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범블비> 리뷰
로봇이 휴머니즘을 만나면
마이클 베이의 트랜스포머 시리즈가 액션을 가장한 폭발, 주 남성 관객층을 노린 섹시한 여배우들, 강한 미군의 이미지를 내세우는 미국 우월주의를 뒤섞어서 만든 오락성이 강한 팝콘무비라면 리부트 시리즈로 등장한 <범블비>는 시도 때도 없이 터지는 화려한 액션 대신 성장해가는 주인공을 내세운 가족영화에 중점을 두고 만들어진 <트랜스포머> 시리즈의 순한 맛 버전이라고 할 수 있다.
<범블비>가 기존의 트랜스포머 시리즈와 눈에 띄게 다른 점은 먼치킨 로봇 영웅에 중심을 둔 묘사가 아닌 인간과 로봇 사이에 일어나는 인간적인 유대감에 포커스를 둔 채 자극적인 액션을 최대한 배제하고 휴머니즘에 초점을 맞춘 연출을 택했다는 점이다. 이런 점 때문에 마이클 베이식 화려한 액션에 익숙해져 있던 관객들은 범블비를 보고 자칫 실망감을 느꼈을 수도 있다. 마이클 베이식 트랜스포머가 스토리에 전혀 신경을 쓰지 않고 시종일관 화려하고 미군이 중심이 되는 액션 연출에만 신경을 쓴다는 비판을 의식했는지 <범블비>는 영화의 전개를 위해 꼭 필요한 액션신만 보여준 채 로봇이 스토리를 이끌어가는 전개가 아닌 인간 소녀 찰리의 이야기를 다루는데 집중하며 감정선을 살리는 섬세한 연출 방식을 택했다.
기존의 트랜스포머 시리즈가 로봇이 주가 되어 인간들이 디셉디콘과 오토봇의 갈등에 휘말리는 스토리라면 범블비는 휴머니즘에 초점을 두고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나름대로 교육적인 영화를 만들려고 한 정성이 보인다. 여배우들의 불필요한 노출 또한 자제하며 트랜스포머 시리즈에서 오토봇을 거의 능가하는 전투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묘사되는 미군들 또한 나름대로 각자의 스토리를 만들어 단순히 적으로 묘사하지 않고 사연이 있는 캐릭터로 잘 활용했다.
트랜스포머 시리즈와 범블비 중 어떤 것이 더 나은 영화라고 질문을 한다면 두 영화가 추구하는 바가 다르기 때문에 간단히 대답할 수 없을 것 같다. 다만 영화의 완성도를 따지자면 범블비가 좀 더 섬세하고 기초를 단단히 한 서사구조를 지니고 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