 더해갈 뿐이었다.

1년이 지난 후, 수직 마을 어디선가 여름과 겨울을 봤다는 소문이 하나둘씩 들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들을 봤다는 사람들은 대부분 거짓말쟁이라는 오명을 썼다. 바로 그들이 수직 마을 네 번째 입구에 있다는 것 아니겠나! 이 마을에는 입구가 세 개 밖에 없는데 말이다.

정말 네 번째 입구가 있는지는 여전히 알 수 없다. 하지만 그들이 entrace 4에 있다는 소문은 꾸준히 새어 나오고 있다. 심지어 그곳에는 여전히 다양한 이웃들이 모여 친구를 사귀고, 이야기꽃을 피우고, 정을 나누고 있다는데... 궁금하면 한 번 찾아보는 건 어떤가. 혹시 모르지 않은가. 다정한 이웃이 생길 수도.

*위 이야기의 반은 사실이고, 반은 허구다. 아니. 어쩌면 전부 사실일 수도 있고, 전부 허구일 수도 있다.


5.3. 핵심 가치와 슬로건


[Slogan]

- Love Your Neighbor As Yourself (네 이웃 사랑하기를 네 자신과 같이 사랑하라.)


[Core Value]

- Friendly: 다정한

- Moderate Distance: 적당한 거리

- Humane: 인간적인


5.4. 브랜드 디자인


[Keyword]

- 유한한, 파편적인, 부분적인, 영원하지 않은, 동화책 같은, 환상이나 신기루 같은, 연기처럼 사라지는, 사라질까 조마조마한, 꿈같은. 하나하나 각자로서 의미가 있지만 전체로서의 완성도는 떨어지는.


[Key Visual - 1]

- 동화책 같은 일러스트레이션


[Key Visual - 2]

- 파편적이고, 찢어진.


5.5. 공간 디자인


[Keyword]

- 정제되지 않은 날 것의, 묵직한, 오래된, 시간이 멈춘.


*2023.12.03 마지막 업데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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