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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M씽크 2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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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인혁 May 09. 2019

뉴스와 시사교양, 누가 시청률이 더 높을까?


 이 그래프는 시사교양 프로그램인 PD수첩과, MBC 뉴스데스크, J사 뉴스룸 총 3개의 프로그램의 ‘최근 6회차 중 최고/최저시청률’을 나타낸 그래프이다. 이 그래프들 중 MBC의 시사교양 프로그램인 <PD수첩>의 최고/최저시청률을 나타낸 그래프는 무엇인지 맞혀보자.


 은    

                                                                                                    바로 가운데 그래프이다.


 아마 열 명중 아홉 명은 맞추지 못했을 것이다.

 분명히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아야지!’라는 말들로 꼭 봐야하는 프로그램이 되어버린 뉴스와 비교해도 시청률에서 큰 차이가 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뉴스로 간단하고 정확하게 정보만 얻으면 편한데 왜 굳이 뉴스도 아니고, 예능 프로그램들도 아닌 시사보도 프로그램을 보는 것일까?


시청률 꿀리지 않는 시사보도, 왜 볼까?

     

이야기하는 인간 호모나랜스

 ‘호모사피엔스는 지혜로운 사람이라는 뜻’으로 한 번씩은 어디선가 들어봤을 것이다. ‘갑자기  무슨 인류학?’이라는 생각이 들겠지만 혹시 ‘호모나랜스’라는 말은 들어본 적은 있는가? 최근 들어 많이 언급되고 있는데 공식적인 명칭은 아니지만 ‘호모나랜스’는 ‘이야기하는 인간’이라는 뜻으로 인간이라는 단어의 뜻에 이야기가 들어갈 만큼 우리가 얼마나 이야기를, 스토리텔링을 좋아하는지 엿볼 수 있다. 

 이제 질문에 답을 해보자. 시청률이 꿀리지 않는 시사보도, 왜 높을까?

 답은 바로 프로그램 속 “서사성”에 있다. 

     

같은 내용 다른 양식

 말로만 서사성을 강조하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이야기 형식’이 얼마나 우리의 흥미를 끄는지 같은 주제, 다른 양식으로 예를 들어 알아보도록 하자. 주제는 최근 문제가 된 ‘필리핀의 쓰레기 산’이며 어떤 방식으로 정보를 전달하는지가 더 기억에 남는지 생각하면서 읽어보자.

 아래 사진은 MBC에서 다룬 뉴스 기사이다.  


 뉴스의 전형으로 우리에게 전할 정보만을 정확하게 정하고 있다. 읽는 시간이 1분정도 걸리며 ‘필리핀에 폐기물을 보낸 업체를 조사할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그렇다면 시사교양 프로그램 PD수첩에서는 같은 이야기를 어떻게 다룰까?

 일단 러닝타임부터가 다르다. ‘쓰레기 대란 1부, 세부로 간 크리스티나’는 46분 23초로 같은 주제를 가지고 처음부터 끝가지 취재해가며 많은 내용을 다루고 있다.     

<PD 수첩>  쓰레기 대란 1부, 세부로 간 크리스티나


 직접 보면 좋겠지만 요약하자면 ‘필리핀 수출 쓰레기’라는 의제를 가지고 필리핀 현지 수입업체 한인 대표 김태산(가명)이라는 인물과 사건에 대한 이야기를 진행한다. 또 그의 사건에 꼬리를 물고 해상운송업자 박선우(가명)의 새로운 인물과 또 다른 사건으로 스토리를 이어주며 프로그램에 생생한 ‘서사성’을 부여해주었다. 단순 정보가 아닌 ‘사람들의 이야기들(감정, 권력관계, 사회구조 등)’로 풀어내며 자연스럽게 우리에게 ‘2년 전 필리핀 세부로 간 제주산 쓰레기라는’ 더 깊고 새로운 진실까지 인도해준다.


그래 좋아 재미는 알겠고 그래서, 믿을만한 프로그램이야? 


 시사보도 프로그램을 한 번이라도 본 사람이라면 과연 PD가 어떤 사람인지, 과연 객관적으로 취재를 하는지와 같은 많은 궁금함을 가졌을 것이다. 그래서 우리 M씽크가 시청자들을 대신해 여러 궁금증들을 PD수첩의 ‘한학수PD특강’ 시간에 직접 물어보았다. 


 여러 질문들에 의한 답을 정리하고 재구성한다면 다음과 같다.


" PD는 독단적으로 자신이 하고 싶은 주제를 설정하고, 원하는 방향으로 구성하는 것이 아니다.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는 여러 주제들 중 시청자들에게 소개할만한 중요한 주제들을 팀 내에서, 팀원들과의 충분한 회의를 통해 선정한다. 선정한 이후에는 PD가 실무진들과의 회의를 거쳐 최종허가를 받고 취재를 시작한다. 서로 다른 생각/가치관을 가진 많은 사람들이 충분히 고민한 결과이기에 믿을 만하다. 또한 취재 대상이 된 집단에 의한 압력은 없지 않다. 요즘의 압력은 물리적인 압력이라기보다는 경영진들을 향한 광고와 관련된 자본의 압력이다. 경영진이 받는 압력을 PD에게 전할지는 경영진들의 마음이다. 객관성의 붕괴를 의미한다는 걸 경영진은 잘 알고 있기에 그 선에서 멈춘다. "


 시사교양 PD로서 카메라가 없는 곳에서부터 부조리한 권력과 대항하며 프로그램의 객관성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알 수 있었다.

 또한 “시대의 정직한 목격자가 되기 위한 성역 없는 취재를 지향하는 심층 탐사 보도 프로그램”이라는 말에 맞게 iMBC 사이트(http://www.imbc.com/broad/tv/culture/pd/vod/)에서는 무료로, 심지어 로그인도 없이 프로그램을 시청할 수 있다. 

 PD수첩과 같은 시사보도 프로그램을 보고 주변 사람들과 ‘뉴스보다는 재미있지만 뉴스만큼 의미 있는 이야기’를 하라.

 우리는 호모나랜스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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