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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인혁 Jul 07. 2020

OTT : 자극적인 영화, 재미뿐인 영화

영화를 읽는 눈을 가져야 한다

왜 우리는 영화를 좋아할까?     

 

 몇 년 전만 해도, 사람들은 독서나 운동과 같은 다양한 취미를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최근, 취미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부분은 ‘영화 감상’이라고 답한다. 개인이 다양화되어가는 지금, 왜 같은 취미를 공유하는 사람들이 많아졌을까?     


콘텐츠 형식 중, 영화가 좋은 이유  


 영화는 드라마에 비해 짧다. 드라마 4편(30분 기준)이 2시간짜리 영화 한 편과 맞먹는다. 드라마는 많은 양으로 인해 서사 해석이 매우 복잡한 편이다. 수많은 등장인물과 대사로 핵심 줄거리 외에는 기억하기 어렵다. PPL 배치에 바쁘기에 미장셴도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 따라서 드라마는 메시지나 상징보다는 순간마다 주인공에게 공감하고, 위로받는 ‘감정의 영역’인 콘텐츠 형식이다. 반면, 영화는 짧은 시간 안에 소화할 수 있는 서사와 상징적으로 표현된 메시지를 해석할 수 있다. 단순히 감정의 영역에서 그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영화의 접근성이 높아졌다. OTT 때문에 앞으로 영화는 더욱 성장할 것이다. TV가 콘텐츠 공급의 주 채널이었을 때에는 시청자들은 수동적으로 움직일 수밖에 없었다. 편성표에 맞추어 TV 앞에 앉아야만 방송국이 제공하는 콘텐츠에 비로소 접근 가능했다. 이는 영화 채널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IPTV와 VOD, 나아가 OTT 서비스를 통해 우리는 언제 어디서든 영화를 볼 수 있게 되었다. 빨라진 인터넷 속도에 의해 영화 속 타임 라인을 자유자재로 넘나들 수 있는 콘텐츠 속 시간의 장악도 가능하게 되었다.

 영화는 사회적이다. 영화관에서 우리는 영화만 보지 않는다. 영화의 장면마다 함께 관람하는 관객의 반응도 보곤 한다. 어떤 장면에서 관객들이 놀라는지, 즐거워하는지를 파악한다. 나아가, 영화의 내용/해석/메시지를 공유하며 우리는 더욱 고차원적으로 영화를 해석할 수 있다.     



그러나, 눈만 즐거운 영화     


 OTT 때문인지, 요즘 영화는 겉만 빛난다. 월 정액제이기에 한 편, 한 편의 소중함을 모른다. 지루한 장면이 나오면 넘어가고, 마음에 안 들면 끄고, 다른 영화를 찾는다. 이러한 우리의 시청 방식에 따라 영화 제작자들은 자극적인 장면들과 영상미만을 추구한다. 그래야만, 시청자가 자신의 콘텐츠를 끝까지 소비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경쟁의 모습은 영화 콘텐츠의 질적 저하를 보여줄 것이다.

 <6 언더그라운드>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로, 6명이 팀이 되어 정의를 실현하는 영화이다. 형식적인 측면에서는 과감하고, 새로운 시도를 한 영화임은 맞다. 다른 영화에서는 보지도 못한 앵글들이 수도 없이 등장한다. 3인칭 시점에서 1인칭으로, 드론의 시점, 카메라의 회전 등을 자유자재로 사용하며 ‘새로운 영화 시청의 재미’를 만들어냈다. 이와 함께 자극적인 장면 또한 셀 수 없이 많았다. 사람이 죽는 모습을 피가 터지는 액션으로 묘사하였고, 개연성 없는 섹스 등으로 자극적인 것, 보이는 것에만 집중했다. 정작 메시지는 그 옛날 첩보영화 정의구현의 틀을 벗어나지 못했다.

 <사냥의 시간>은 넷플릭스에서 개봉한 영화이다. 좋은 배우들과 가까운 디스토피아 한국이라는 신선한 배경을 사용하여 주목을 끌었다. 그러나 영화는 실망 그 자체였다. 주제도 재미도 감동도 정말 아무것도 없었다. 그저 가까운 미래의 한국의 모습을 표현하기에만 급급한 듯 보였다. 심지어 영화가 표현해낸 그 배경도 그렇게 매력적이지는 않았다.


영화를 보는 눈     


 이렇듯, OTT를 필두로 한 영화는 형식만을 중요시하는 경향이 있다. 울림을 주는 메시지로 생각을 하게 만드는 영화는 ‘재미가 없다, 지루하다’라는 이유로 거리를 둔다. 그러면서 눈만 즐겁게하는 영화를 소비한다. 눈만 즐겁게 하는 콘텐츠만을 소비한다면, 시장의 논리에 따라 우리 영화는 앞으로 폭력, 피, 섹스와 같은 말초신경의 자극만을 다룰 것이다. 이는 콘텐츠의 질적 퇴보, 나아가 시청자와 사회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다. 

 어떤 영화를 보더라도 생각하며, 비판적으로 봐야 한다. 생각 없이 본다면, 감독의, 영화 속의 이데올로기를 나도 모르게 가지게 된다.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이데올로기를 받아들일지 말지는 내가 정해야 한다. 수동적인 시청자가 되어, 영화가 당신에게 생각을 주입하게 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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