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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인혁 Aug 21. 2020

미디어의 미래

2020-1 [미디어의 이해] 

신문의 미래       

   

 종이 신문의 구독자는 줄어들고 있고, 대형 신문사만이 간신히 손익분기점을 넘는 상태이다. 젊은 층은 종이 신문을 ‘레거시 미디어’ 중에서도 낡은 미디어로 인식하고, 쉽게 소비하려 하지 않는다. 반면, 무료화, 유비쿼터스화된 인터넷 포털 신문의 이용자는 늘어나고 있다. 구독료도 없고, 인터넷과 스마트 디바이스만 있다면 정보에 접근할 수 있다는 장점이 인터넷 뉴스를 성장시키게 되었다. 하지만, 인터넷 포털 신문에는 간과할 수 없는 문제들이 있다.     


 첫째로, ‘뉴스 조회 수와 광고료는 유착되었다. 기존 종이 신문 수익 중 절반 이상은 광고에서 나오는 것이었다. 인터넷 신문도 마찬가지이다. 종이신문과 달리 구독료도 없기에 신문사의 수익은 광고료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따라서, 신문사는 조회 수를 늘리기 위해 자신들의 기사에 자극적인 헤드라인과 사진 등을 싣기도 한다. 나아가 포털에 기사를 게시하는 방법밖에 없기 때문에 언론사가 포털에 뉴스를 제공하는 플랫폼의 하청업체로 전락해버릴 수도 있다.

 신문사가 가지고 있는 위상과 신뢰도, 게이트 키핑 등에 의해 종이 신문이 없어지지는 않겠지만, 신문의 중심이 인터넷으로 들어가는 것을 피할 수는 없을 것이다. 앞으로 인터넷 속 신문은 더욱 활발하게 소비될 것이다.   

  

 둘째로,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이 부족한 구독자들이 대부분이라는 것이다. 지금 유아기, 청소년기인 미래 세대는 앞으로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의 중요성이 커지는 사회의 요구에 맞추어 미디어 리터러시를 배울 수 있지만, 나머지 구독자들은 그렇지 않다. 미디어 리터러시를 배우지 않은 상태로 인터넷 언론이 주입하는 내용을 소비한다. 이는 자신이 보고 싶은 것만을 보는 확증편향과 맞물려 정상적인 사고를 할 수 없는, 편향된 인간을 양산할 수도 있다.

 인터넷 뉴스를 소비할 때, 우리는 헤드라인과 댓글을 주로 본다. 클릭을 유도하기 위해 만들어낸 자극적인 헤드라인은 사실과 다르기도 하며, 과장된 것은 기본이다.

 또한, 인터넷 매체의 특성을 이어받은 양방향 뉴스라는 점에서 여론을 파악하기 위해 댓글을 챙겨보는 수용자들의 특성도 간과할 수 없다. 포털로 기사를 본 몇십만 명, 몇백만 명의 여론을 극소수인 몇십 명의 댓글로 파악한다. 이는 댓글 조작이 일어나는 이유이기도 하다. 새로운 뉴스가 포털에 나오자마자, 몇십 명이 댓글을 입력하고, 추천을 눌러 댓글 창 상단에 노출하는 방법으로 댓글이 즉, 여론이 형성되게 된다. 이는 그 어떤 단체도 댓글을 조작할 수 있는 여지를 주기에 경계해야 한다.

 즉, 다양한 포털의 신문은 수용자가 편향에 빠지게 만들고, ‘헤드라인-댓글’만을 읽는 인터넷 뉴스 소비행태를 미래의 신문 사용법으로 만들어버릴 수 있다는 문제가 있다.      


 셋째로, 포털은 사기업이라는 것이다. 실시간 검색어나 뉴스의 게재 및 삭제는 최소한의 규제 하에서 그들만의 기업활동 즉, 영리활동을 이어간다. 포털의 기사배열 기본방침은 규제로 인해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

 나아가, 실시간 검색어 등의 아젠다 설정에 대한 법적 규제는 없다. 실시간 검색어는 법률 제정으로 규제하기보다 포털 내 자율 규제가 더욱 적합하다는 목소리가 크다. 하지만, 사익을 추구하는 영리기업에서 자신들의 이익을 위한 선택적 정보 공개/배열은 어쩌면 필수적 요소일 것이다. 이를 통해 기존 ‘영리기업/단체-종이 신문사’의 유착관계에서 ‘플랫폼-인터넷 신문사’라는 새로운 유착관계를 형성하게 될 것이다.           

 신문의 질을 위해서는 좋은 기자/설비 등을 위해 자본이 필요하다. 그러나 광고료라는 유동적인 수입의 원천에 매몰되는 것은 긍정적인 현상이라고 볼 수 없다. 고정적인 구독료를 통해 안정적인 경영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외국처럼 인터넷 신문을 ‘신문사마다 유료 구독’의 방식으로 신문을 소비할 수 있다면 건강한 소비방식으로 긍정적이겠지만 한국 사회에서 실현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여러 신문사의 뉴스들을 무료’로 볼 수 있었던 기존 한국의 ‘포털 신문 구독 방식’에서 ‘인터넷 신문사별 유료 구독’으로의 전환은 소비자에게 거부반응을 일으킬 것이다. 우리는 여러 신문사의 신문을 무료로 읽어왔는데 구독료를, 심지어 신문사 별로 내야만 한다면 둘 사이의 괴리감에 적응하기 어려울 것이다.


 따라서, ‘인터넷 신문사 별 구독료’와 ‘포털 뉴스’ 사이의 제3의 공간인 인터넷 뉴스 플랫폼이 등장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멜론/OTT 서비스를 통해 플랫폼-구독의 시스템은 대중들에게 익숙해졌기에 불가능한 일은 아닐 것이다. 인터넷 신문사 별로 연합, 또는 OTT 서비스의 넷플릭스와 같은 새로운 기업이 등장하여 뉴스 제공의 플랫폼을 만들게 된다면 구독료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이를 통해 신문사별 연합/비교 기사 등의 포털과의 차별화를 실현하여 신문의 새로운 길을 개척해나갈 수 있을 것이다.     

 인터넷 신문사의 ‘좋은 기사의 제공’은 ‘구독자의 비판 능력, 미디어 리터러시 능력’의 여부에 달려있다. 좋은 기사를 읽고 싶어 하는 대중들에게 질 낮은 신문을 공급하는 신문사는 도태될 수밖에 없다. 좋은 기사를 찾는 대중과 좋은 기사를 제공하는 신문사라는 선순환 구조로 향할 것이다.

 앞으로 미래 세대들에게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은 ‘제2의 국어’의 가치를 지닌 필수 과목이 될 것이고, 기성세대는 이러한 변화에 발맞추어 직장이나 가정에서 자율적인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을 받아야 할 것이다. 교육을 통한 올바른 가치관 형성과 미디어 사용방법을 익힌다면 수준 높은 미디어 소비 방법을 지닌 국가가 될 것이다.     

 이를 위해 포털에 대한 새로운 정의가 필요하다. 아무리 인터넷 뉴스 플랫폼이 성장하고, 좋은 기사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낸다고 해도 포털의 중요성은 크게 줄어들지 않을 것이다. 포털은 뉴스의 배열, 실시간 검색어 등을 통해 국민의 아젠다 설정에 큰 영향을 미치기에 사회적 합의를 통해 포털의 위상을 결정해야 한다. 공익성을 위해 강력한 법적 규제 아래에 둘 것인지, 독립적 기업활동 보장을 위해 시장에 맡길 것인가에 대한 질문이 생긴다.

 물론, 지금까지의 포털이 성장해온 모습과 ‘미디어의 탈규제 추세’를 종합한다면 강력한 법적 규제보다는 자율적인 규제에 맡길 것이라고 예측할 수 있다. 

 사회의 흐름에 의해 포털의 독립적 기업활동을 보장한다면, 포털은 자신의 영향력에 의한 자발적 규제와 투명성을 추구해야 할 것이다. 이미 포털은 자발적 규제를 시행하고 있다. 예로, 여러 포털은 연예 뉴스의 댓글을 폐지했고, ‘DAUM’은 실시간 검색어도 폐지하기에 이르렀다. 이는 댓글뿐만 아니라 신문 기사의 추천순, 노출 정도에도 적용되어야 할 것이다. 포털은 자신의 영향력에 맞추어 책임감을 느끼고 행동하는 모습을 보여줄 것이다.               



영상매체의 미래          


 개인방송을 필두로 한 개인적 시청, 거대 미디어 기업을 필두로 한 사회적 시청으로 영상 소비의 양극화가 진행될 것이다.     

 개인적 시청-MCN/개인방송/YouTube 통한 개인적 취미/흥미/주제의 영상 콘텐츠     

 과거에는 한정된 미디어 채널만을 통해 콘텐츠를 접할 수밖에 없었다. 콘텐츠가 가진 재미나 의미의 여부를 떠나, 달리 볼 수 있는 채널이 없었기에 대형 방송사에서 제공하는 프로그램을 즐길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YouTube/MCN/개인방송 등이 성행하며 시청자들에게는 수많은 선택권이 주어졌다.     

 tvN의 <코미디 빅리그>를 제외하면 더는 개그 프로그램은 시청자들에게 먹히지 않는다. 웃음을 유발하는 것에는 몸개그나 맥락을 깨는 행동 등 여러 요소가 있지만, 그중에서도 ‘자신의 맥락과 맞는 상황’ 속에서 웃음 포인트를 유발하는 것이 큰 요소이다. 개인적인 상황에서 웃음을 유발한다면 공감과 함께 더욱 큰 재미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프로그램도 이와 같은 맥락으로 해석할 수 있다.

 수많은 개인이 수많은 주제/취미로 방송을 만든다. 누군가가 ‘나만을 위한 콘텐츠’를 만들어준다. 자신의 상황과 맥락, 지금 보고 싶은 콘텐츠들을 바로 볼 수 있다. 공중파/종편 등의 콘텐츠가 공산품이라면 개인방송은 맞춤형 제품이다. 자연스럽게 시청자들은 ‘사회의 평균인인 대중을 타겟으로 한’ 콘텐츠에는 흥미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사회적 시청’과 달리 ‘개인적 시청’은 부의 재분배를 실현하게 된다. 사람마다 다른 취미/관심사를 다루기에 최대시청자는 한정되어 있다. 개인방송 채널의 수는 수없이 많아지지만, 개별 수입은 적을 수밖에 없다. 대형 미디어 회사의 수평적, 수직적 통합의 양상과 달리 개인 미디어는 세분되는 모습을 보여줄 것이다.     

 사회적 시청-TV 등을 통해 시청하는 유행을 만든 영상 콘텐츠      

 콘텐츠를 하나의 ‘유행’으로 만드는 것이 거대 미디어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이다. <응답하라>, <SKY캐슬>과 같은 프로그램이 방영할 때는 기이한 일이 펼쳐진다. TV를 잘 보지도 않는 젊은 층들이 심지어 방영 시간에 맞추어 TV 앞에 앉는다. 특정 비율 이상의 시청률을 얻고, 사람들 사이에 언급되며 프로그램이 하나의 유행이 되는 순간 주객전도가 일어난다.

 보고 싶은 콘텐츠를 능동적으로 소비하는 이용자에서 콘텐츠를 소비해야만 하는 수동적인 수용자로 바뀐다. 시청하지 않으면 다음 날 사람들의 이야기를 이해하지 못하며, 함께 말하는 기회조차 잃는다. 인터넷 스트리밍 서비스에 빠진 젊은 층까지도 TV로 모이게 하는 유행화된 콘텐츠의 힘은 강력하다.

 OTT로 시청자 이동으로 인해 TV 영상 산업의 파이 자체 크기가 줄어들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많은 거대 방송사들은 경쟁으로 인해 자본이 줄어들고, 다음 콘텐츠의 투자도 줄어들게 된다. 이는 콘텐츠의 질을 떨어뜨리게 되며 악순환을 만들어낸다. 따라서 거대 미디어 그룹은 자본에서의 우위에 있기 위해, 즉 ‘좋은 콘텐츠-자본 증식’의 선순환을 일으키기 위해 기업의 통합을 진행한다. CJ E&M과 같은 수직적, 수평적 통합을 이룬 기업들이 계속 등장할 것이다. 통합을 이루어 더욱 효율적인 경영 방식을 통해 유행을 만드는 콘텐츠를 양산하기 쉽게 만들게 된다.     


 ‘개인적 시청-사회적 시청의 양극화는 더욱 심해질 것이다. 미디어 시장도 이와 같은 양극화의 변화를 보일 것이다. 사회적 시청의 거대 미디어 기업은 더욱 많은 시청자를 수용할 수 있어야 하기에 M&A를 통한 통합을 이뤄낼 것이다. 유행화된 콘텐츠를 TV가 아닌 다른 미디어에 판매하며 부가 수익도 창출하는 모습을 보여줄 것이다. 반면, 개인적 시청의 개인 방송자들은 수많은 작은 취미 속 자신만의 차별점을 추구하기 위해 더욱 세분화될 것이다.          


 다음으로는 참여형 영상매체가 등장할 것이다. IPTV는 과거의 TV 네트워크와는 거의 다른 개념이다. 쌍방향 네트워크를 할 수 있다는 점이 바로 IPTV를 새로운 차원의 영상매체로 만들어주었다. 방송 프로그램의 형식적 측면에서는 쌍방향 네트워크를 잘 이용해왔다. VOD의 구매, TV 홈쇼핑의 결제를 주로 사용해왔다. 하지만, 미래에는 형식적인 쌍방향 네트워크가 아닌, 실질적으로 콘텐츠 내에서도 쌍방향성 네트워크를 구현할 것이다.

 넷플릭스 <블랙미러 : 밴더스내치>는 쌍방향 네트워크를 활용하여 새로운 영상 콘텐츠를 구현했다. 영상 중간중간에 주인공이 어떠한 선택을 하게 되고, 그 선택에 따라 다음 선택에, 나아가 결말까지 영향을 미친다. 이에 따라 영화는 수많은 결말을 가지고 있다. 영화 속 이러한 선택들을 주인공이 아닌 시청자가 한다는 점이 이 작품을 혁신적인 작품으로 기억되게 만들었다. 

 물론, 참여형 영상 콘텐츠가 영상 콘텐츠의 주를 장식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색다른 포맷의 콘텐츠를 통해 시청자들은 수용자나 이용자를 넘어선, 참여자가 될 것이다. 영상매체에서 게임형/참여형 콘텐츠로의 변화를 통해 콘텐츠와 상호작용하며 자신이 서사를 이끌어나가는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나갈 것이다.           

 영상의 겉은 화려하나 속 빈 강정이 될 수 있다.

 CG(컴퓨터 그래픽)의 진화을 통해 영화는 해마다 비교 불가능한 모습으로 우리의 눈을 채워주고 있다. 빛나는 광선, 우주의 배경 등을 컴퓨터 그래픽으로 실제보다 더 실제같이 채워나갔다. 이러한 발전을 통해 작가들은 내용의 깊이만큼 화려한 색감, 연출을 목표로 삼게 되었다. 이러한 화려한 겉모습에 홀려 시청자도 더욱 일차원적으로 영상을 보고, 깊은 생각을 하지 않는 ‘말초신경’을 통해 영상을 소비한다.

 또한, OTT 서비스를 통해 영상매체에 대한 접근이 쉬워지며 우리가 영상매체를 보는 시각 또한 달라지고 있다. 영화/드라마를 개별 결제하지 않고, 달마다 플랫폼으로 결제하기 때문에, 즉 비용이 추가로 들지 않기 때문에 자신이 영상을 접하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끄고 다른 영상을 찾아볼 수 있다. 나아가, 영화의 시간을 손가락 끝으로 조절할 수 있기에 자신이 영상의 속도를 조절하게 된다. 자극적이고 빠르게 영상을 소비한다. 이러한 소비자의 시청 패턴과 맞물려 주제보다는 보이는 영상미에만 매몰되는 모든 영상매체의 대중 영상화를 경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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